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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상 칼럼

임성한 사진 조롱이라는 막장 놀이

 

 

임성한 작가와 관련된 기사에선 아주 특이한 일이 나타난다. 증명사진 같은 느낌의 임성한 작가 사진이 그야말로 ‘대문짝만하게’ 걸리는 현상이다. 이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보통 드라마 작가의 사진은 기사에 잘 걸리지 않는다. 드라마 작가가 언급되는 기사는 대부분 드라마와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작가가 쓴 드라마의 한 장면이나 아니면 드라마 출연자 물망에 오르내리는 스타급 배우들의 사진이 주로 걸린다.

 

설사 작가의 사진을 걸더라도 증명사진 같은 느낌의 사진을 화면 전체에 확대해서 거는 일은 거의 없다. 작가가 아니라 연예인이라고 해도 증명사진 같은 것을 확대해 걸진 않는다.

 

보통 증명사진 같은 유형의 사진은 사람들이 공개를 꺼리게 마련이다. 그다지 잘 나오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것을 크게 확대해 사람들에게 공개하면 부끄러움을 느낄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일부러 공개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굳이 그런 걸 확대해서 전면에 내거는 ‘짓궂은’ 짓을 하는 매체도 거의 없다.

 

그런데 유독 임성한 작가와 관련된 기사엔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벌어진다. <오로라 공주> 때 임 작가의 사진을 물리도록 봤고, 최근에도 한 포털에서 화제가 된 기사에 임 작가의 사진이 매우 크게 확대돼 걸리는 일이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선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 왜 임성한 작가 관련 기사에만 나타나는 걸까?

 

 

 

그 답은 댓글을 보면 알 수 있다. 가끔 임성한 작가와 관련된 글이 포털 메인에 걸리면서 문제의 사진이 있는 경우엔, 임 작가를 조롱하는 댓글이 많이 달린다. 그중엔 임 작가의 외모를 조롱하는 내용도 많다. 증명사진을 잔뜩 확대해 인터넷에 걸 경우 좋은 말을 들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 사진 생각은 안 하고 임 작가 사진을 조롱하는 데에 열중한다.

 

바로 그런 반응을 노리고 임성한 작가의 사진을 확대해 거는 것으로 보인다. 임성한 작가가 워낙 엽기적인 작품성(?)으로 네티즌에게 조롱의 대상이 되어 화제성이 커지자, 조회수와 댓글을 원하는 사람들이 임 작가의 확대 사진을 악플 유도용 ‘떡밥’으로 투척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굳어져서 임 작가 사진 걸고 조롱하는 것이 신종 스포츠처럼 느껴질 정도다.

 

임성한 작가를 그렇게들 조롱하는 이유가 작품의 막장성 때문인데, 증명사진 같은 것을 잔뜩 확대해 걸고 조롱하는 행위도 그에 못지않은 막장적 행태로 여겨진다. 그저 인신모독, 망신주기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작가를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비판은 작품분석을 통해야만 한다. 그래야 막장드라마와는 다른 품위 있는 비판이 된다. 사진 확대해놓고 집단 조롱을 유도하는 1차원적 행위를 하면서, 한편으론 막장드라마를 비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인신모독하면서 악플 유도하는 기사나, 유체이탈하는 황당 드라마나 오십보백보 아닌가? 독자 입장에서도 증명사진 같은 것이 잔뜩 확대되어 전면에 걸린 모습은 시각적 테러다. 이젠 임성한 작가의 ‘그 유명한’ 확대사진을 그만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