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퍼온이미지

2016.01.04.

 

<하재근의 문화읽기> 이상적 배우자상의 변화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6.01.04. 21:59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오늘 신년부터 준비된 소식이 아주 재미있더라고요. 최근 미혼남녀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자상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전년보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하재근

한 결혼정보업체에서 매년 대규모로 하는 조사인데, 이번 같은 경우에 여성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남성 배우자의 연소득이 작년에는 4천9백만 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5천4백만 원 정도, 한 10% 정도가 늘어났고. 또 자산도 2억 6천5백만 원 정도에서 2억 9천만 원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남성이 이상적인 여성 배우자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소득도 작년에는 연소득이 한 3천8백만 원 정도였다가 올해는 4천6백만 원 정도로 늘어났고, 그리고 자산도 작년에는 1억 7천만 원 정도에서 올해는 2억 3천만 원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여성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성의 키는 178cm 정도, 유재석 씨가 여기에 해당하고요. 그리고 남성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의 키는 165cm 정도, 이영애 씨가 여기에 해당하고. 그리고 남녀 공히 한 서너 살 정도 남자가 더 나이가 많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대답을 했는데, 이게 비슷한 조사를 미국에서 하면 정말 터무니없이 이상적인, 말 그대로 이상적인 수치들 이런 것들이 나오는데, 미국 사람들이 보면 우리나라는 놀랄 정도로 현실적인 수치들이 나온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말로는 이상적인 배우자라고 하지만, 사실은 정말 이랬으면 좋겠다.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이랬으면 좋겠다는 수치가 여기에 반영이 되는 거고, 문제는 결혼 적령기에 어느 남자가 연소득이 5천만 원이 되며, 어느 여자가 4천만 원이, 그렇게 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이러한 생각들을 현실적인 이상적 수치로 갖는다는 것은, 현실에 실제로 결혼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기준이 너무 올라가면서. 이러한 문제점이 지금 발견되고 있습니다. 

유나영

이상적이면서도 동시에 현실적이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남성과 여성 전체적으로 모두 배우자의 소득에 대한 기대치, 경제적인 기대치가 높아진 것 같아요.

하재근

네, 너무 불황이다 보니까, 무엇보다도 돈 문제가 확보가 돼야 된다. 돈을 많이 벌어야 결혼 생활도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을 사람들이 지금 하고 있는 거고, 그러니까 거의 젊은 사람들이 양자택일, 내가 돈이 없으면 차라리 N포, 모든 걸 다 포기하고, 달관세대로 가서, 편의점에서 도시락 사먹으면서 아르바이트하면서, 그냥 그렇게 살든지. 이왕 결혼할 거면 남들 보기에 정말 번듯하게, 그러한 삶을 살아야 되겠다. 양자택일 해야 되겠다. 혼자 그냥 그렇게 대충 살든지, 아니면 번듯하게 결혼해서 살든지. 양자택일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어렸을 때부터 확고한 자기만의 가치관, 정신적인 가치, 이런 걸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점점 공허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타인의 시선을 더 많이 신경 쓰고 그리고 정신적인 가치관보다는 물질주의적인 가치관에 더 많이 빠지게 되니까 배우자감을 고를 때도 물질주의적인 잣대를 많이 적용하게 되고. 이러한 현상들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리고 이제 대중문화, 드라마 이런 데서도 보면, 배우자감을 찾으려고 보면 3명 중에 1명은 재벌 2세니까, 드라마에서 보면.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결국 현실에서의 눈높이를 턱없이 올리는, 그러한 것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 거기다가 지금 취업 스트레스로 인해서 무슨 상담센터나 정신병원에 상담하러 가는 젊은이들이 연간 한 5만 명 정도 규모가 된다고 하니까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는 점점 더 경제적 안정에 대한 희구, 이러한 것들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나영

말씀하신 대로 취업도 점점 어렵고, 불안정한 사회 구조가 고착화되다 보니까 안정성에 대한 젊은이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이 수치에서 또 재미있는 게 여성의 경제력에 대한 기대치가 예전보다 훨씬 많이 증가했어요. 

하재근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작년에 비해 남자, 이상적인 남자 배우자는 소득이나 자산이 10%씩밖에 안 늘었는데, 이것도 높은 수치지만. 여성은, 남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의 경우에는 소득이 1년 사이에 20%가 기대치가 높아지고, 자산이 37% 정도가 높아졌습니다. 남자들이 여자에 대해서 지금 매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이상적인 조건을 따지는 것도 보면, 여성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성의 조건이 뭐 성격, 경제력, 직업, 이런 순서로 되는데, 남성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의 조건, 이것은 성격 다음에 외모가 나오고 그다음에 경제력이 지금 나오고 있는데, 이 경제력이 작년에는 3등 이 자리에 가치관이 있었습니다. 근데 올해는 경제력으로 바뀌었습니다. 남성들이 여성의 가치관보다 이제는 경제력이 중요하다, 여자들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이런 게 있는 거고. 그만큼 남성들의 자신감이 약화되고 있다. 내가 내 능력으로 돈을 벌어서 우리 가족을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남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그래서 한동안 2000년대 이후로 ‘취집’이라는 용어가 많이 유행했었는데 여성들이 이제 결혼해서 좀 물질적인 안정을 찾으려고 한다. 그런데 이제 남성들이 취집 폐업 선언, 더 이상 취집은 없다. 여성들도 돈을 벌어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거고. 옛날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젊은 여성들이 지금 뭐하고 있어요? 하면 신부수업 한다는 말 많이 했습니다. 요즘에 신부수업 한다고 하면 큰일납니다. 남자들이 여자가 신부수업 한 여자가 아니라 돈 버는 여자, 아니면 돈 많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여자. 이러한 여성들을 남자들도 많이 원하고 있다는 씁쓸한 현실이 조사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나영

제가 중간에 한숨을 쉬었는데, 이게 웃을 수만은 없는 게 참 씁쓸한 시대상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사회가 너무 각박해지고 어려워지다 보니까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지금 조사 결과를 보니까 이상적인 배우자의 직업은 남녀 모두에서 공무원, 아니면 공기업에 종사하는, 공사직, 이게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하재근

남녀 공히 상대방이 공무원, 공사였으면 좋겠다. 그런데 부동의 이상적인 여성 직업 1위가 원래 교사였습니다. 그런데 공무원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사람들이 아 이제는 교사도 힘들구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는 거고. 최근에 어느 기간제 교사가 학생들한테 빗자루로 맞았다, 욕설을 들었다, 그런데 제대로 문제제기도 못했다, 그런 뉴스를 계속 들으면서 교권이 붕괴되고 아 이제 교사도 너무 힘든 직업이기 때문에, 남녀 공히 공무원이 최고다. 공사직원이 최고다. 무조건 직업적 안정성만을 최고로 여기는, 이러한 세태가 요즘에 젊은 사람들한테 나타나고 있다는 거고, 젊은 사람들한테 진취적인 기상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유나영

네, 지난해 혼인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한 어려움이라든가 문제들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데요. 올해는 결혼과 행복, 두 가지를 추구할 수 있는 사회가 도래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말씀 고맙습니다. 

'퍼온이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01.18.  (0) 2016.01.18
2016.01.18.  (0) 2016.01.18
2016.01.13.  (0) 2016.01.13
2016.01.13.  (0) 2016.01.13
2016.01.11.  (0) 2016.01.11
2015.12.31.  (0) 2015.12.31
2015.12.31.  (0) 2015.12.31
2015.12.30.  (0) 2015.12.30
2015.12.26.  (0) 2015.12.26
2015.12.20  (0) 2015.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