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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상 칼럼

더킹투하츠, 클럽M의 진짜 정체는

 

<더킹투하츠>에서 이승기가 드디어 클럽M의 정체를 알게 됐다. 지금까지 장난스럽던 이승기 캐릭터는 이로서 클럽M에 맞서는 늠름한 왕의 캐릭터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클럽M은 이 드라마에서 무기를 파는 군산복합체로 제시된다. 한국에도 공군기들을 비롯한 각종 무기들을 팔았다. 이들은 한반도 긴장완화나 남북통일을 싫어한다. 또 막강한 힘을 갖춘 집단으로 세계의 정계를 지배한다. 세계 곳곳에서 클럽M의 장학생들이 오피니언리더로 활약한다. 한국에서도 클럽M의 수혜를 받은 사람들이 여론을 주도한다. 한국에서 왕을 살해했지만 그 다음 왕이 클럽M의 영향력 때문에 그들을 섣불리 적대시할 수도 없다.

 

클럽M은 미국을 떠올리게 한다. 네티즌들은 클럽M이 밀본이라고 농담을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어차피 미국이 지난 시대의 밀본이었으니까. 예를 들어 한때 한국을 비롯해 제3세계 경제체제를 좌지우지했던 IMF의 경우, 드러난 대표는 유럽인이었지만 실질적으로 IMF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은 뿌리(밀본)은 미국이었다.

 

미국 경제체제의 근간이 군산복합체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미국은 언제나 전쟁을 수행하거나 부추기며 경제를 굴려왔다. 미국의 기술개발도 군사부문 투자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예컨대 컴퓨터나 인터넷도 군사부문에서 시작됐다.

 

드라마의 클럽M처럼 미국은 한국에 무기를 팔며 큰 이익을 올린다. 요즘도 미국에서 F35를 생산하는 기업은 한국이 이 전투기를 사줄 것을 고대하는 중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대규모로 무기를 도입할 때마다 이 드라마에서처럼 의혹과 논란이 나타났었다.

 

 

 

미국을 비롯한 우리 주변 강대국들은 한반도 긴장완화나 통일을 반기지 않는다. 남북한 대치상태가 현상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북한이 적대국으로 유지돼야 그것을 이유로 미일동맹의 군비를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 또 남한을 대륙봉쇄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은 군산복합체를 돌리기 위해 언제나 긴장을 필요로 한다. 긴장은 적이 있어야 만들어진다. 문제는 소련이 무너지자 ‘유의미’한 적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국과 상대도 안 되는 이라크 같은 나라가 미국의 엄청난 적으로 격상됐다. 그리고 악의축이라는 이름으로 북한도 강력한 적으로 규정됐다. 따라서 한반도는 긴장 속으로 빠져들었다.

 

클럽M처럼 미국도 막강한 힘으로 세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들 중에는 실제로 미국의 장학생 출신도 많다. 미국은 장학금을 주거나 학위를 주는 방식으로 세계의 지식인들을 포섭한다.

 

박정희 시해에 미국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꼭 이 사안이 아니더라도 미국은 세계 곳곳의 정변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했을 때 클럽M은 이 세계의 밀본이며, 대한민국 건국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던 미국이라고 생각된다. 극중에서 윤제문이 이승기를 우습게 보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였을 것이다.

 

<더킹 투하츠> 극중에선 국왕이 살해된 후, 발표된 증거를 가지고 북한소행이라며 정치인들이 강경한 목소리를 냈고 일련의 사건 전개가 이어졌다. 이것은 천안함 사건 이후에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이렇게 보면 <더킹 투하츠>는 남북관계와 한반도 주변정세를 포괄하는 그림을 담은 우화처럼 느껴진다. 이 드라마에서 국왕 비서실장은 국왕인 이승기에게 이 엄혹한 현실에 맞설 용기가 있느냐고 묻는다. 그것은 분단국에 살고 있는 바로 우리를 향한 물음이기도 했다. 우리는 현명하고 냉정하게 남북관계에 대처할 자신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