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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1.


<하재근의 문화읽기> '태양의 후예' 신드롬..이유는?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6.03.21. 21:06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요즘 이 드라마가 남녀를 불문하고 최고의 화제입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거침없이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죠?

하재근

그렇습니다. ‘태양의 후예’가 송중기 씨, 송혜교 씨가 등장하고, 그리고 김은숙 작가의 신작인데, 김은숙 작가가 옛날에 ‘파리의 연인’, 내 안에 너 있다, 그런 비슷한 대사를 했었죠. 애기야 가자, 그런 걸 했었고. 그다음에 ‘시크릿 가든’, 그리고 ‘상속자들’로 중국 신한류 열풍의 문을 열었던, 그런 작가인데, 그 작가의 신작이 ‘태양의 후예’고, 이게 지금 난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지금 지상파 드라마가 시청률이 10% 넘기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졌었는데, 이게 지금 수도권 시청률 30%를 넘었고, 전국 시청률도 곧 30%를 넘을 것으로 보이고, 이 정도면 거의 신드롬이라고 봐야 됩니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별에서 온 그대’ 기록을 당분간 깨기 어려울 것이라고 다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태양의 후예’가 6회 만에 4억 4천만의 조회 수, 8회 만에 9억 6천만의, 별그대 기록을 깼습니다. 그리고 어느 여대생이 ‘태양의 후예’하고 다른 한국 드라마를 한꺼번에 몰아서 보다가 급성 녹내장에 걸렸다는 뉴스까지 나올 정도로, 그리고 태국은 아직 ‘태양의 후예’가 정식으로 방영도 안 된 나라인데 태국 총리가 벌써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도 ‘태양의 후예’ 좀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런 이야기하고. 일반 시민들도 ‘태양의 후예’를 벌써 알고 있답니다. 그리고 태국 음원 차트에 ‘태양의 후예’ OST 4곡이 1등부터 4등까지 연달아 할 정도니까, 이게 거의 지금 상당히 이례적인 규모의 아시아권에 신드롬을 아마 ‘태양의 후예’가 일으키게 될 것으로 관측이 됩니다. 

유나영

세계적으로 드라마의 아성이 정말 대단합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지금 관심을 받고 있는데, 특히나, 남자 주인공인 배우 송중기 씨의 인기가 대단하다죠? 

하재근

송중기 씨 지금 중국 여성들이 김수현 마약에서 헤어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송중기 마약에 다시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다, 그런 식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송중기 씨가 이민호, 김수현 씨와 더불어서 3대 천왕에 등극했다 이런 이야기도 있고, 중국 공안 당국이 송중기 상사병 경계령을 발령했고. 송중기처럼 당신은 왜 그렇게 안 생겼냐는 것 때문에 부부싸움이 일어난다, 남편이 사진관에 가서 송중기처럼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구하다가 사진관 주인하고 싸워서 경찰에 잡혀 갔다, 송중기 피부처럼 보이기 위해서 물광 주사를 맞다가 부작용이 났다, 이런 식의 뉴스들이 지금 나오고 있고. 얼마 전에 중국 여성의 날이 굉장히 중요한 날인데, 그날 중국 곳곳에 송중기 플랜카드가 걸릴 정도로, 당신에게도 송중기가 올 수 있다 이런 식의 플랜카드가 걸릴 정도로 송중기 씨가 엄청난 열풍이 불고 있어서 곧 전세기를 타고 다니면서 중국 예능에 출연하는, 그런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유나영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이렇게 송중기 신드롬이 나타나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하재근

