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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민 이상민 인기 이유는

 

<하재근의 문화읽기> 요즘 뜨는 스타들, 인기 요인은?

문별님 작가 입력 2017.09.11. 22:06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대세로 떠오른 연예인 김생민 씨와 이상민 씨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볼 텐데요. 두 사람이 요즘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시죠. 

[스튜디오]

유나영 아나운서

먼저 김생민 씨에 대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20년 동안 리포터로 꾸준한 활동을 해온 분인데, 요즘 굉장한 화제를 빚으면서 제2의 전성기도 아니고 처음으로 전성기를 맞으셨다면서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김생민 씨가 지금 제1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하고 있는데, 김생민 씨가 처음에 20여 년 전에 개그맨으로 데뷔를 해서 성공을 전혀 하지 못했죠. 그래서 연예인들이 다 하기 싫어하는 리포터를 하게 돼서 그 이후에 계속해서 그 일을 하면서, 사실은 돈도 별로 못 벌고 그런데 그 돈을 차곡차곡 저축해서 은행 직원하고 친해졌다고 할 정도로, 은행에 자주 가서. 별명이 통장요정이다, 저축의 아이콘, 이렇게 됐었는데 최근에 이분이 시청자들의 영수증을 받아서, 왜 이런 걸 쓸데없는 걸 샀느냐고 시청자를 혼내주는 방송을 하고 있는데 이게 시청자한테 ‘스튜핏’ 이러면서 시청자를 혼내주는 건데 이게 대박이 나면서 김생민 씨가 최초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그렇군요. 그리고 이상민 씨는 이른바 ‘궁상민’이라는 캐릭터로 예능인 브랜드 평판 1위로 선정이 됐다면서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네, 이상민 씨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데, 옛날 룰라 때 잘 나갔다가 여세를 몰아서 사업을 했는데, 사업이 크게 망하면서 빚이 69억에 달하고, 그 다음에 이제 빚을 갚으면서 굉장히 힘들게 살아간 거죠. 그런데 그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잡히면서 시청자들이 거기에 열광한 겁니다. 이상민 씨가 요즘 채권자 집에 얹혀 살면서 돈을 아끼기 위해서 집안 수리도 자기가 직접 하고, 남들이 안 먹는 연어 머리를 사다가 구워 먹고, 이런 모습이 불쌍해 보인다고 해서 ‘궁상민’이라고 사람들이 애칭을 지어주면서 지금 말씀하신대로 연예인 브랜드 평판 1위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69억 빚도, 조금 있으면 다 갚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김생민 씨나 이상민 씨나 사실 90년대에 데뷔한 분들이잖아요. 이런 분들이 새삼스럽게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사람들이 과거에는 연예인들의 화려한 생활 모습을 보면서 야 신기하다, 대리만족도 느끼고 그렇게 했었는데. 요즘은 그런 걸 보면서 뭔가 화가 난다, 위화감이 느껴진다고 하면서 일반 서민이랑 똑같이 아끼면서 살아가는 모습에 오히려 공감을 느낀다, 이렇게 돼가지고 김생민 씨나 이상민 씨처럼 서민적인 삶의 모습에 오히려 열광을 하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거죠. 그리고 최근 들어서 무슨 욜로족이다, 이러면서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지금 하고 싶은 걸 다 한다, 탕진잼, 이런 말들이 나오면서 굉장히 소비지상주의적인, 당장 집을 사기 위해서 저축하기보다는 차를 사고 해외여행을 가야 될 것 같은, 남들 다 그렇게 하니까 나도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은 압박감을 왠지 느끼고 그렇게 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라고 불안감이 생기고 있었는데 이때 이제 김생민 씨가 나타나서 ‘스튜핏!’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혼을 내주니까 오히려 통쾌한 느낌이 들고 그리고 이제 사람들이 그렇게 살지 못했던 나의 삶을 그동안 자책하고 부끄러워하고 그랬었는데 김생민 씨가 ‘스튜핏’이라고 말해주니까 아 그동안 내가 아끼면서 살아온 게 잘못된 게 아니었구나라고 하면서 안도감 이런 걸 느끼는 것이 결국 김생민 씨가 일종의 서민 영웅으로 자리잡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최근 트렌드의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고 또 어떻게 보면 연예인이 연예인답지 않게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는 맥락도 한 몫을 한 것 같아요. 또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죠. 방송인 김구라 씨가 모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한 김생민 씨를 대하는 태도 때문에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아서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일까지 있었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토크쇼에서 김구라 씨가 김생민 씨를 좀 조롱하듯이 했다고 해가지고 김구라 퇴출 서명운동까지 일어날 정도로 엄청난 반발이 있었는데, 그 쇼에서 아주 사치스럽게 살아가는 연예인을 ‘욜로족’이라고 좀 미화하는 듯한, 사치의 정도가 클래식카가 여러 대가 있고 오토바이에 선글라스 수백 개, 가방 사러 일본 가고 가구 사러 베트남 가고 피규어는 셀 수도 없이 많이 샀고 이런 얘기하는데 이걸 ‘욜로족’이라고 미화하는 듯이, 그게 마치 존중받아야 할 삶의 모습인 것처럼 표현을 하고, 대신에 김생민 씨의 아끼는 삶을 짠돌이라고 조롱하는 듯이 이렇게 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서민을 조롱하는 거냐 하면서 공격을 한 건데, 그런데 이게 김생민 씨를 짠돌이라면서 조롱하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TV에서 과거부터 해왔던 건데 과거에는 분노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분노한 겁니다. 이것은 그만큼 이 시대의 대중이 어떤 사회 양극화에 의해서 상대적 박탈감을 굉장히 많이 느끼고 있다. 거기에 대해서 분노를 느끼고 있는 것이 지금 연예계로 표출된 것이기 때문에, 대중의 분노가 얼마나 큰가라고 하는 것을 연예계 이슈가 이번에 보여준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상대적 박탈감, 양극화, 여기에 대한 분노가 연예계 판도를 바꾸고 있지만 이대로 방치됐다가는 우리 사회의 판도, 정치권의 판도를 굉장히 크게 뒤흔들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게 지금 연예계 이슈라고 방치할 게 아니라, 우리 정치권에서도 어떻게 해야 대중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일 수 있을까, 이걸 좀 정책적으로 연구를 해야 될 시점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오늘 우리가 연예인의 예를 통해서 알아본 거긴 하지만 꾸준함과 성실함의 대명사가 이렇게 뒤늦게나마 희망을 볼 수 있는 날이 온다는 게 어떻게 보면 한편으론 다행스럽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