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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6.

 

<하재근의 문화읽기> '스승의 날' 무색한 교권 침해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6.05.16. 21:44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함께하는 시간, 오늘은 바로 어제였죠. 스승의 날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시죠. 


[스튜디오]


유나영

어제가 서른다섯 번째 맞는 스승의 날이었는데요. 스승의 날이 언제, 어떻게 시작된 건지 그 유래를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죠. 


하재근

네, 이게 이제 학생들의 주도로 만들어진 행사인데, 1958년에 충남의 강경여자중고등학교 여기에서 청소년적십자단원 학생들이 병환에 계신 선생님을 문병한 것에서부터 이 행사가 유래가 돼서 나중에 이제 1963년에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 5월 26일을 은사의 날로 정했던 겁니다. 그런데 나중에 1965년에 정부가 나서서 5월 15일로 날짜를 바꾼 다음에 이날을 스승의 날로 정한 건데, 5월 15일이 바로 세종대왕 탄신일이기 때문에, 겨레의 스승인 세종대왕을 기린다는 의미에서 이날을 스승의 날로 정한 거고, 그런데 이제 73년에 촌지 문제로 폐지됐다가 82년 다시 부활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유나영

촌지 문제 얘기하셨지만, 이날 일부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이 선생님께 선물을 드리면서 촌지 문제가 많이 불거졌었거든요. 요즘은 아예 일절 금지하는 식으로 학교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죠? 


하재근

촌지가 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크게 사회 문제가 덜 되다가, 70년대 본격적으로 경제 성장이 되면서 일부 학부모들이 촌지 문화를 선도하기 시작해서, 나중에 굉장히 심각한 사회 문제로 비화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도 이제 부담을 느껴서 자꾸 스승의 날은 학부모들이 촌지를 드려야 되는 날인가?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것 자체가 선생님들이 역시 또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는 거죠. 그래서 선생님들이 나서서 스승의 날 아예 행사를 하지 말자, 이날을 그냥 지나치자. 이런 식으로 지금 하고 있고. 아니면 일부 학교에서는 정식 스승의 날 행사보다는 간단한 문화행사, 이런 식으로 한다든지 아니면 선생님들이 학생들한테 뭔가를 받는 날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베풀어주는 날, 그러니까 선생님들이 나서서 학생들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을 한다든지, 아니면 선생님들이 아침에 학교 앞에 죽 나와서 학생들 프리허그, 안아주면서 선생님들이 나서서 학생들을 위로해주는 행사를 한다든지, 다양한 양식으로 스승의 날이 바뀌고 있습니다.


유나영

풍경이 참 많이 바뀌었군요. 그런데 지난 주 스승의 날 관련 기사들을 보면, 참 안타깝게도 교권 붕괴에 대한 얘기가 참 많았습니다. 그 교권 추락 실태가 과연 어느 정도나 되나요? 


하재근

교권 추락 실태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초중고 학생들에 의해서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가 1만 3천 건 정도에 이르렀고, 학부모에 의해서는 244건에 이르렀고, 이렇게 교권 침해가 많다 보니까, 이제는 교사들이 교사 하기 싫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돼서 지금 교총 조사에서 다시 태어나도 교사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52% 정도밖에 안 되는 겁니다. 이것은 역으로 이야기하면 한 절반 되는 교사들은 나 이거 그만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거고.


유나영

지금 영상도 나오고 있는데.

하재근

네, 특히 작년 연말에 어느 기간제 교사를 대상으로 학생들이 폭행을 가하고, 욕설을 하고, 침을 뱉고, 이러한 영상이 퍼지면서 사회적으로 교권 붕괴가 굉장히 이슈가 됐습니다. 


유나영

남학생들이 한 여교생을 굉장히 괴롭히는 영상도 나와서 충격을 안겨줬던 것 같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들인데, 이렇게 교권이 무너지고 있는 이유, 근본적인 문제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하재근

여러 가지의 문제가 있는데, 우리 사회가 교사를 기능인으로 취급합니다. 옛날처럼 스승, 이게 아니라 그냥 아이들 성적 올려주는 기술자, 이렇게 취급을 하다 보니까, 원래 선생님들은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 다닐 때 성적 올려주는 기술자로 교육받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인성, 덕성, 심성 이런 걸 길러주는 스승으로 교사가 된 분들인데 갑자기 기능인으로서 자기를 바라보니까 굉장한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 거고. 그러면서 선생님들을 향한 시각이 점점 차가워지면서 학생들마저도 선생님을 무시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고 있는 거고. 그리고 또 학부모들이 알게 모르게 집에서 한두 마디 할 때도 교사를 무시하는 식으로 아이들 있는 데서 말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그대로 배우는 거죠. 그리고 또 요즘에 우리 사회가 워낙 학교 붕괴가 심하고 교육 붕괴가 심하다 보니까 이걸 다 교사 탓이라고 생각을 해서, 원래는 교사 탓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래서 모든 걸 교사 원망을 하니까 우리 사회가 교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부정적으로 변해가면서 교권도 자연스럽게 무너지는 이런 영향이 있는 거고. 그리고 이제 또 하나는 특히 학생들이 많이 우습게 보는 교사들이 이른바 기간제 교사. 기간제 교사가 비정규직인데 우리 사회가 일반적으로 비정규직을 굉장히 차별하는 이런 경향이 있는데 바로 사회적인 구조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아이들도 그대로 배워서 아, 비정규직 교사는 우리가 차별해도 되는구나, 막 대해도 되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거고. 그리고 학교당국에서도 비정규직 기간제 교사의 경우에는 학생들하고 뭔가 물의가 빚어질 경우에는 이유 불문하고 비정규직 교사를 불이익을 주니까. 그리고 이 교사가 이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학교를 취업하려고 할 때도 이전 학교에서 학생들하고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면, 그게 어떠한 사정인지 내막은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취업에 불이익을 주니까, 그러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기간제 교사들이 학생들이 나쁜 행동을 해도 아무 말도 않고 가만히 있으니까 학생들은 이 기간제 교사를 더욱더 바보 취급해서 교권이 붕괴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유나영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이건 정말 옛말이 돼버린 것 같습니다. 그 말이 무색해진 요즘인데, 좀 신뢰받는 교권 확립에 대한 각별한 관심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도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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