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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해의 국가' 최종 후보 올라

<하재근의 문화읽기> 한국, '올해의 국가' 최종 후보 올라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유나영 아나운서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에서 '올해의 국가'를 뽑았는데요. 최종 국가로는 프랑스가 뽑혔습니다만, 우리나라도 최종 후보에 올라 프랑스와 각축을 벌였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이야기해봅니다. 어서 오시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안녕하세요.

유나영 아나운서

네. 말씀드린 대로 이 이코노미스트지에서 매년 ‘올해의 국가’를 선정해서 발표하는데, 끝까지 프랑스와 열띤 경합을 벌였다고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네. 놀랐습니다. 이게 서양 매체가 우리나라를 ‘올해의 국가’라고 후보에 올리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올해의 국가’라는 게 올해 크게 좋은 모습을 보였다, 좋게 변화했다, 세계에 좋은 쪽으로 기여했다, 이런 나라를 뽑는 건데 기본적으로 서양 사람들은 서구권 위주로 세계를 보기 때문에 서양에 있는 나라 위주로 생각할 수밖에 없고, 그리고 이게 지구 단위에서 나라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강대국 위주로 후보도 뽑고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은데 갑자기 우리나라는 서양 국가도 아니고, 사실 뭐 잘 살긴 하지만 세계적인 강대국의 대열에 끼어 있는 나라도 아닌데 한국이 이코노미스트가 뽑은 ‘올해의 국가’ 거의 최종 후보까지 비슷하게, 마지막까지 각축을 벌였다고 하니까 이게 1등으로 뽑히고 안 뽑히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후보가 되고 최종적인 단계까지 올라갔다는 자체가,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밖에서 봤을 때 한국을 더 대단하게 보는구나, 그걸 좀 느끼게 한 일인 것 같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맞습니다. 좀 아쉽게 결과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우리나라가 선전을 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세계적으로 한국을 주목하게 된 이유, 뭐가 있을까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현지에서 지금 이 한국이 유력한 후보가 된 이유가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일단 첫 번째로 꼽힌 것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조용하게 품위 있게 견뎌냈다’ 이게 꼽힌 거죠. 그러니까 북한이 한국을 위협하면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도 같이 화를 내면서 화풀이하고 분풀이 하면서 우리도 똑같이 강경하게 맞서겠다, 이게 제일 쉬운 방법이고, 사실 이렇게 하면 지지율도 올라갑니다. 왜냐하면 국민들이 사실은 북한에 대해서 강경하게 맞서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이 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는 거죠. 이 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으면 가시밭길을 가게 되는데, 이성적인 길로 갔다. 왜냐하면 강경론은 매우 쉽고 대중을 만족시켜준다는 점에서 포퓰리즘적인 의미까지도 있지만, 이게 지난 9년 정도 동안 강경론으로 가서 우리가 강경론을 가면 안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그렇게 정치인들이 이야기를 했지만 지난 9년 동안 강경론을 간 결과 해결된 게 없잖아요. 안보 위기는 더 심해졌고. 그러니까 이 정부가 그렇게 쉬운 강경론 쪽으로 가지 않고 보다 이성적인 쪽으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면서 계속 중심을 잡으려고 했다는 점, 그리고 또 어려운 게 미국이 계속해서 전쟁 불사, 이런 걸 이야기하니까 전쟁이 옵션,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니까, 우리 입장에서 그 말을 안 들어주기가 매우 어렵고 우리 내부적으로도 미국에 동조해야 한다 이러한 여론이 굉장히 강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그걸 동조하지 않고 중심을 지켰다는 거죠. 왜냐하면 전쟁 나면 우리가 죽으니까. 우리나라 지금 수도권이 북한 포의 사정권에 지금 다 들어 있는 상황에서 백만 명 이상이 죽을 게 뻔한데, 우리가 섣불리 강경론, 전쟁 불사, 이런 쪽으로 갈 수가 없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중심을 계속해서 잡고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한 점 이게 해외에서는 높이 평가된 것 같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네, 또 북한의 미사일뿐만이 아니라 중국의 반발,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반발도 비교적 잘 헤쳐 나갔다 이런 점도 높게 평가가 되고 있다면서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현지에서 또 이야기가 나온 게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불매 운동을 무사히 헤쳐 나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FTA 재협상 요구도 정중하게 연기시켰다’ 이게 또 높이 평가가 된 건데. 사드 배치 같은 경우에 중국 입장에서 보면 이건 절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지점이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중국하고 미국이 세계 패권 다툼, 헤게모니 투쟁을 벌이고 있는데, 미국이 중국 코앞에다가 미사일 기지, 고성능 레이더 이걸 설치한 것이기 때문에 거꾸로 중국이 미국 코앞에다가 그런 걸 만들어도 미국은 절대로 용인을 못 할 텐데, 중국 입장에서는 절대로 용인할 수 없는 것이 한반도에 생겼는데 우리나라 정부가 계속 은근과 끈기, 때로는 중국의 홀대로 인한 굴욕을 감내하면서까지 계속해서 중국에 성의를 보여서 중국이 어쨌든 100% 이해를 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사드 배치를 거의 뭐 인정하는 식으로 이번에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 때 그런 식의 발언이 나왔으니까. 결국 우리나라 대통령이 중국의 분풀이를 받아주면서 실리를 챙긴, 이런 부분을 상당히 해외에서도 높이 평가하는 것 같고. 그리고 한미 FTA 같은 경우에는 재협상 자체가 나쁜 건 아닌데 우리나라 입장에서 우리한테 유리하게 재협상하는 건 좋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려고 재협상 하자는 게 아니기 때문에 미국한테 유리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잘 유예시킨 것도 해외에서는 높이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이런 대외적인 모습들 외에, 국내에서의 상황도 좀 긍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렇게 들었어요. 아무래도 부패 척결이나 촛불 시위 등 여러 가지 대대적인 개혁들이 있었는데 이런 점들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국내 최대 자본의 수장을 구속시키는 등 국내 개혁을 멈추지 않았다는 거죠. ‘여러 가지 대외적인 위협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를 정화하는 데 큰 걸음을 내딛었다’ 그러니까 보통 이전 정권들 보면 외부의 위협을 통해서 그걸 이용해서 내부의 긴장을 강화하고 그걸 통해서 권력을 강화하고 내부 개혁을 유예하는 그래서 더더욱 국민을 사찰한다든지 대통령이 모든 국내의 사정권력을 틀어쥔다든지, 이런 식으로 많이 활용했었는데 이번에는 외부에서 엄청난 위협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것을 다독이면서 오히려 긴장 국면을 조성하는 게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 노력하면서 외부의 위협이 있는데도 예를 들어서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 가능성을 차단한다든지, 아니면 검찰이라든가 권력 기관을 이렇게 대통령이 틀어쥐는 것을 하지 않는다든지, 이런 식으로 하면서 과거 정부에 있었던 국기 문란 사건이라든가 부정부패, 이런 것들을 다 진상 규명해가지고 국가 정상화를 위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점, 이런 게 우리는 잘 인지를 못해도 밖에서 보기에는 상당히 경이로운 노력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꼭 해외 언론의 어떤 순위에 연연해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올해 한국의 성취가 해외에서 국제사회에서 좀 긍정적으로 비춰진다는 점은 고무적인 얘기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