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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6

 

한 주간의 문화이슈

EBS | 입력 2015.03.16 21:08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한주간의 문화이슈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Q1. 지난주가 대학 입학 기간이었는데 사실 이맘때쯤이면

선배들이 후배들 군기 잡는다 뭐다 해서 복종을 강요하는 행태가 많습니다.

그런데 일부 대학에서는 이른바 행동규정이라는 것이 메신저로 돌았다면서요?

하재근

A1. 네, 최근에 한 대학에서 일부 선배들이 후배들한테

말씀하신대로 생활규정 같은 식으로 일상생활 하나하나 강요하는 듯한 그런 것이 돌았는데요.

거기에 나온 것이 진한 색조화장 금지, 모자 금지, 레깅스 규제, 구두 규제,

귀고리 규제, 서클렌즈 규제. 그리고 '다'나'까'체 의무적 사용,

선배에게 극존칭 사용, 다나까체라는 것은 거의 군대에서 시키는 것인데요.

그리고 개인차량, 택시, 오토바이 이용 금지, 흡연도 자기가 먼저 피면 안 되고,

다 큰 어른인데 선배 허락을 맡은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식으로.

그리고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이 이 학교만이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도 신입생들하고 MT를 갔는데 선배가 빨간 모자,

군대에서 조교들이 쓰는 모자를 쓰고 나타나서 후배들 집합시키고,

PT를 시키고, 얼차려를 주고, 구보를 시키고 이런다고 해서 대학교 내에서의 군사문화가

너무나 심각한 수준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나영

Q2.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데요. 물론 모든 대학들이 매년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대학 내 군대문화가 계속 반복적으로 나오는 모습들이 많거든요. 이유가 뭘까요?

하재근

A2.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옛날 한국사회의 대학에서는 이런 식의 문화가 없었습니다.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그런데 2000년대 접어들면서 조금씩 생기기 시작해서

지금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유나영

Q2-2. 90년대는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요?

하재근

A2-2. 드러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끼리 이런 식으로

군대 같은 느낌으로 서열을 강요하고 요즘에 후배가 선배한테

'안녕하십니까. 저는 00학과 누구입니다.' 이렇게 큰 소리로 인사하라고 시킨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후배들한테 인사를 시키는 대학문화는 옛날에 ROTC말고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일반 학생들이 그러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황당한 것이고.

이렇게 된 것이 요즘에 학교 붕괴다, 공교육 붕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학생들이 제대로 시민교육을 받지 못하다 보니까 주체성을 상실하고 개인의 독자성을 상실하고

집단성 속으로 함몰되는 것이 아닌가. 집단성 속으로 들어가다 보니까

개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수가 중요해지는 겁니다. 1기, 2기, 3기.

그리고 요즘 학생들이 인간과 인간을 평등한 관계로 대하지 못하고

자꾸 수직서열관계. 누가 강하냐, 누가 선배냐 이런 식으로 누가 갑이냐, 을이냐.

이런 식으로 대하다 보니까 대학에 들어가서까지도 선배들이 말하자면

갑질을 나타내는 것 같고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어떤 시민사회, 민주주의의

앞날이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중학교, 고등학교 걱정스럽게 학교에 보내서

겨우 대학에 자식을 보내고 마음을 놓나 했더니 대학에 가서까지도

선배한테 혹시 혼나지 않을까 걱정해야 되는 황당한 국면으로 한국사회가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나영

Q3. 웃을 소리가 아니라 신입생들에게는 교수님보다 더 무서운 게 선배님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인데요.

어떻게 보면 과거에 비해서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많이 없어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는 조금 가벼운 이야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요즘 요리하는 남자가 대중문화계 핫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는데

일명 요리남 열풍이 불고 있다면서요?

하재근

A3. 네. 지금 일단 차승원씨. 삼시세끼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차승원씨가 만능 요리인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고,

냉장고를 부탁해 같은 프로그램도 다 남자들이 나와서 요리를 합니다.

아빠 어디가도 아빠들이 요리했죠. 패밀리가 떴다라는 프로그램도

남자들이 대부분 요리를 했고 유일한 여성이었던 이효리씨는 먹는 담당이었고,

스타셰프도 남자들이 요리하고요. 오늘 뭐먹지라는 프로그램도 신동엽씨, 성시경씨가

요리, 정글의 법칙도 남자들이 요리하고 가끔 나오는 여자 게스트들은 먹는 담당이고요.

삼시세끼는 아까 말씀드린 차승원씨가 인기 있고 마지막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아버지들이 요리를 해서 아이들한테 먹여주는 식으로 남자들이 요리하는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남자, 요리로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잘하다, 귀엽다, 좋은, 괜찮다, 건강한, 근사, 먹고 싶다, 섹시'

이런 키워드들이 등장한 것으로 보면 요즘 남자가 요리하는 것을 보면서

특히 여성분들이 굉장한 매력을 느끼는 그런 시대로 진입한 것 같습니다.

유나영

Q4. 정리를 해보자면 요리 잘하는 남자 연예인, 또 말 잘하고 잘생긴 요리사.

이 두 가지에 남자들이 다 등장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뭐라고 찾아볼 수 있을까요?

하재근

A4. 한 100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요리하는 남자 이야기를 듣고

한국 사람들이 흐뭇해하지 않았습니다.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왜냐하면 남자는 밖에 나가서 힘을 써야 하는데 왜 집안에서 힘을 낭비 하냐고 했는데

지금은 고도산업사회가 됐기 때문에 남자가 힘을 쓸 필요가 없고,

여자들이 사회생활을 하는 거죠. 그래서 남자가 가사를 돕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졌고,

여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육아 스트레스, 가사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남자가 요리하는 모습에서 저렇게 다정다감한 남자와 같이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판타지를 갖기 때문에

요리하는 남자가 남자들의 대표적인 매력이 된 것 같습니다.

유나영

이유가 어찌됐든 진정한 남녀평등은 가사노동의 균등화에서 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도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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