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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7.

하재근의 문화읽기 美 총기 규제 논란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5.12.07. 21:17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미국의 유력 일간지죠. 뉴욕타임스가 95년 만입니다. 처음으로 1면에 사설을 실어서 화제가 됐는데요. 이 사설이 대체 어떤 내용이었죠?

하재근

이게 이제 1면 상단 왼쪽에 사설을 실은 건데, 이게 1면 톱기사가 실리는 자리죠. 기사가 실릴 자리에, 의견이 실리는, 사설은 의견인데. 의견이 실리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것이고, 특히 사설은 굉장히 어떤 특이한 것이어서 그 자리에 실리는 게. 말씀하신 대로 95년 만에, 1920년에 마지막으로 그 자리에 사설이 실렸고, 이번에 거의 한 100여 년 만에 다시 사설이 실린 건데. 내용이 뭐냐면, 우리나라가, 그러니까 미국이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매할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은 국가적인 불명예다, 한 마디로 나라 망신이다. 정치인들 지금 테러리즘 타령하는데, 테러리즘 얘기할 게 아니라 총기 규제를 안 하고 있는 그 자체가 정치인들이 우리나라에 대해서 스스로 테러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강력하게 총기 규제를 해야 된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95년 만에 1면에 사설을 이번에 낸 겁니다. 

유나영

네, 총기 규제 강화를 역설적으로 얘기한 건데, 1면에 사설을 싣는 건 말씀하셨듯이 정말 이례적인 일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겠죠?

하재근

그러니까 바로 얼마 전에,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는데 이게 자생적 테러일 가능성이 제기가 된 겁니다. 그런데 미국이 지금, 미국 본토에 IS 추종자가 수천 명으로 추정이 되는데, 그 사람들이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사건 범인처럼 저마다 총기로 무장하고 일을 저지르기 시작한다면, 미국은 지금 수천 명의 무장공비가 침투한 거나 똑같은 겁니다. 너무나 무서운 거죠. 그러니까 지금 미국이 공화당 트럼프, 민주당 힐러리 다 지금 총기 규제나 테러 관련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논쟁하고 있고, 올해 들어서만 지금 6월에 찰스턴 총기 난사, 8월에 생방송 중에 기자가 총에 맞은 사건이 있었고. 10월에 또 오리건주 총기 난사, 얼마나 미국에 총기가 많은지 애들까지도 총기 사고를 내고 있는데. 다섯 살짜리 아이가 두 살짜리 자기 동생한테 총을 쏴서 죽인 일이 있었고, 네 살짜리 아이가 친척 아주머니를 또 총으로 쏴서 사살한 일이 있었고. 또 네 살짜리 아이가 유모가 자기 발을 밟아서 화가 난다면서 총을 들고 유모한테 조준 사격을 한 일이 있었고. 연간 7,500명 정도의 아이가 총상을 입는 이런 상황에서, 왜 총기 규제를 안 하는 거냐, 그 메시지를 이번에 뉴욕타임스가 낸 거죠. 

유나영

6월, 8월, 10월, 12월, 정말 총기 난사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해였는데, 이렇게 총기 규제에 대해서 좀 강화하자, 이런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데 미국 내 여론은 어떤가요?

하재근

여론이 매우 놀랍게도 거꾸로 지금 가고 있는데, ‘총기를 규제해야 된다’는 의견이 2000년에 66%, 과반수였다가, 2000년대 중반에 60%, 2014년에 46%, 과반수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총기 소지 권리를 보호해야 된다’는 의견이 2000년 당시에는 29%밖에 안 됐었는데, 2014년 최근에 52%, 과반수를 올라와서 미국인들이 지금 총기 사고가 나면 날수록 총기를 더 많이 소지해야 된다, 이런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유나영

총기 통제에 대해선 감소하고 보호는 오히려 강화된다, 여론은 오히려 다른 양상인데, 미국인들이 이렇게 총기 소지에 대해서 좀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뭘까요?

하재근

미국은 총기 소지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된, 헌법적 권리이기 때문에, 그게 있고. 이게 200년 이상 된 역사입니다, 총기 소유의 역사가. 그리고 서부 개척 시대에 국가 권력이 정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총으로 나 스스로 내 가족의 생명을 지켰던 역사가 있고, 지금은 총기가 힘과 남성성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것 뺏기면 큰일난다, 그리고 지금 미국은 총기를 갖는 것이 성인이 되는 통과의례, 이렇게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고. 또 미국의 총기협회가 미국에서 제일 큰 로비 단체이기 때문에, 이 국회의원들이 미국 총기협회에 반대되는 법안을 만들지를 못하는 겁니다. 그리고 미국은 시장주의, 시장주의가 굉장히 활발하게 나타나서 국민 건강 보험마저도 사회주의 논란 때문에 못하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그러니까 총기 소유도 무슨 사회주의냐, 왜 내가 자유롭게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데 국가가 뺏아 가려고 하는 거냐, 그런 게 있는 거고 그다음에 총기 사고가 나면 날수록, 테러리즘이 나면 날수록 미국인들은 불안해지니까 불안하면 그래, 내가 총기를 사가지고 내가 총을 꽉 붙잡고 나 스스로 나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되겠다, 이런 심리 때문에 그 총기 사고가 많아지니까 불안해서 총기가 더 많아지고, 그것 때문에 총기 사고는 더 커지는, 이런 식의 악순환 구조에 빠져 있는 겁니다, 미국이.

유나영

네, 오늘 총기 소지의 위험성은 분명하게 인지된 것 같고요. 앞으로 이 찬반 논란의 끝은 어떻게 될지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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