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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낸시랭 노출은 무엇이 달랐길래?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다. 선거일 하루 전에 공개된 낸시랭의 노출사진에 네티즌의 찬사가 쏟아졌다. 그전까지 낸시랭 관련 기사엔 악플 비율이 훨씬 더 높았었다. 특히 낸시랭의 노출 관련 기사엔 악플이 현저히 많았다. 그랬던 것이 이번에 찬사가 더 많은 상황이 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곽현화의 노출 사진도 공개가 됐다. 이 사진에 대해선 악플이 훨씬 더 많았다. 같은 노출이었는데 왜 이렇게 정반대의 반응이 나왔을까?

 

일단 양쪽 다 취지는 좋았다. 선거일이 닥쳤으니 투표하자는 이야기였다. 이건 민주주의를 살리자는 말이기 때문에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다. 투표율은 특히 2000년대 들어서 점점 더 중요한 이슈가 돼가고 있다.

 

낸시랭의 경우엔 그 대의명분이 호감으로 작용했다. 많은 사람들이 낸시랭에게서 새삼 ‘개념’을 발견하며 찬사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곽현화는?

 

곽현화는 최근에 노출이나 성적인 뉘앙스를 내포한 이미지가 워낙 많았던 것이 문제였다. 말하자면 ‘식목일엔 나무 심자고 벗고, 일요일엔 잘 쉬라고 벗고’ 하는 와중에 투표일이 됐으니 투표하자고 벗는 것 같은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그 횟수가 너무나 잦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곽현화의 투표 권유 노출 사진을 보자마자 네티즌이 부정적인 반응을 표출한 것이다. 반면에 낸시랭은 한동안 노출이 뜸했다. 바로 이 빈도의 차이가 같은 주제 같은 노출임에도 불구하고 극과 극의 반응을 만들어낸 이유였다.

 

 

 

빈도의 차이는 아주 단순하게는 질리는 느낌과 신선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진정성의 차이도 만들어낸다.

 

낸시랭은 한동안 안 벗다가 이번에 투표를 권유하면서 벗었기 때문에 방점이 투표에 찍힌다. 투표를 유도하기 위해서 요즘엔 잘 하지 않던 노출을 한다는 구도인 것이다.

 

반면에 곽현화는 최근에 툭하면 노출 이미지를 선보였기 때문에 방점이 노출 그 자체에 찍혔다. 어차피 노출 이미지로 계속 화제몰이를 하던 차에 선거라는 건수를 이용한다는 느낌인 것이다.

 

이 두 사람의 진심이 어떤 것이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구도가 그렇게 짜여졌다는 말이다. 그래서 두 사람이 거의 같은 이미지를 선보였는데도 불구하고 정반대의 반응이 나왔다.

 

진정성의 느낌이 얼마나 중요하냐면 월드컵 노출 응원녀를 생각하면 알 수 있다. 월드컵 응원녀들은 처음엔 찬사를 받았다. 월드컵 응원을 열정적으로 한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그런데 노출이 계속 반복되다보니까 주객이 전도되어, 노출로 뜨기 위해 월드컵을 이용한다는 느낌이 형성됐다. 진정성의 느낌이 훼손된 것이다. 이때부터 월드컵 노출 응원녀들은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진정성의 느낌은 이렇게 중요하다.

 

이번 일을 통해 아무리 좋은 이미지나 행위라도 너무 과하거나 자주 하면 역효과가 나타난다는 걸 알 수 있다. 또 그것이 진정성을 훼손하는 수준까지 나아가면 착한 일을 하고도 악플이 쌓이는 구도까지 형성된다는 걸 알 수 있다. 뭐든지 적당한 게 좋은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