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는 대인배가 될 수 있었다. <나는 가수다>에서 모두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가수 김건모가 7위를 했다. 충격이었다. 후배가수들이 모두 경악에 휩싸였다. 그때 김건모가 흔쾌히 결과에 승복하고 하차했다면?

그랬다면 김건모는 대인배로 칭송 받았을 것이다. 김건모가 이렇게 하차한다고 해도 그의 명예에 조금도 손상이 갈 일은 없었다. 모든 사람이 이런 식으로 결정된 등수에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신에 깨끗하게 결과에 승복하는 사람으로 오히려 명예가 커져 대인배가 됐을 거란 얘기다.

사실 김건모쯤 되는 대형가수가 이런 프로그램에서 계속 평가 받으며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이 정도 방송한 것으로 팬서비스했다고 치고 적당히 빠지는 것이 확실히 더 나은 구도였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김건모에게 재도전할 기회를 줬고 그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이것으로 그는 원칙을 깬 사람이란 멍에를 쓰게 됐다. 그 자체로 비호감의 씨앗을 남겼다.

게다가 앞으로도 문제다. 지금 탈락하면 명예로운 탈락이었겠지만, 이렇게 살아남아서 다음에 또 탈락하게 되면 그땐 정말 '대망신'이다. 득될 것은 별로 없는데 리스크는 대단히 큰 길을 선택한 것이다.

김건모가 아닌 다른 가수가 탈락하면 더 문제다. 그러면 김건모는 원칙을 깨고 욕심 부려 후배를 밀어낸 '밉상'으로 인식될 수 있다. <나는 가수다>가 '나는 선배다'로 바뀌는 것이다.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안타깝다.

곱등이는 아무리 없애려 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며 요즘 네티즌들이 혐오하는 곤충이다. 이것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계속 살아남는 출연자를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된다. 이 호칭을 선사받는 사람을 보는 시선은 절대로 좋지 않다. 대형가수이자 국민가수인 김건모가 곱등이의 구도로 가는 것은 패착이었다.


- 대인배 될 수 있었던 이은미 -

비슷한 시기에 <위대한 탄생>에서는 이은미가 네티즌의 비난을 받았다. 그녀는 이진선, 박원미를 떨어뜨리고 권리세와 김혜리를 끌어올렸다. 시청자는 납득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기대하는 것은 외모만 중시하는 주류 기획사판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것이 김태원의 '외인구단'에 찬사가 쏟아진 이유다. 이은미는 정확히 그 반대의 구도를 보여줬다.

그뿐만이 아니라, 여기서도 원칙의 문제가 작용했다. 사람들은 권리세의 가창력이 가장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권리세는 <위대한 탄생> 초반부터 미스코리아 등 외모로 화제가 된 것이지, 노래실력으로 인정받은 것은 아니었다.

반면에 이은미는 <위대한 탄생> 멘토 중에서 가장 엄격해보이는 사람이었고, 가창력을 중시하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그런 이은미가 다른 도전자가 아닌 권리세를 뽑았을 때 사람들은 원칙이 뭐냐고 물었다.

만약 계속해서 외모를 강조했던 방시혁이 권리세를 뽑았다면 반발이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방시혁의 원칙은 그런 것처럼 느껴졌으니까. 이은미니까 충격이 더 큰 것이다. 그녀의 원칙이 무너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은미는 권리세가 열심히 한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는데, 도전자 중에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열심히 하는 것이 기준이라면 수많은 사람들이 구제되어야 했을 것이다.

이은미도 대인배가 될 수 있었다. <위대한 탄생>에서 권리세는 외모의 상징으로 일종의 아이돌처럼 여겨졌었는데, 그런 권리세가 아닌 가창력 중심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였다면 이 프로그램 최대의 이벤트가 되면서 김태원 이상의 대인배로 칭송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고 결국 또 하나의 곱등이 신화를 낳고 말았다.

그리하여 같은 시기에 김건모와 이은미는 네티즌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심지어 김건모 재도전을 주장한 김제동마저 비난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원칙의 힘은 이렇게 무섭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앞으로 원칙이 애매해지는 구도를 만들면 안 될 것이다. 시청자는 울화통이 터지고, 프로그램과 출연자가 모두 죽는 길이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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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격하게공감 2011.03.21 12:2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나가수는 웃으면서 끝낼수 있는일을 온국민의 지탄을 받는 일로 만들어버렸고
    이은미는 소신과 원칙없는 멘토의 대표적인 예로 길이길이 남게 되었다고 봄.

  2. 다영맘 2011.03.21 12:2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동감합니다
    발표후 멍해진 후배들한테 "앞으로 진지하게 해" 라고 말하면서 떠나려할때 정말 선배답다고 생각햇는데 ...재도전으로 얻는것보다 잃는게 더 많아 오히려 최대의 피해자가 된다는걸 왜 모르는지...그런면에선 받아들인 사람도 문제지만 후배들과 제작진 많이 반성해야할듯 오랜만에 목말라있던 좋은 노래들을 들을 수 있어서 기대했던 프로그램이 엄청난 실망을 주어 앞으로 나가수 보고 싶지 않아요/이은미도 가창력 좋고 소신도있는 몇안되는 가수인줄알았는데..소중한 다른 참가자들을 짓밟은 변덕꾸러기란 인상만 남아요

    • 그래도 모든 탓은 김건모 2011.03.21 12:31  수정/삭제 댓글주소

      한순간 판단착오이긴 하지만
      결국엔 그 어느누가....권했더라도
      김건모가 스스로 사퇴했어야 하는게 옳은건데....