일단 송중기 씨가 원래 굉장히 꽃미남, 부드러운 외모, 그랬었는데 이분이 얼마 전에 군대를 갔다 오면서 군대 다녀와서 이미지가 달라진 매우 좋은 예, 이렇게 된 거죠. 원래 부드러운 꽃미남이었는데 군대에서 야성미가 장착이 돼서 돌아왔습니다. 이분이 수색대대를 갔다 왔는데, 굉장히 박력 있고 힘찬 느낌이 기존의 우유빛깔 꽃미남 이미지에 덧붙여지면서 굉장히 여성들이 선호하는 그런 이미지가 됐고. 그리고 이 드라마가 송중기 씨를 아주 이상적인 남성으로 그리고 있는데, 거의 작정하고 그린다고 할 수가 있는데. 일단 지구를 지키는 영웅, 국가를 지키고 지구를 지키고, 지구 어디에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헬리콥터가 날아와서 모셔갑니다. 그러면서 UN 요원을 지키기도 하고. 그리고 열정적인 남자, 자기 일에 매우 열정적인 남자. 그리고 직진하는 남자.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빙빙 돌면서 할 말도 못하고 그러는 게 아니라 바로 쓱 가서, 1회에서부터 고백을 하고 직진하는 남자. 요즘에 동아시아 대부분의 경우에 남자들이 초식남이라고 해서 여자한테 고백도 못하고 우유부단하고 이런 남자들이 많은데 이렇게 직진하는 남자에 여성들이 굉장히 매력을 느끼는 거고, 중국에서도 그래서 송중기 씨는 언제라도 당신이 듣고 싶어 하는 솜사탕 같은 말을 해준다, 그런 식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그다음에 요즘은 청년 세대들이 결정을 못합니다. 결정하는 데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아서, 결정을 못하는데, 이 드라마에서 송중기 씨는 우리 같이 데이트할래요? 이게 아니라 지금부터 같이 데이트합니다. 이런 식으로 결정을 내려주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여심을 사로잡는, 그리고 여기서 송중기 씨가 말단 졸병이 아니라 대위입니다. 지휘권을 가진 남자, 지휘권을 가진 남자라는 것은 기업으로 치면 실장님이라는 거고, 그 정도의 지위에 있으니까 결국 여성을 보호할 수 있다. 결국 여성을 보호해주는 영웅 같은 강한 남자, 리더십을 갖춘 남자, 이러한 남성상에 한국, 중국, 태국, 일본까지도 굉장히 여심의 동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나영

알겠습니다. 한편에서는 군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이게 애국주의나 국가주의를 부추기는 거 아니냐, 이런 불편한 시선도 있거든요. 이것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하재근

그래서 지금 이 드라마가 아주 이례적으로 로맨스 드라마인데도, 중년 남성의 시청률이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군대 이야기가 나오니까. 근데 이 드라마가 매우 이상적인 남성을 그렸는데 그 남성의 직업이 군인이기 때문에, 결국 군대의 이상화가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군대를 너무 이상적으로 그리는 거 아니냐, 그리고 좀 제국주의적 환상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 왜냐하면 다른 나라에서 무슨 문제가 생겼는데 왜 한국군인이 가서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 나라 사람들한테 초콜렛을 나눠주고, 이건 마치 우리나라가 옛날에 미군한테 받았던 그런 걸 똑같이 우리가 하면서 아시아 국가 사람들이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 아니냐, 우리가 막 세계를 지키는 것처럼. 이러한 생각에서부터 결국에는 제국주의가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걱정도 있는 거고. 그리고 국방부에서 지금 다나까 말투, 이랬습니다, 저랬습니다 하는 말투를 일부러 강요하지 말라고, 군 인권 차원에서 그런 지침을 내린 상황인데 이 드라마에서 ~하지 말입니다, 이런 말투를 쓰니까 일반인들도 다 따라하게 생겨서, 근데 그런 식의 군대 문화가 이상적인 남성상의 표준이 되면, 그러한 표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남자들은 뭔가 좀 부족한 남자, 이런 식의 잘못된 편견이 생길 수가 있고, 그게 결국 우리나라의 군사 문화의 확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상당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어쨌든 이 드라마의 목표는 군대 이상화가 이 드라마의 목표가 아니라 이상적인 남성상을 등장시키려다 보니까 어쩌다 보니까 군대가 등장한 거고, 이렇게 강하고 늠름하고 박력있고 멋진 보호자고, 지휘력 있고 이런 남성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여성들의 심리는, 결국 이 시대 여성들이 그만큼 불안하다. 불안하기 때문에 송중기 씨, 유시진 대위를 뜨겁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나영

이런 저런 우려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우리의 좋은 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한류를 상승시키는 그런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대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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