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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9.

 

<하재근의 문화읽기> 이란 내 한류 '인기'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6.05.09. 21:48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용경빈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란에서 오랜 사랑을 받고 있는 한류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봅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얼마 전이었죠.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하면서 다시금 한류 얘기가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중에서도 이영애 씨, 인기가 그렇게 뜨겁다면서요?


하재근

이영애 씨가 나온 드라마 ‘대장금’이 과거에 이란에서 처음 방영됐을 때 시청률이 90%가 나왔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시청률에 잡히지 않은 10%, 이 가정은 원래 TV를 잘 안 트는 가정이라는 거죠. TV를 틀어서 드라마를 시청하는 가정은 거의 전 국민이 다 봤다고 말이 나올 정도로, 사실 이거는 믿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런 생각까지 들 지경인데, 어쨌든 이란에서 나온 수치이니까, 90%라고 할 정도로. 그래서 이 당시에 대장금이 방영되는 시간에는 거리가 한산해졌다, 차가 안 다녔다 그런 말이 나올 정도고. 이란 가정의 저녁 풍경을 바꿨다. 이 대장금 때문에 이란의 가족들이 저녁 때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TV를 보는 문화가 생겼다. 이런 말이 나왔을 정도인데, 그래서 대장금의 한상궁, 양미경 씨가 이란에 갔을 때 공항 주변의 교통이 마비됐을 정도라고 하고. 이영애 씨에 대한 관심이 아직까지도 계속 이어져서 작년에 이란 대사관에서 신년 행사할 때 이영애 씨를 거의 국빈 비슷하게 초청을 했었고. 얼마 전에 이영애 씨 신작 드라마 소식이 나자마자 그 기자간담회를 하는데 이란에서 취재팀이 날아와서 이영애 씨를 만나고 가고. 이런 일이 있을 정도로 대장금과 이영애 씨가 이란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아직까지도 누리고 있습니다.


용경빈

사실 이영애 씨 인기 얘기는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만. 그래도 90%는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또 남자 배우 얘기를 안 해볼 수가 없는데, 송일국 씨. 주몽 드라마가 그렇게 인기라면서요?


하재근

주몽이 시청률 85%가 나왔다고 하는 겁니다. 터졌다 하면 80%, 90% 막 이렇게 되는 건데. 그래서 이번에 정말 놀라운 것이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에 갔을 때, 이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를 만났는데, 하메네이는 이란이 신정일치 국가이기 때문에 이란의 최고 종교지도자, 정말 근엄한 분, 이분은 이렇게 가벼운 얘기, 이런 거 안 하는 분인데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서 이분이 직접 주몽 얘기를 한 겁니다. 그럴 정도로 이란에서는 주몽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거고. 주몽 학용품, 소서노 학용품, 이런 것들이 나올 정도고. 송일국 씨가 이란에 갔을 때 일반 경찰보다 더 위에 있는 종교경찰이 나와서 송일국 씨를 특별 경호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인기라고 하는데. 그래서 한국 사람이 이란에 가면 남자는 주몽이다, 여자는 양금이, 장금이를 양금이라고 하는데. 여자는 양금이다, 소서노다. 이런 식의 이미지로 바라볼 정도로 이 두 편의 한류 드라마가 한국에 대한 인상을 굉장히 좋게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용경빈

다 좋은데요, 지금 따져보니까 주몽이라든가 대장금이라든가 다 사극이에요. 사극이 이렇게 유달리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요?


하재근

비슷하다는 거죠. 이란 사람들이 보기에도 우리나라 조선시대 사극이 여자들이 장옷으로 가리고 다니니까, 이란분들이 어, 우리도 가리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 거고. 대장금 같은 드라마 보면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어디 아녀자가 감히. 이런 대사 나오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제 이란의 남성들이 맞아. 아녀자가 어딜 감히. 공감대가 형성되는 거고. 동시에 그러면서도 대장금 같은 드라마 보면 장금이가 여성으로서 여러 장벽을 헤치고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는 과정, 이런 게 또 이란 여성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또 대리만족이 되는 거고. 이란이 1970년대말에 종교혁명이 일어나면서 굉장히 보수적인 사회가 됐는데, 그러다 보니까 딱히 재밌게 볼 만한 게 없는 겁니다, 콘텐츠가. 이때 우리나라 사극이 이란 사람들이 크게 이질감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볼 수 있는. 서구 문화나 미국 문화에 대한 반감이 굉장히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에, 서구 문화를 직접 볼 수는 없는데 우리나라 사극을 통해서 약간 서구적인 화려한 느낌도 나지만 동시에 상당히 보수적인, 이런 콘텐츠로서 우리나라 사극이 일종의 이란에 대표적인 서구 문화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겁니다.


용경빈

그런 점을 좀 염두에 뒀던 걸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 방문할 때 이영애 씨하고 송일국 씨에게 동행하자고 제의를 했었다고 하는데, 이게 불발이 됐다고요?


하재근

정부 측에서 이영애, 송일국 씨한테 같이 가자고 했는데, 이영애 씨가 지금 드라마 촬영 중이고, 송일국 씨도 스케줄이 있고 그래서 불발됐다고 너무나 아쉽다고 다음에 같이 갔으면 좋겠다며 상당수의 매체들이 보도를 했는데, 제가 봤을 때는 안 가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왜냐하면 정치적인 움직임하고 연예인의 움직임이 같이 가면 안 되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마돈나와 톰 크루즈를 대동하고 다니지는 않죠. 그러니까 이게, 왜냐하면 정치인들이 외국에 나가면 국익을 위해서 외교 활동을 하는 건데, 연예인들, 한류 스타가 한국의 국익을 위해서 활동하는 무슨 정부 요원이다? 이런 식으로 이미지가 찍히게 되면 반드시 이건 반한류, 한류에 대한 반작용이 해당 국가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한류 스타는 정치, 국익, 한국이라는 국적성, 이런 것과 상관없이 순수한 개인으로 순수한 문화인으로 이렇게 활동할 수 있게 뒷받침해줘야 되는데, 자꾸 언론이라든가 이런 정부라든가 이런 데서 한류 스타들이 외국에서 인기 좀 얻는다고 해서 이 사람들을 어떻게 우리나라 국익을, 국익에 앞장서서 이용을 해볼까, 이런 식의 생각을 하게 되면 이건 결국에는 우리 한류를 스스로 깎아 먹는, 이런 행동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무리 한류 스타들이 외국에서 인기가 있어도 지금 당장 국익을 위한 이벤트에 이들을 앞장세우자, 이런 생각은 앞으로도 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용경빈

얘기 듣고 보니까 가뜩이나 구속력 없는 약속이라든가 부풀린 기대 수치라든가 또는 공정 보도 이런 논란도 있었는데, 국가만큼이라도 정말 한류가 제대로 퍼져나갈 수 있는 기류 위에서 공정하게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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