      아쉽다..정말로

    • 이은미 명예하차글 잘 보았습니다.. 아래 자격증관련 정보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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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제생각엔 김영희피디가 이상황을 유도한거 같습니다. 욕을 먹더라도 프로그램 홍보가 우선이란 생각으로 이렇게 풀어간거라고 봅니다. 방송밥이 몇년인데 이렇게 진행하면 욕먹는다는 생각을 못했을까요? 너무 잘아니 했으리라 봅니다 덕분에 김건모 이소라는 그저 이미지 소진만 하고 국민안티 모으고 있네요...

  4. 이소라 좀 감정적으로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왜 애기같이 어리광부리고 시청자들한테 지 마음을 알아달라고 난리냐.
    좀 쿨해져라.
    니가 떨어져봐야지 정신을 차리겠냐?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게 문제다.
    너무 감정적이고 원리원칙을 구분못하고 정에 사로잡힌다.

  5. 감정적으로 나온것도 좋지않았지만
    일부러 방송으로 편집을 해서 내보낸 의도가 궁금하데요
    방송에서 보지못하는 그들의 이면이야 우리가 어찌알겠어요
    그런 이면 중 하나를 편집해서 보여주는 의도가 참,,,
    정말 잘하는 가수들이 노래부르는 게 보고싶어 본방 사수하고 보고있다가
    참 허탈해지데요
    아,,,참 재미없구나,,,쩝
    위탄도 그렇고 방송보다보니
    시청자를 위한 방송이 아닌
    저네들을 위한 놀이(?)정도인거 같습니다

  6. 격한 공감이요.
    용두사미였어요. 낚여도 기분좋아야하는 예능인데 왜 이리 찝찝한지...
    훌륭한 가수들의 열창이 궁금한것도 사실이지만 다시 시청하고 싶지 않아요

  7. 김건모는 정신차려야 하고
    김제동의 인기는 거품이 좀 있는 듯합니다.

  8. 김제동의 오지랖발언은 솔직히 그냥 예의상해준정도로 보입니다. 설마 자기가 그거한번말했다고 정말 실현될줄 알았겠씁니까? 김영희가 안돼라고말했으면 원칙적인김영희와 선배생각하는 김제동의 아름다운그림인거죠. 문제는 이소라와 김영희가 진짜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다는거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웃어야되나 한심하다고해야되나.

  9. 참 이번 주 방송은 정말 황망하기 그지 없었던 방송인 것 같습니다.

  10. 권리세가 꼭 외모나 노력(근성)땜에 뽑힌건 아닌것 같은데요..?
    권리세가 얼굴 좀 이쁘니까 진짜 온갖 상욕을 먹는듯(이은미씨를 포함).

    물론, 이진선과 박원미가 권리세보다 노래잘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정도로 잘하는 사람은 주변에 널렸거든요?
    음색도 그렇고, 감정이나 분위기.. 매력이 너무 흔하고, 평범합니다.
    그렇다고 그 모든걸 극복할정도로 미션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남들에겐 없는, 자신만의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건 사실입니다.

    실력이 없는 권리세의 근성에 유난히 점수를 많이 줬던건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많아서인것 같구요.
    하지만, 근성이.. 뽑히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아닌것 같습니다.
    근데 그 말(근성)이 마치 뽑히게 된 결정적인 이유인것마냥 부각되서
    이렇게 온갖 욕을 듣는 것 같구요.
    제가 봐도 고만고만한 넷중엔 그나마 권리세랑 김혜리 뽑겠습니다.

    박칼린씨도 그랬죠. 남자의자격에서 노래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시선을 끄는
    매력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아무리 노래잘해도 흥미없으면 안뽑는다고.
    그걸 외모지상주의라고 하면 곤란하죠.
    매력을 보는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아서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공감이 가던데요...

    저는 왜 이토록 욕을 먹는건지.. 잘 이해가 안됩니다.
    김태원 외인구단 저도 감동적으로 봤지만... 일부 광적인 팬들이
    방시혁이랑 이은미 멘토 심사과정을 너무 심하게 깝니다.
    비판수준을 넘어서 인신공격, 상욕 수준이고.
    그래서 저는 처음에 너무 좋아했던 백청강이 이젠 싫어지기까지 합니다.

    도가 지나친 비난이 자극적으로 눈에 확 띄고, 여론을 몰아간다고 해서
    그게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하면,
    저도 할 말은 없지만... 정말 너무 과합니다.

    나는가수다.. 김건모 얘긴 제가 그 프로를 단한번도 안봐서 잘 모르겠구요.
    저는 위탄 애청자입니다.
    특정 참가자의 팬이 아니고, 거기 나온 사람 모두가 다 이쁘고, 좋은데..
    일부 광팬의 지나친 찬양과.. 타참가자들, 멘토들에 대한 비하가
    간혹 눈쌀을 찌푸릴만큼 보기 안좋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11. 어이없이 2011.03.23 05:0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선동만을 하고있는.선동과 추천을 목적으로 하는 글이네요
    그걸 굳이 나쁘다고는 못하겠습니다만 좀 아쉽네요
    현재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화제들을 적당히 섞어서
    관심사로 주목시키고 잔뜩 까고 싶던 사람들의 구미를 맞춘 글..

    공감이고 나발이고를 떠나 글 자체가 참 마음에 안드네요
    개인적으로 무지 싫어하는 유형의 글이거든요
    뭐..유치한 제목에 저도 일단은 낚이긴 했지만 말입니다
    잘보고 간다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허무하네요
    맛있는 글을 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