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과 관련해 연일 비현실적인 소식들이 쏟아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일단 가장 비현실적인 소식으로 타임지 표지 사건을 들 수 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잡지 타임의 표지 모델이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언론은 한국인이 타임 표지에 오르는 사태를 아예 상상도 못 했던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등이 타임지 표지에 실렸다고 우리 언론이 그동안 보도해왔다. 그런데 사실은 타임지 아시아판 표지였다. 이번에 방탄소년단은 아시아판이 아닌, 미국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바로 그 타임, 즉 타임 글로벌판 표지에 실렸다.

 

한국인이 타임 글로벌판 표지에 오르는 사태를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언론은 그동안 타임지 아시아판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그냥 타임지 표지라고 통칭해왔을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판 표지에 오르자 비로소 아시아판을 구분해서 역대 타임 표지에 오른 한국인을 분류하고 있는데 정리가 안 된다. 어떤 매체는 노태우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이 타임 글로벌판 표지에 올랐다고 보도하는데, 또 다른 매체는 아시아판이었다고 보도한다. 애초부터 구분을 정확히 안 했기 때문에 혼란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들 외에 간간이 우리에게 소개됐던 타임지 표지 일반 한국인 사례들도 모두 아시아판이었다. 그 아시아판을 우리 언론은 타임 글로벌판과 구분하지 않고 보도해왔던 것이다. 방탄소년이 황당하게도글로벌판 표지에 오르자 이젠 확실히 구분할 필요가 생겼다.

 

매체들의 정리를 보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이 타임 글로벌판 표지에 실린 것은 사실로 보인다. 이들은 전쟁과 쿠데타 등 중대한 사건의 주인공들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은 그런 사건과 상관없이 단지 가수로서의 인기만으로 타임지 표지에 올랐다. 그야말로 있을 것 같지 않았던, 비현실적인 사건이다.

 

또다른 비현실적인 사건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벌어졌다. 방탄소년단이 싸이에 이어 한국인으론 두 번째로 여기서 상(페이버리트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이것만 해도 큰 사건인데, 더 놀라운 것은 방탄소년단이 시상식에 불참했다는 점이다. 이 정도 되는 시상식에서 후보로 부르기만 해도 만사를 제치고 갈 일이다. 일정을 잡더라도 시상식 시기를 피해서 날짜를 배치한다. 세계적인 슈퍼스타 정도만 시상식 시기와 상관없이 일정을 잡고, 상을 주는데도 불참한다. 한국인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상을 주는데도 불참하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또다른 비현실적인 일은 영국에서 나왔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방탄소년단을 “21세기 비틀스라고 표현한 것이다. 한국에서 한국 아이돌을 비틀스에 견줬다면 허튼소리라며 웃음거리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 매체들이 방탄소년단과 비틀스를 함께 거론하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황당했는데, 심지어 비틀스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연예매체도 아닌 영국 공영방송 BBC가 방탄소년단이 현대의 비틀스라고 공언한 것이다. ‘이게 실화냐?’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사건이다.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성취의 연속이다. 한국 아이돌이 여기까지 올 거라고는 (적어도 상식적인 사람 중에선)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더 놀라운 건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세계순회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방탄소년단의 국제적 위상이 더 뛰어오를 것이다. 유엔연설이나 타임지 표지 사건 등으로 인지도가 폭등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비현실적인 일들이 터져 사람들을 기함하게 할지 가늠이 안 된다.

 

Posted by 하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