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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은 바보가 아니다


 연예인들이 대거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성토했다. 우리나라에서 연예인들이 이렇게 집단적으로 사회적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최초일 것이다. 과거에 집단적인 정치행위를 한 것은 선거 때, 특히 대선 때였다. 선거가 지나면 아예 정치판으로 투신하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연예계로 돌아갔었다. 이런 건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반대 행위였지 사회이슈에 대한 발언은 아니었다.


 사회이슈에 대한 발언으로 유명한 이는 신해철, 김미화, 김부선 등이 있다. 이들은 간통죄, 호주제, 이라크 파병, 대마초 문제 등에 목소리를 냈었다. 하리수는 성소수자 문제로 진보신당 지지 연예인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화제가 됐었던 이는 가수 이은하다. 대운하 찬성 노래를 발표하면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런 발언은 일회적이었고 범사회적인 파문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이번 광우병 파동은 다르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 반대 입장을 밝힌 연예인의 홈페이지는 방문객이 수십만에서 수만에 달하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언론도 이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인다. 연예인의 선동 행위에 청소년들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부터, 팬에게 영합하기 위해 연예인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서고 있다는 얘기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5월 12일엔 정말 황당한 보도가 나왔다. 연예인이 이러는 게 일종의 마케팅 아니냐는 것이었다. 참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연예인의 광우병 발언은 신해철이 처음 포문을 열었었다. 신해철은 2007년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 "전 세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개고기를 먹는 게 아니라 쇠고기다. 잘 사는 나라 사람들이 쇠고기를 과도하게 먹는데, 그러려면 엄청난 양의 풀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남은 소를 다시 사료로 써서 같은 종족을 먹은 소가 광우병에 걸리게 된다. 선진국 사람들이 소를 조금 덜 먹으면 굶주린 제3 세계인을 먹여 살릴 수 있다. 쇠고기가 더 잔인한 것이다"라며 선진국의 쇠고기 산업을 비난했다.


 최근 사태에 직접적으로 불을 댕긴 이는 김민선이다. 김민선은 미니홈피에 "지금 매스미디어가 광우병에 대해 이렇게 잠잠하단 것이 난 사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당장 살고 죽는 이야긴데 ... 이제 곧 세계가 피하는 자국민도 피하는 미국산 소가 뼈째로 우리나라에 들어  온다고 한다 ...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 ... 세습적인 주머니 채우기는 이제 그만...대운하도...의료보험도"라는 글을 올렸다.


 여기서 청산가리라는 자극적인 표현만 똑 떨어져 반복 인용되면서 감상적인 과잉선동 아니냐는 비난이 나왔다. ‘넌 청산가리 먹어라, 난 쇠고기 먹을게’ 인터넷에서 이런 제목도 본 적이 있다. 광우병의 증상은 치매와 같다고 한다. 김민선의 말은 뇌에 이상이 생겨 정신을 잃고 자기가 어떻게 되는지조차 인지를 못한 채 서서히 죽어가느니, 차라리 내 정신이 살아있을 때 나의 의지로 결단하는 편이 낫다는 사고방식으로 극히 이성적인 판단이다. 절대로 감성적인 선동이 아니다. 이런 논리로 고대 로마인들은 자살을 ‘의지적인 죽음’이라 불렀다.


 김민선은 자살하자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광우병은 죽음과 견줄 만큼 추하고 위험한 병이니 그 위험을 담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막아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그런 주장더러 감성적이라느니, 선동적이라느니 하는 한국사회 일각이야말로 감성적 역선동을 하고 있다. 그 감성이 기대고 있는 공간은 김민선이 연예인이라는 점이다. ‘연예인이 뭘 알아. 인터넷 열풍에 부화뇌동했겠지.’ 이런 시각이 청소년들에게 적용되면 ‘청소년이 뭘 알아. 연예인 선동에 부화뇌동했겠지.’가 된다. 이렇게 광우병을 우려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부화뇌동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김민선 이후 김혜성은 ‘미친소는 먹기 싫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김가연은 ‘미국산 쇠고기는 청와대 주방으로’라는 글을 올렸다. 이동욱은 ‘국민중 누군가 광우병에 걸려야 정신 차릴 건가?’라는 글을 올렸다. 김희철, 김지우, 세븐, 김원준, 하리수, 송백경, 김디지 등 여러 연예인이 동참했고, MBC 예능 프로그램인 ‘명랑 히어로’는 아예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방송주제로 삼기도 했다.


-연예인이 바보?-


 이들이 과연 알지도 못하면서 청소년을 선동하거나, 혹은 청소년팬들에 영합하기 위해 이러는 것일까?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연예인 사회참여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분석을 내놓고 있다. 광우병에 대한 우려를 말하는 것이 그렇게 대단하고 이례적인 일인가?


 광우병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엄청난 지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번 사태는 딱 세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미국소는 광우병 위험이 있다. 둘째, 한국은 그것을 전면수입하기로 했다. 셋째, 미쳤어?’ 이것이다. 연예인이 알지도 못하면서 끼어들었다는 말은 연예인에게 이 정도 판단할 지능도 없다는 뜻이다. 그게 말이 되나? 연예인이 바보인가?


 우리는 과거에 연예인이 대통령과 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도 방송활동을 정지당했었던 나라에 살고 있다. 그래서 연예인은 민감한 이슈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걸 미덕으로 알았고 어쩌다 연예인이 나서면 큰일이라도 난 듯 호들갑 떠는 사회가 됐다. 그런 과거에 비추어보면 이번 연예인들의 광우병발언이 특별한 사회참여 사례인 것은 맞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별 것 아닌 일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걸 금기로 여겼었다. 대통령이 먹을 것으로 장난치는데 연예인이든 아니든 국민으로서 한 소리하는 건 당연한 거다.


