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아는 와이프7.9% 시청률로 인기를 끌며 끝났다. 이 작품엔 처음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부인을 새로 바꾸고. 그 상태에서 또 불륜을 저지르는 남성 막장 판타지라는 것이다. 두 번째 부인은 단지 악녀로 소비되고, 남자주인공이 결국 사랑하게 되는 본 부인은 뽀글파마 원래 모습이 아니라 생머리로 예쁘게 꾸며진 남성의 이상형이어서 마지막까지 남성 판타지로 끝났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승승장구했다. 왜 그랬을까? 답은 간단하다. 남성판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주부들의 로망을 반영한 주부판타지였다. 그래서 드라마 주시청층인 여성들의 지지가 이어졌고 비난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무너지지 않은 것이다. 

작품은 뽀글머리 파마에 남편에게 폭언을 일삼는 분노조절장애 부인에게 치어 살던 남편이 과거로 돌아가 청순하고 우아하고 조건 좋은 음대 첫사랑을 선택하면서 시작된다. 이래서 남성들의 판타지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남성들의 몰입을 유도하기엔 남주인공 캐릭터가 너무나 비호감이었다. 맞벌이하는 부인이 집안일하랴, 애 키우랴 발을 동동 구르며 사는데도 자기 취미 생활만 하며 부인을 무시하고 집안일을 나몰라라 했다 

첫사랑을 선택해 가정을 새로 꾸린 다음엔, 첫사랑 부인 덕분에 처가의 원조로 좋은 집, 좋은 차에 직장에서의 인정까지 누리고 살면서도 부인이 시댁 식구들에게 일반적인 며느리 노릇을 못한다고 또 부인 탓을 하며 다른 여자를 넘봤다. 

그야말로 이기적인 찌질이캐릭터여서 빗나간 남성판타지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이건 부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남편의 모습이었다. 남편들이 부인 탓을 하지만 사실은 남편이 이기적이고 모자라기 때문에 가정에 평화가 깨진다는 생각이다.

 

부인들의 생각을 노골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막장드라마다. 대표적인 막장드라마인 아내의 유혹에서 여주인공은 점찍고 다른 여성으로 변신해 전 남편을 홀린다. 전 남편과 살 때는 천덕꾸러기였지만 독립하는 순간 우아한 백조가 된다. ‘아는 와이프에서도 여주인공이 능력 있고 매력적인 커리어우먼으로 변신해 전 남편을 홀린다 

부인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가정에 매어있기 때문이고, 거기에서 벗어나면 얼마든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심지어 아는 와이프에선 여주인공이 남주인공보다 승진도 빨리 한다. 이런 식으로 주부들에게 대리만족을 심어주는 것이다.

 

아내의 유혹에서 남편인 변우민은 본 부인을 버린 후 결국 파멸해 개고생을 하게 된다. ‘아는 와이프에서도 부인을 갈아치운 남주인공은 결국 직장에서 쫓겨나고 살 집도 없이 개고생을 하게 된다. 

막장드라마에서 남편을 홀리는 매력적인 여성은 결국 악녀로 드러난다. ‘아는 와이프에서도 남주인공을 홀린 청순하고 우아하고 조건 좋은 음대 첫사랑은 결국 이기적이고 바람피는 악녀였다. 이것을 두고 여성을 남성의 관점에서 악녀로 소비했다는 비난이 이어졌는데, 사실은 주부들을 위한 것이었다. 

남편들에게 나도 밖에 나가서 자유롭게 일하고 꾸미면 지금보다 훨씬 잘 나갈 수 있다. 당신 때문에 내가 아줌마로 주저앉은 것이다. 밖에서 우아하게 꾸미고 다니는 여자하고 살아봐야 좋을 것 없다고 고하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부인이 억척스러워지는 것은 전적으로 남편 탓이니 남편이 바뀌면 부인도 바뀐다는 내용도 담았다. 남편에게 참회의 눈물도 흘리게 한다.

 

난 네가 변하는 게 너무 무서웠어. 평생 그런 널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도. 그게 내 탓인 줄도 모르고 ... 내가 이기적이었어. 내가 어리석은 선택을 했어. 너무 늦었지만 정말 미안해 

운명적인 인연도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로망이다. ‘아는 와이프는 몇 번이나 과거를 바꿔도 결국 두 사람이 이어진다는 운명을 그렸다. 마지막엔 완전히 가정적으로 변한 남편의 모습을 통해 거의 여성들을 위한 교훈극 같은 느낌으로 끝을 맺었다 

주부판타지 막장드라마를 미니시리즈로 순화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판타지는 오해였다. 이 작품의 성공을 통해 드라마 주시청층인 여성들의 욕망을 반영하는 드라마는 욕을 먹으면서도 성공한다는 걸 알 수 있다.

Posted by 하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