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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 파문

<하재근의 문화읽기>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 파문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최근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이명박 정부 때도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시죠. 

[스튜디오]

용경빈 아나운서

지금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가 공개되면서 검찰의 피해자 조사까지 시작됐습니다. 사실 지난 정부, 박근혜 정부 때 블랙리스트라는 게 드러나면서 굉장히 큰 충격을 안겨 줬는데 이게 그 지난 정권에서부터 있었던 거네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이명박 정부 때부터 있었다고 하는 거고, 현재까지 밝혀진 것이 82명의 이름이 나왔는데 이분들에 대해서 이 연예인이 소속된 기획사의 세무조사를 유도했다, 그 연예인과 기획사는 그냥 비즈니스 관계로 얽혀 있는 거지 그 외에는 상관이 없는데 왜 기획사의 세무조사를 한 건지. 그리고 또 MBC, KBS 등에, 공용방송사에서 퇴출을 유도했다. 라디오 제작자를 지방에 전보발령하기도 하고 그리고 그 어느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의 방영을 연기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나와서 이게 어디까지가 사실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기도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국민들한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아니 이 블랙리스트 명단이 공개가 됐는데 지금 포함된 직종들을 보면 작가, 영화감독, 배우, 가수 정말 다양한 분야들이 들어 있거든요. 이들이 당했던 피해가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드러나고 있습니까?

하재근 문화평론가

일단 문성근 씨 같은 경우에 TV 출연을 거의 못해서 최근에 8년 만에야 TV에 나오고 있고, 그리고 양희은 씨, 당시에 자기가 이상하게 한가하더라, 윤도현 씨 생활고를 겪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고, 김미화 씨는 자기가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데 방송 중에 어떤 사람들이 갑자기 들어와서 대본 좀 보자, 검열을 시도했다고 하는 거죠. 거의 뭐 80년대 초, 국보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김미화 씨 집으로까지 국정원 요원이 찾아왔다고 하고, 김제동 씨는 국정원 요원이 찾아와서 당신 때문에 VIP의 걱정이 많다, VIP는 이제 대통령을 가리키는 말이죠. 그러면서 김제동 씨한테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때 참석하지 말라고 종용하는, 이런 식의 황당한 행태를 보였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심지어 이들 가운데 두 배우의 사진을 음란물의 합성물로도 만들어내지 않았었습니까?

하재근 문화평론가

정말 믿기 어려운 것이 지금 알려지고 있는데, 문성근 씨랑 김여진 씨를 음란물 합성 사진으로 만들어서 유포를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이것이 문성근 씨와 김여진 씨의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한 하나의 공작으로 기획을 했다는 거죠. 이게 국정원이 할 일인가. 그리고 연예인들한테 악성댓글 달기, 그리고 연예인들의 퇴출이 정당하다는 의미에 토론게시판에 토론글까지도 올렸다는 거죠. 이것은 일종의 여론 조작인데, 그러니까 국정원 요원이라고 밝히지 않고 민간인인 것처럼 하고 그런 글을 올렸다고 하는 것이니까. 심지어 이른바 찌라시라고 하는 사설정보지 이런 것까지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게 정말 실행에 옮겨진 건지, 기획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기획만 했어도 너무나 황당한 그런 이야기입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그렇습니다. 이번에 이제 공개된 블랙리스트에 대해서 지난번에 공개된 블랙리스트보다 훨씬 더 충격적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하재근 문화평론가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는 문체부가 주도했죠. 그것만 해도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놀라운 일인데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는 문체부 차원이 아니라 국정원이 주도했다고 해서, 국정원은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기관인데 어떻게 국정원을 내세워서 국내 연예인들을 사찰하고 견제할 생각을 했는지 너무나 황당한 것이고. 그리고 박근혜 정부 때도 국정원을 내세워서 영화계 사찰이라든가 우익 성향 영화 제작을 유도한다든가 이런 이야기가 지금 나오고 있어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국정원의 국가 안보, 이것 자체를 정권 안보랑 헷갈리면서 안보에 대해서 너무 무개념했던 것이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과거 1980년대 초에 신군부가 우리 국민을 상대로 물리적인 전쟁을 감행했다면. 광주 민주화 운동 진압인 거죠. 그랬다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바로 국민을 상대로 심리적인 전쟁, 문화적인 전쟁을 감행한 것이 아니냐. 이것은 너무나 놀라운 사건이고 이것의 진상을 정확히 밝혀서 어떻게 해서 지도자들이 국민이 위임해준 권력을 가지고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런 일을 했는지 낱낱이 밝혀서 역사에 적어놔야 되는 사건입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겠지만 정말 어디까지 우리가 더 실망하고 얼마나 더 낙심을 해야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