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중사회문화 칼럼

싸이까지 이간질낚시에 이용하는 망국적 행태

 

싸이가 빌보드 2위한 것을 두고 일본 네티즌들이 격한 반응을 보였단다. 한국인들의 조작이라면서 싸이의 성과를 폄하했단다. 각종 댓글로 싸이를 조롱했단다. 한 매체의 기사 내용이다.

 

어김없이 우리 네티즌도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을 조롱하는 댓글들이 쌓였다. 낚인 거다.

 

싸이를 이용해서 한일 관계를 이간질하는 언론의 낚시 행태는 며칠 전부터 있어왔다. 미국에서 그렇게 인기 있는 싸이가 일본에서는 인기가 없다며, 일본이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내용을 전하는 기사들이었다.

 

거기에 네티즌들이 강한 반응을 보이자, ‘옳다구나’하며 이번엔 누군지 알 수도 없는 일본 네티즌의 말들을 빌어 ‘일본, 싸이 신드롬 한국조작설 유포’ 기사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런 기사들이 한국에서 장사가 되니까. 만선을 보장하는 환상의 떡밥이다.

 

이런 기사들은 매우 위험하다. 양국 대중 간에 감정이 좀 안 좋더라도, 정치인이나 언론매체는 그런 감정들이 증오로 폭주하지 않도록 국민을 다독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반대로 무책임한 정치인과 언론은 국민의 감정을 이용해 자기 장사를 하고, 결국엔 나라를 망국의 길로 이끈다.

 

이번 싸이를 통한 이간질 보도가 딱 그 꼴이다. 설사 일본에서 어떤 네티즌이 싸이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했더라도, 그게 한국에서 기사화될 일인가? 과거에 이병헌의 헐리우드 영화가 개봉했을 때는, 일본의 한 블러거가 이병헌을 폄하한 것을 대단한 사건이라도 되는 양 한국언론이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우리 대중이 이런 떡밥을 덥썩덥썩 물기 때문이다. 낚시꾼은 물고기가 좋아하는 떡밥을 푼다.

 

 

 

일본사람이 싸이를 싫어하건, 이병헌을 싫어하건, 그건 자기들 마음이다. 우리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왜 너희들은 싸이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냐?’라며 윽박지르는 건 웃기는 일이다.

 

일본은 카라,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이 싸이 같은 아저씨 스타일을 좋아하기가 쉬울까? 그냥 ‘일본의 취향이 그런 것이려니’하고 넘기면 그만이다. 전혀 핏대 세울 일이 아니다.

 

설사 일본의 일부 네티즌이 조작설을 주장했다고 했더라도,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인 만큼 무시하면 그만이다. 이런 기사를 보고 우리가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를 조롱하면, 그게 결국 한일간의 더욱 큰 증오로 이어진다. 기본적으로 전쟁할 생각이 아니라면 다른 나라를 조롱해선 안 된다.

 

대중의 증오를 부채질해서 장사하려는 우리 언론매체의 망국적 상업주의에 놀아나선 안 된다. 그런 것들을 주요 기사로 내거는 포털들도 문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던 말던, 누구를 좋아하건 싫어하건, 쿨하게 넘길 수 있는 관용성이 필요하다. 그것이 한국을 더욱 매력적인 나라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런 관용성이 우리 내부로 적용되면, 주류가 아닌 이상하고 괴상한 사람들이 저마다 개성을 발전시키면서 제2, 제3의 싸이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