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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논란과 2030

<하재근의 문화읽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논란과 2030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유나영 아나운서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논란이 뜨거운데요.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자세히 이야기해봅니다. 어서 오시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안녕하세요.

유나영 아나운서

지난 20일이었죠.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남북단일팀 합의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 남북단일팀을 구성한다, 이런 북한 선수단 규모까지 발표가 됐는데, 이 소식에 2030세대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네, 2030세대의 반발이 엄청나게 큰데, 지금 우리 선수들이 출전권을 땄는데 왜 국가가 감 놔라 배 놔라 하느냐,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희생당하는 것 아니냐, 그리고 우리나라 팀이 조직력이 떨어져서, 왜냐하면 다른 선수들이 들어오니까, 조직력이 떨어져서 경쟁력이 하락하는 것 아니냐,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 스포츠가 정치에 휘둘리면 안 된다, 그리고 위안부 협상 같은 경우에 국가가 마음대로 해서 문제라는 건데 이것도 똑같이 국가가 마음대로 하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냐, 이런 식의 논리가 등장하면서 워낙 강력한 반발이 나타나다 보니까 지금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국무총리가 이와 관련해서 사과할 정도로 엄청난 파문이 일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갑작스러운 소식이다 보니까 논란이 뜨거울 수 있는 사안인 것 같은데, 이렇게 남북단일팀을 반대하는 측의 주장, 설득력이 있는 주장입니까?

하재근 문화평론가

그게 이상한 것이, 일단 우리나라 선수들이 출전권을 땄는데 왜 국가가 끼어드느냐. 출전권을 딴 게 국가입니다, 처음부터. 그러니까 이게 우리나라가 개최국 프리미엄 더하기 앞으로 아이스하키에 투자를 많이 하겠다고 국제연맹을 설득해서 국가가 정책적인 차원에서 따온 것이기 때문에 정책적인 차원에서 약간의 변동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게 그렇게 큰일인가. 그리고 우리나라 선수들이 희생된다는 것도 기존의 우리나라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려다가 못 나가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선수를 빼는 게 아니라 북한 선수가 더해지는 겁니다. 우리나라 대표 선수는 그대로 있고. 그리고 아이스하키는 선수가 수시로 들어왔다 나갔다 하기 때문에 나갈 선수가 못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각 개별 출전 시간이 약간 줄어드는 정도의 피해만 있다는 거죠. 그리고 성적이 위로 갈 게 떨어지느냐, 그것도 절대로 아닌 것이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하고 상당히 거리가 먼 최약체이기 때문에 이제 와서 하락하고 말고 이럴 것도 없는 거고. 그리고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싸울 일본이나 스위스가 단일팀에 반대하는 것을 보면 더 하락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락한다면 거기에서 반대할 리가 없으니까. 그리고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하는 것도 올림픽 정신에 원래 세계평화라는 목표가 있는 거고, 그리고 위안부 협상하고 비교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것은 위안부 협상에 문제가 있는 핵심적인 이유는 이게 일본의 반인륜적 범죄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반인륜적 협상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거지, 그런데 이번에 남북단일팀이 반인륜적 행위가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따져보면 남북단일팀에 반발하는 논리에 설득력이 있다고 이야기하기가 조금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사실은 국제올림픽위원회나 국제경기연맹에서 이 남북단일팀에 더 적극적이었다, 이런 얘기들도 나오고 있어요. 이건 또 어떤 얘긴가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우리나라보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그리고 국제 해당 경기연맹, 이런 데서 지금 더 적극적이고, 우리가 소극적으로 북한에 몇 명만 더 추가하겠다 이렇게 제안을 했는데 그쪽에서 오히려 더 늘려야 된다고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고, 심지어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측에서는 우리가 생각하지도 않았던 봅슬레이 남북 합동 주행을 지금 제안을 하면서, 남북 합동 주행 팀을 꾸리기만 하면 국제봅슬레이연맹 회장이 직접 와서 코치를 봐주겠다고 할 정도로 오히려 국제연맹 측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고, 이것만 보더라도 IOC,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 수가 있죠. IOC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니까. 그리고 국제연맹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이게 실제적인 이익이 있으니까, 남북단일팀이라든가 이런 것을 통해서 올림픽의 흥행이 더 잘 되고 해당 종목이 홍보가 더 많이 되기 때문에 이러는 건데, 이런 입장에서 보면 우리한테도 굉장한 이익이 되는 거죠. 우리야말로 올림픽 흥행이 잘 되면 우리 국익에 직결되는, 우리가 주최국이니까. 그런 이익이 있는 거고. 또 해당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서 국제연맹이 탐을 낼 정도의 그런 행사라면 각 개별 출전 시간이 약간 줄어드는 정도의 희생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니까, 이것을 과연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희생이라고 할 수가 있는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는 겁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그렇다면 2030세대가 이 일에 좀 유달리 반발하는 그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하재근 문화평론가

지금 2030세대는 개인주의적인 프레임이 굉장히 강하다 보니까 과거에 국가 중심, 공동체 중심 이런 사고방식이 거의 없어지고 개인 중심으로 가는 거죠. 그런데 그런 프레임으로 보면 각 개인이 노력해서 올림픽에 나가려고 하는데 왜 국가가 끼어들어서 누구를 대표 선수로 하라 마라 하느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고 그리고 특권, 불공정 이런 것에 굉장히 민감한데, 이게 뭐 북한에서 선수들이 내려꽂힌다고 하니까 자신이 어디 가려고 하다가 낙하산이 들어와서 밀려난 경험에 대한 어떤 감정이입, 내가 불공정한 일을 당하는 것 같은. 이런 심정이 개입하는 거고. 그리고 과거 같으면 이제 북한하고 통일을 해야 되고 북한하고 단일팀을 만들면 감격적인 일이고 이런 사고방식이었는데 지금 젊은 세대한테는 그런 사고방식이 전혀 없고 북한을 싫어하거나 심지어 혐오하는, 혐북 정서, 그리고 김정은을 혐오하는, 이런 정서가 워낙 강하다 보니까 왜 북한이 우리나라 올림픽에 끼어드는 거냐, 여기에 대해서 반발심이 굉장히 크게 나타나고. 남북단일팀을 만들어서 우리가 무슨 이익을 얻는 거냐, 이런 식의 프레임으로 생각을 하다 보니까 2030세대가 지금 깜짝 놀랄 정도로 반발을 한 겁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네, 알겠습니다. 진부한 얘기긴 하지만 세계인의 축제죠. 평화를 위해서 어느 쪽으로든 이 논란이 하루빨리 잘 봉합돼서 성공적인 개막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