 미국은 우리보다 연예인들의 참여 양상이 훨씬 강하다. 오프라 윈프리, 벤 애플렉, 제니퍼 가너, 로버트 레드포드 등이 민주당 지지 정치활동을 한다. 우리처럼 누굴 지지하는 차원이 아니라 스스로의 정치적 신념에 따른 행동이다. 수잔 서랜던과 팀로빈스는 진보적 성향으로 유명하다.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직접 정치판에 개입했고 찰톤 헤스톤은 미국 최대 이익단체 중 하나인 전미총기협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미국 내에서 가장 격렬한 이슈인 총기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연예인도 시민이다. 시민이라 함은 참정권과 주권을 가진 국민을 뜻한다. 참정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공동체의 일에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고 주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공동체의 위험을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는 먹거리 안전성 문제다. 이건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보편적 관심사였다. 여기에 우리 주권 문제도 걸렸는데 이 역시 한국인의 주 관심사다. 연예인들은 주로 먹거리 안전성을 거론하고 있다. 전혀 특별한 이슈나 활동이 아니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연예인들이 인권, 빈곤, 평화 등 보편적이고 무난한 이슈로 사회참여활동을 하는데 먹거리 안전성도 딱 그 정도의 이슈다.


 대단한 사회참여라고 호들갑 떨만한 이슈가 아니란 뜻이다. 바보만 아니라면 미제 쇠고기 전면수입이 잘못된 일이란 걸 알 수 있다. 이런 판단도 못하는 사람들이 지금 정부여당 및 대형 신문에 포진하고 있어서 연예인들이 좀 더 특별해보이긴 하지만 한국적 특수성일 뿐이다.


 다만 김민선이 ‘세습적인 주머니 채우기’를 언급함으로서 한국 기준으로는 선진적인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부의 세습을 우려하는 것은 요사이 미국 상류층의 기본 교양이다. 그러므로 국제적인 기준으로 보면 이것도 대단히 특이한 발언은 아니다.


 먹거리 안전성을 걱정하는 수준의 기본적인 발언조차도 엄청난 사회적 발언으로 여기는 한국현실이 안타깝다. 이 정도의 발언도 못하고 산 한국 연예인들이 모처럼 국민의 목소리를 내자 이를 다시 ‘무지의 선동‘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답답하다. 연예인은 희희호호 웃음만 팔란 말인가?


 먹거리를 걱정하는 수준의 활동을 진정한 사회참여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권력과 부자, 대기업에 거리를 두고 빈자, 약자를 위해 발언하는 연예인이 불이익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예인을 선동이니 영합이니, 혹은 마케팅이니 하는 ‘괴담성’ 언사로 폄훼하는 일부터 멈춰야 한다.


 현실은 거꾸로 간다. 대형매체들이 연예인들에게 모르면 나서지 말라고 맹폭을 가하고 있다. 이래서야 무서워서 어디 앞으로 말이나 제대로 하겠나? 연예인이 먹거리 안전성도 인지 못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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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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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대유감 2008/05/15 01:5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오늘, 위대하신(?) 유인촌 장관께서 아래 기사와 같은 말씀을 하셨더군요.
    유인촌 장관 말이 맞다면, 지난해 대선때 한나라당 이명박 지지 선언을 하고,
    올해 대운하 찬양송을 불러댔던 연예인들도, 광우병 발언 연예인들과 마찬가지로,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행동했다는 얘기가 되잖습니까. 자기 정당에 유리하게 행동하면
    본인 의지인 것이고, 반대 세력들은 모두 대필자라니요.

    누가 친일단체 뉴라이트 회원 아니랄까봐. (뉴라이트라는 것 알고 부터, 비호감의 길로.)
    생각하는 수준도 2MB밖에 안 되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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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촌 장관, 거듭 연예인 광우병글 '대필론' 주장

    "내가 그쪽 생리 알아, 연예인들이 직접 얘기하기 어려워"

    ◇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이 14일 국회에서 이들째 열린 ´한,미 FTA 대안마련을 위한 청문회´ 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인터넷 사진공동취재단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4일(오늘) 미국 쇠고기 전면개방을 질타한 연예인들의 비판 글에 대해,

    거듭 해당 연예인들이 쓴 글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장관은 앞서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일부 연예인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비판의 수준을 넘어서 사실이 아닌 글을 게재하는 경우가 있어서 알아봤다"며

    "연예인 본인보다는 매니지먼트 회사나, 다른 사람이 쓴 글이 그 연예인의 이름으로 올린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일이 있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겠다"며 단속을 시시한 바 있다.

    최성 통합민주당 의원은 이에 이날 국회 문광위에서 "어떻게 양식있는 문화 예술인들에게 문화부 장관이 압력이나 넣고 있냐"고 비판했다.

    유 장관은 이에 대해 "내가 그런 생활의 생리를 알고 있기에 아마 본인들이 직접 그런 얘기를 써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이런 사태에 대해 본인들이 직접 얘기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또 "압력성 발언은 아니고 실제로 저희 문화예술인들의 입장을 옹호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강변하면서도

    "뭘 어떻게 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한걸음 물러섰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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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주하 아나운서는 개인적인 종교활동에서 단순히 사회만 봐도 대중 권력의 앞잡이가 되는거고

    여러 연예인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많은 사람이 보는 미디어에 글을 직접적으로 올려 언급을 해도 문제가 없다는 겁니까?

    이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아무리 글을 읽어봐도 김주하씨 글은 완전 확대해석 오류네요.

    여기까지 와서 글을 읽는 나도 참 우습지만.

  3. 이거뭐 2008/05/17 09:3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조원 // 나도 이 글쓰는 사람이 어떤사람인지 궁금해서 와봤는데 참... 대단합니다 이 글 쓰는 양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