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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예원과 리퍼트, 그들은 대인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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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태임 욕설 논란이 터졌을 때는 이태임에 대한 비난여론이 컸다. 얼마 전 <정글의 법칙>에서도 이태임이 겉도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품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그러다 이태임 측에서 예원이 먼저 반말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화살이 예원에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예원이 먼저 자극을 했으니까 그렇게 한 것이지 아무렴 이태임이 아무 이유도 없이 막말을 했겠느냐’라는 주장이 커진 것이다. 사람들은 예원의 이전 예능출연 장면들을 분석하면서 예원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예원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하는 스타일이다. 남자 출연자가 짓궂은 말을 했을 때 ‘아잉~’하면서 콧소리로 대응할 때도 많다. 얼마 전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을 때도 예원의 그런 성격이 잘 나타났다. 남자들은 보통 이런 성격의 여자를 귀엽게 여기고, 여자가 이런 애교를 보이면 주위 남자들의 ‘광대가 승천’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여자들은 여자의 이런 면을 혐오할 때가 많다. 어떤 여자가 잦은(헤픈?) 웃음과 콧소리로 주위의 시선을 끄는 행위를 ‘여우짓’이라 규정하고, 적개심을 불태운다. 과거 서우가 <해피투게더>에서 남자출연자에게 웃음을 자주 지었다가 ‘여우’로 몰려 인터넷에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대체로 여자 네티즌들이 이번에도 예원의 생글생글 웃는 모습을 여우짓으로 규정해 규탄한 것으로 보인다. 이태임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무덤덤한 모습을 많이 보였었다. 여자들이 그런 이태임에게 감정이입하면서 예원을 적대시한 것이다.

 

그러다 디스패치가 증언을 토대로 욕설사건을 재구성한 기사를 내보내면서 여론이 다시 뒤집혔다. 그 기사는 예원이 반말이나 이태임을 자극할 만한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태임을 비난하는 여론이 다시 커졌고 예원에 대한 동정론이 득세했다.

 

그런데 그것이 단순한 동정론으로 끝나지 않고 큰 호감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그것은 욕설에 대한 예원의 대응 때문이다. 날벼락처럼 욕설을 들은 예원은 화장실에서 30여 분 이상 눈물을 쏟았다고 기사는 전했다. 그대로 촬영을 중단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예원은 화장실에서 나와 웃는 얼굴로 상황을 수습했다고 한다. 함께 출연하는 일반인 해녀들을 웃는 낯으로 대하고, 분위기가 안 좋아진 데 대해 자기가 먼저 사과하면서 인증샷도 찍어 줬다고 한다. 그리고 엔딩 촬영까지 다 마치고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예원은,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을 다독이면서 자기의 억울함은 내세우지 않은 것이다. 이런 예원의 태도에 뒤늦게 사람들의 찬사가 쏟아진다. 이제 예원의 생글생글 웃는 표정은 ‘여우짓’이 아닌 타인에 대한 배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리퍼트 대사도 비슷하다. 그는 불의의 습격을 당한 피해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먼저 나서서 다른 사람들을 다독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얼굴과 팔을 수술한 직후 트위터에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상황을 수습했다. 그의 쿨한 태도에 사람들은 ‘대인배’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리퍼트의 첫 메시지가 깊은 유감 표명이었다면 그에 대해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찬사도 없었을 것이다. 예원이 이태임에게 유감을 표시하며 촬영장을 떠났더라도 지금과 같은 찬사는 없었을 것이다. 이들은 피해자이지만 자신의 피해를 내세우지 않고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다독이며 책임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바로 여기에 사람들이 감동 받는 것이다. 예원도 리퍼트도 불미스러운 일을 당하기는 했지만, 자신들의 품성으로 그것을 이미지 상승의 기회로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