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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티아라 소속사의 불가사의한 관리법

 

티아라의 멤버 아름이 탈퇴하고 솔로로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이후 아름의 SNS로 인해 인터넷이 시끌시끌하다. 아름이 SNS에 ‘난 정말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니까요. 죽는 것도 두렵지 않다니까. 첫 번째 예고’라고 올린 글이 많은 사람들과 매체의 상상력을 발동시킨 것이다.

 

사람들은 이 글이 아름의 참담한 심경을 대변하고 있다면서 또 왕따 당한 것 아니냐, 자의가 아닌 타의로 그룹에서 쫓겨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매체들이 심리 분석가가 돼서, 문제의 SNS 글에 첨부된 사진이 무표정해서 의미심장하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 SNS 논란으로 인해 티아라 멤버들이 아름을 왕따시켜 쫓아낸 혐의자로 찍히고 있다.

 

티아라는 이미 SNS로 인한 치명적인 환란을 겪은 그룹이다. 멤버들이 아무 생각없이 SNS에 올린 글들로 인해 화영 왕따설이 퍼졌고, 그로 인해 국내에서의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티아라가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바로 그런 왕따 행위를 했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사람들은 SNS에서 포착된 단서를 실마리로 알아서 디테일을 채워 넣으며 왕따설을 완성시켰다. 일단 발화된 의심은 자기자신의 생명력으로 스스로 거대해졌고, 이에 대처할 방법은 없었다. 행위가 있었음을 증명하긴 쉬워도 없었음을 증명하긴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도 티아라가 왕따설에서 벗어나는 건 그리 쉽지 않아보인다.

 

이미 이런 일을 당했던 그룹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SNS 사용에 강력한 주의 혹은 금지가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SNS에 무심코 올린 한 마디, 아무 생각 없이 올린 사진 한 장이 수많은 추측과 억측을 초래하는 나라다. 아이유 사건에서도 보듯이, 네티즌의 SNS 민감성은 대단히 놀라운 수준이다.

 

 

 

게다가 특히 티아라는 수많은 네티즌의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SNS 사용에 주의가 있었어야 했다. 요즘엔 일반 연예인들에게서도 SNS에 대한 경각심이 커져가는 추세다. 그런데 어떻게 티아라처럼 이미 SNS로 인해 치명적 타격을 입었던 팀에서 아직까지도 의혹을 초래하는 SNS 사용이 나타난단 말인가?

 

아름이 SNS에 ‘ㅅㄱㅅㄷ"’라고 올린 것에 대해서도 ‘쉬고싶다’, ‘살고싶다’ 등등 분분한 해석이 나타나고 있다. 그걸 가지고도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으면 이런 글을 올렸겠느냐며 다시 티아라에게 비난이 쏟아진다. 앞의 사진에서 무표정이 문제가 됐다면, 이번 사진은 어두운 표정에 공허한 시선이라서 또 문제가 됐다.

 

아름이 올린 페이스 페인팅 사진과 글은 아름이 현재 정신적으로 심각한 상태라는 식의 해석을 낳고 있다. 이것도 역시 ‘티아라 멤버들이 오죽했으면...’이란 비난으로 이어진다. SNS 논란이 결국 인터넷에서의 불필요한 소음을 초래하고 티아라를 향한 증오를 강화시키는 효과를 낳는 것이다.

 

 

소속사는 이번 논란을 부인하면서 ‘SNS글로 인한 추측, 확대 해석을 자제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는데 정말 태평한 소리다. 한국은 SNS로 인한 추측, 확대 해석이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나라다. 그러니 문제가 터진 다음 수습할 것이 아니라, 애당초 이런 문제의 근원을 관리했어야 했다. 이걸 그동안 몰랐단 말인가?

 

티아라처럼 네티즌의 민감한 관심을 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SNS를 하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본인들에게 위험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무심코 올린 SNS 한 마디가 언제든 치명적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지금쯤이면 웬만한 기획사에서도 다 알 것이다. 그런데 왜 티아라에선 계속해서 SNS 논란이 터지고 사후약방문만 나오는 걸까? SNS의 자율적 활용이 회사의 관리 ‘의지’라도 되나? 정말 불가사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