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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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김민희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반응은?

문별님 작가 입력 2017.02.20 21:3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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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영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번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배우 김민희 씨와 대중들의 반응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방금 얘기한 대로 배우 김민희 씨가 우리나라 여배우로서는 최초로, 이번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요. 이 일을 놓고 떠들썩하죠, 주말 동안? 


하재근

기본적으로, 워낙 경사니까요. 우리나라 영화계가, 이번에 김민희 씨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통해서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건데, 우리가 흔히 세계 3대 영화제라고 하는, 이게 객관적으로 딱 정해진 건 아니지만 세칭,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칸, 베를린, 베니스 이렇게 해서 3대 영화제라고 많이 이야기했는데 87년에 강수연 씨가 베니스에서 여우주연상, ‘씨받이’로 받았을 때 우리나라가 난리가 났었죠. 그리고 나서 전도연 씨가 칸에서 여우주연상 받은 게 2007년 , 20년 걸린 겁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10년 만에 베를린영화제에서 이번에 김민희 씨가 여우주연상 받으면서 마침내 칸, 베니스, 베를린 3대 영화제에서 우리나라가 여우주연상을 다 받는, 이러한 말하자면 쾌거를 올렸기 때문에 당연히 영화계에서나 언론매체에서나 굉장히 크게 이 소식을 다뤘습니다. 


유나영

사실 수상 자체만 놓고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영화계의 경사고 낭보인데, 대중들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계속해서 김민희 씨에 대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죠? 


하재근

김민희 씨에 대해서 거의 지금 저주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방송에서 옮길 수 없는 수준의 이야기들이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희 씨와 홍상수 감독이 불륜이라는 의혹 때문에, 당신 두 사람은 결국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거의 지옥 가게 될 것이라는 수준의 저주가 나오고 있는데, 김민희 씨가 과거 모델로 데뷔해서 CF, 굉장히 유명한 CF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그래서 친구의 애인을 뺏는 듯한 느낌의 CF를 굉장히 유명했었는데 공교롭게도 현실에서 비슷하게 한 것이 아니냐. 이게 이제 화제가 되면서 과거 같으면 우리나라에서 해외 그렇게 유명한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면 무조건 찬양하고, 막 기뻐하고 그럴 텐데 지금 이렇게 해외에서 상을 주든지 말든지 계속 공격하고 이런 것을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제는 뭔가 좀 외부 시선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주체성, 우리 스스로의 가치 이런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 한류 때문에, 한류가 없던 시절에는 상이 고파가지고, 외국에서 상만 주면 무조건 좋았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한류가 잘 나가니까 상 줬다고 특별히 좋아할 것도 아니고 우리 생각이 중요한 거다, 근데 이제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것은 예술도 중요하지만 사생활의 도덕성, 가족의 윤리, 남녀 관계에 있어서의 윤리, 무엇보다도 이런 걸 지키고 사람이 인간성이 돼야 그 다음에 예술도 있는 것 아니냐, 우리 사회가 여전히 이런 가치를 중요시한다는 것을 이번에 김민희 씨 관련 사태에서도 알 수가 있고. 바로 그렇다는 것을 서양 사람들도 다 압니다. 그래서 김민희 씨, 홍상수 감독 스캔들을 서양 기자들도 다 아는데 한국은 저러면 매장된다는 걸 다 알기 때문에 외국 사람들이 보기엔 그게 신기하잖아요. 그래서 더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이번에 부각이 되면서 김민희 씨가 상을 받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나영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러한 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특히나 남자들의 시선에 문제가 있다, 이런 얘기도 들리거든요. 


하재근

이 악플을 쓰는 사람들 중에 남자들도 굉장히 많은데, 이 남자들이 저번에 이병헌 씨 사건, 이병헌 씨가 유부남인데 왜 여자 후배들과 술을 먹었느냐 등등 이것 때문에, 그때부터 시작해서 이번에도 남자 네티즌들이 굉장히 사적인 도덕성, 가족의 도덕성 이것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문제는 그 남자들이 평소에 자기 지인들이 자유분방한 생활을, 심지어 남자들은 그런 걸 자랑할 때도 굉장히 많습니다. 내가 이렇게 여러 여자를 만났다, 자랑할 때도 많은데 그때도 과연 지금 이 김민희 씨, 홍상수 감독한테 저주하듯이 그렇게 단죄를 내리느냐, 꼭 그렇지는 않고, 심지어 능력이 대단해, 부러워하는 듯한 그런 말을 하기도 하고 주변 친구가 접대를 명목으로 유흥업소를 출입했다느니 이런 말을 들어도 별로 화를 안 냅니다. 근데 왜 연예인한테만 화를 낼까. 그리고 한국 사회가 남자 여자를 불문하고 이 정부 초반에 검찰총장이 혼외자 문제로 낙마할 때도 보면 사람들이 오히려 그 검찰총장을 두둔하면서 아니 직무는 직무고 사생활은 사생활인데 왜 사생활을 들춰서 낙마를 시키느냐, 이렇게 옹호하기도 하고. 최근에 롯데 사태 때도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별당 마님 이런 식의 표현이 나오니까 말도 안 되는 표현인데도 별로 사람들이 화를 안 냅니다. 근데 왜 연예인들한테만 화를 낼까. 그렇다면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과연 도덕성인가, 아니면 그냥 연예인을 욕하고 싶은 것인가, 이걸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나영

사실 공인의 사생활 논란이 벌어진 건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일은 아닌데요. 대표적으로 해외에서도 구설수에 올랐던 사람들이 있죠?

하재근

엄청 많은데 근데 문제는 역시 해외 구설수에 오른 사람들을 보는 시각도 이중잣대라는 겁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불륜이 들통났는데 그 이후에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영화계 평판이 우리나라에서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벤 애플렉이 불륜이 들통났지만 이번에 배트맨 역할을 맡아도 아무도 욕하지 않고,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카메론 다 영화 찍으면서 젊은 여배우와 눈이 맞아서 부인을 버렸지만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감독들이고. 성룡의 여성 편력 정말 유명한데 아무도 성룡을 욕하지 않습니다. 근데 왜 우리나라 연예인만 욕하느냐, 그리고 예를 들어서 외국의 순수예술가들도 정말 불륜 사례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피카소 같은 경우에 연애를 처음으로 한 게 불륜부터 시작했고, 유부녀하고. 자기가 결혼하고 나서도 줄줄이 자기 스스로 불륜을 저질렀는데 마흔 다섯에 10대 소녀하고 불륜을 저지르다가 결국에는 그 소녀를 주제로 그림까지 그렸는데 그 그림이 우리나라 교과서에까지 실리면서 아무도 피카소의 그런 부도덕한 행위를 비난하지 않고 심지어 피카소 그림 전시가 열리면 부모님들이 아이를 데리고 가서 그림을 보여주고. 그 외에도 바그너, 스트라빈스키, 로댕, 굉장히 많은데 외국 사람들, 주변 지인들 이런 사람들한테는 너무나 관대하면서 왜 연예인한테만 이렇게 엄청난 엄격성을 보일까, 이러한 이중잣대에 대해서, 예술성을 사생활에 종속시킬 수도 있고 어느 쪽이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만 최소한 형평성은 지켜야 된다, 일관성은 지켜야 된다. 이런 부분을 성찰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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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