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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1.

 

<하재근의 문화읽기> 패션계 인종차별 논란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6.01.11. 21:23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용경빈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오늘은 패션계에 만연한 인종차별 논란 문제를 얘기해보겠습니다.하재근 문화평론가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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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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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빈

불과 얼마 전 일입니다.이탈리아의 한 명품업체의 한 화보가 공개가 됐는데,이례적으로 논란이 된 게,다양한 인종들이 모여서 음식을 먹는 화보였는데 이게 좀 문제거리가 됐어요.왜 그런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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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스파게티로 추정이 되는 면 요리를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같이 앉아서 먹는 건데,유독 동양인들만,여기에서의 동양인은 전체 아시아인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한중일3국 동아시아인,황인종,동양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만 지금 화면에 나오는 것처럼,백인은 포크를 들어서 먹고 있는데 동양인은 손으로 집어서 먹는 유독 동양인만.그렇게 사진이 찍혔고.그다음에 냅킨도 보통 백인들은 냅킨을 무릎 위에 펼쳐놓는데 동양인들만 빨간 냅킨을 저렇게 목에다 걸고 마치 유치원 유아들처럼 음식을 먹을 때 굉장히 지저분하게 먹는 사람들인 것처럼 이런 식으로 묘사를 해서 이건 인종차별이다,이게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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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빈

논란이 되고 있는 거죠.그런데 해당 업체 측에 물어봤다고 하는데,이 업체가 그다지 별다른 어떤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이런 화보를 왜 찍은 건지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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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저 사진을 찍을 때,저 중간 중간에 들어간 동양인들이 바로 중국인들을 모티브로 해서 중국인의 모습을 보고 거기서 영감을 받아서 저걸 찍었다고 하는데,이게 말도 안 되는 것이 중국인들은 서양 사람들이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던 시절에도 젓가락을 썼던 민족입니다.서양 사람들이 오늘날과 같은 세련된 매너를 발전시킨 것이 르네상스 시대 이후 일입니다.얼마 안 됐습니다.그 전에는 중국인들이 훨씬 고도의 문화를 발전시켰던,그런 나라고 중국인들은 밥도 젓가락으로 먹습니다.당연히 서양 사람들이 포크로 먹으면 중국인들은 젓가락으로 먹어야 정상인데,왜 갑자기 저걸 중국인을 그렸다고 하면서 손으로 집어 먹는지,중국에 냅킨을 목에 꽂는 문화는 있지도 않은데.이건 뭐냐면 진짜 중국인의 모습을 그린 게 아니라 중국인이라고 하면서 뭔가 희화화되고 우스꽝스럽고 특이하고 이질적인 존재를 그린 겁니다.서양 사람들한테 동양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그렸겠지만 그런 게 없으니까 그냥 동양인을 걸어놓고 자기들이 생각하는 특이한 모습을 동양인한테 투영해서 자기들이 바라는 모습대로 동양인을 그린 것이고.이건 얼마 전에 어벤져스 영화도 우리나라 서울에 와서 촬영했는데,서울에 와서 촬영했으면 서울의 여러 가지 빌딩이라든가 이런 모습들이 나와야 될 것 같은데 막상 영화 보니까 뒷골목이 나오고,이상한 모습들이 나왔는데 이것도 결국에는 그들이 생각하는,서양인들이 생각하는 동양 도시의 모습을 그들 마음대로 그리다 보니까 결국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결국 서양 사람들이,패션계 사람들이 동양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너무 없는 것이 아니냐,이렇게밖에는 해석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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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빈

그렇습니다.그 영화가 출시됐을 때도 분명히 그런 논란이 있었고요.그런데 지금 말씀드린 대로 사실 이 패션계에서만 봐도 이런 인종차별의 논란 문제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거든요.오래된 일로 알고 있는데요.

  <o:p></o:p>

하재근

지금 문제가 된 이 명품 브랜드만 하더라도 과거에 패션쇼를 하는데 모델이 흑인 마미 귀걸이를 하고 나온 거예요.흑인 마미가 뭐냐면 옛날 노예제 시절에 가사일을 하던 흑인의 여성의 몸을 표상한 그 귀걸이인데,그걸 하고 나와서 굉장히 논란이 됐었고,그래서 미국 배우가 명품 브랜드 보이콧 선언을 하기도 했고.그다음에 우리나라가 배출한 세계적인 톱모델 혜박 씨,서구권에 자기가 갔을 때 처음에 인종차별을 많이 당했다,그렇게 고백을 하기도 했고.그다음에 서구권 패션쇼 분장실에 가보면 주로 화장품이 백인 위주로 있어서 유색인종들은 상당히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그런 이야기도 있고.또 다른 명품업체 수석 디자이너가 인종차별 발언을 해서 훈장을 박탈당한 그런 사건도 있었고,그다음에 영국의 패션 웹진이 첼시 구단주의 여자친구 모델을 인터뷰해서 화보를 찍었는데 백인 여성이 흑인 여성을 깔고 앉은 듯한 이런 화보를 내서 굉장히 문제가 되기도 했고,그래서 서구의 패션 에디터가 우리의,서구권의 패션계에 백인우월주의가 너무나 만연하고 있다,이건 문제다.그들 스스로도 이런 이야기를 할 만큼 이게 지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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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빈

그렇습니다.그런데,그렇다면 그들도 다 인정하고,알고 있는 이 문제가 왜 그렇게 사라지지 않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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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너무 이상한 것이 패션계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곳이고,아름다움은 원래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각자의 취향이 골고루 인정받아야 될 것 같은데,다양성의 가치가 살아 있어야 정상일 것 같은데,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죠.세계적으로 아름다움의 표준이 백인으로 굳어져 있기 때문에.백인의 피부 색깔,백인의 생김새,백인의 체형,이것이 아름다움의 정답이다라고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렇기 않은 인종의 모습들은 오답이 되는 겁니다.그런 식의 인식이 박혀 있다 보니까 서구권뿐만이 아니라 동양권이라든가 다른 나라에서마저도 백인을 우러러보고 우리 스스로를 좀 비하하는,이런 모습들이 나타나니까,아무래도 그들이 보기에 동양인을 좀 우습게 볼 수밖에 없는,이제 그런 게 있는 거고.미국 패션 디자이너협회 회장이 각 패션쇼 하는 데다가 다문화적인 가치를 살리자고 공문을 보낼 정도로 이런 문제가 심각한데,그런 공문을 아무리 보내도 여전히 패션쇼의 주인공은 백인들이고,다른 유색인종들은 양념 역할만 하는,이런 식의 관념이 패션업계에서 사라지지 않고,또 인종차별적인 시각들도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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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빈

한 칼럼리스트가 이런 얘기를 했더군요.영화계에 스크린 쿼터제가 있듯이 패션업계에서도 유색인종들을 반드시 참여할 수 있는 비율을 정해놔야 된다,누가 보면 좀 우습게 들릴 수 있겠지만,분명한 건,인식의 변화만큼은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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