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의 부인인 한수민 씨가 지난 토요일 MBC ‘무한도전에 출연했다. 처음엔 우연처럼 등장했지만, 프로그램은 박명수와 한수민 씨를 함께 앉혀놓고 마치 아침방송 토크쇼처럼 부각시켰다. 어떻게 보면 시청자가 환영할 만한 방송이었다. 대중은 원래 연예인 가족에 관심이 많다. 특히 박명수의 부인은 그동안 TV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서 시청자의 궁금증이 컸고, ‘무한도전은 출연자와 팬덤의 관계가 끈끈하다고 할 정도로까지 깊어서 모처럼 등장한 출연자의 가족에 대해서도 호평이 나올 법했다.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싸늘했다. 평소 국민예능이라며 사랑 받던 무한도전인데 핵심 멤버의 가족 출연에 생각 밖의 비난여론이 터진 것이다.

 

박명수 부인만의 논란이 아니다. 옛날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이경규가 딸 예림이를 등장시켰을 때만 해도 연예인 가족 출연에 불편해 하는 국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아니다. SBS ‘아빠를 부탁해에 조재현, 강석우, 이덕화 등의 딸과 함께 이경규의 딸도 이제는 다 큰 이예림 씨로 등장했는데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조재현의 딸인 조혜정이 케이블 채널 드라마에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 됐을 때도 비난이 쇄도했다. 이제는 연예인 가족이라고 불이익을 당하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연예인 가족을 대하는 시청자의 시선이 차가워졌다.

 

연예인 가족이 너무 많이 나온 것이 문제였다. 과거엔 특별 이벤트 정도로 등장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예능의 일상사가 됐다.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JTBC ‘유자식 상팔자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의 자식들이 사랑 받더니 리얼리티 전성기엔 MBC ‘아빠 어디가’,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등을 통해 주말 예능까지 장악했다. SBS '자기야'에선 연예인의 배우자가 주목받았고,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선 연예인의 어머니들이 떴다. 그외에도 많은 연예인 가족이 토크쇼나 드라마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 기간 동안 사회에선 취업경쟁이 고조되면서 청년들의 열패감이 커졌다. 부모 잘 만난 금수저와 그렇지 못한 흙수저를 나누는 수저 계급론이 등장했다. 정당한 노력과 실력 없이 자리를 차지하는 금수저 행태에 대한 반발이 극에 달했다. ‘능력 없으면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던 정유라가 공공의 적이 된 건 이런 이유에서다. 관행처럼 이어지던 국회의원들의 친척 보좌진도 지탄을 받게 됐다. 연예계에도 이런 사회분위기의 영향이 미쳤다.

연예계는 요즘 청년들이 가장 선망하는 부문이다. 거기에 꿈을 걸고 노력하는 연예인 지망생이 100만 명 이상이라고 하는데, 연예인 가족들은 너무 쉽게 TV에 나왔다. 그렇게 등장한 후엔 드라마에 캐스팅되는 등 정식 연예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야말로 연예인 금수저 대물림 시대가 된 것이다. 이것이 연예인 가족을 보는 시각이 싸늘해진 배경이다.

이번 무한도전에선 한수민 씨가 광고를 찍고 싶다고 하자, 단지 박명수의 부인일 뿐인데 인기 예능 출연도 모자라 어떻게 광고촬영 운운하느냐며 질타가 쏟아졌다. 예림이가 국민의 사랑 속에 광고까지 찍었던 80년대는 이젠 낭만적인 추억으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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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