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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2

 

<하재근의 문화읽기> 신경숙 작가 표절 논란

EBS | 입력 2015.06.22. 21:06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오늘 이제 '엄마를 부탁해' 이 유명한 작가인데요, 신경숙 작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금 표절 논란에 휩싸여서 독자들을 굉장히 충격에 휩싸이게 했는데요.

어떤 부분이 표절 의혹이 제기됐는지 얘기해주시죠.

하재근

이것이 이제 이응준 작가라는 분이 이제 고발을 한 건데,

신경숙 씨가 과거에 '전설'이라는 단편소설을 발표했는데

그게 일본의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의 '우국'이라는 단편소설하고 유사한 부분이 그 안에 있다는 겁니다.

그 두 개의, 아마 관련 이미지가 나올 것 같은데요.

여기서 보면 두 개 단락이 나오는데, 앞에 이제 신경숙 씨의 소설의 단락,

미시마 유키오 소설의 단락이 에피소드가 전개되는데

그게 건강한 육체, 밤은 격렬, 흙먼지, 안타까워, 쓰러뜨리는, 기쁨을 아는 몸, 남자가 기뻐했다,

이렇게 거의 유사한 키워드들이 동일한 순서로 양쪽 소설에 똑같이 등장을 하기 때문에

이것은 좀 비슷해도 너무 심하게 비슷하다라고 표절 의혹이 굉장히 강하게 지금 제기가 되는 거고,

이게 그간에도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표절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에 특히 충격인 것은 신경숙 작가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이러한 작가마저도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는 것이 충격을 주는 것이고

게다가 왜 하필이면 또 다른 나라의 원본이라고 간주, 의혹을 받고 있는 소설이

하필이면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인지,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는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작가고,

일본의 군국주의를 부활해야 된다면서 할복 자살한 사람인데,

하필이면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그런 우익 작가의 글을 베꼈다는 의혹을 받으니까

이게 지금 나라 망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겁니다.

유나영

그런 작가의 개인적인 배경도 있었군요.

그런데요, 신경숙 작가는 문제가 된 작품인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

이 작품을 읽어본 적도 없다 이런 해명을 했어요.

하재근

그것을 보고 사람들이 많이 질타를 하고 있는데,

이게 지금 신경숙 씨는 정말로 '우국'이라는 그 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과거에 읽었던 단편소설 하나도 기억이 안 납니다. 거의 다 잊어버렸습니다.

신경숙 씨가 잊어버렸을 수도 있는데, 문제는 결과적으로 나타난 현상은 비슷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신경숙 씨가 거기에 대해서 분명히 인정을 하고,

나는 기억이 안 나지만, 과거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국'을 읽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그때 인상 깊었던 부분이 뇌리 속에 남아 있다가 나도 모르게 글로 나왔나 보다,

아니면 인상 깊었던 부분을 메모를 했는데 나중에 세월이 지나서 열어보고

그게 내 생각인 줄 알고 글로 썼다든가 적당히 어느 정도 선에 이해가 될 만한 해명을 하고 사과를 하면

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진 않았을 텐데,

신경숙 작가가 너무 좀 과도하게 전면 부정을 하기 때문에 일이 점점 커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이게 지금 신경숙 작가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왕에도 문제가 됐던,

우리나라가 너무 표절에 관대한 나라라는 거죠.

뮤직비디오도 비슷하게, 외국 거랑. 많이 만들고 가수들 스타일 비슷하게 만들고

국회의원 논문도 표절했단 이야기 나오고 장관이 표절했단 이야기 나오고

너무 과도한 표절 둔감성, 여기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반성할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유나영

저는 사실 이번 사건에 전면 부정이라기보다는

좀 적극적으로 작가가 해명을 하지 않는 게 문제다 이렇게 생각이 들었는데,

신경숙 작가의 표절 시비,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거든요.

왜 이제야 공론화됐다고 생각하십니까?

하재근

그게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비슷한 문제 제기가 15년 전에도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유야무야 묻혔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것은 우리 문단이

대형 출판사가 스타 작가한테 상업적으로 굉장히 의존을 하면서

스타 작가는 출판사한테 돈을 벌어다 주고, 대형 출판사는 무조건 그 스타 작가를 지키는,

그리고 그 대형 출판사와 대형 출판사가 발행하는 문예지 이것에 문단 전체가 눈치를 보면서

그 출판사가 옹호하는 스타 작가는 그 누구도 감히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는 이런 식의 패거리 구조,

마피아 구조가 형성이 됐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그동안 해양 마피아, 철도 마피아, 원전 마피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가장 순수하고 고결해야 될 문단마저도

지금 마피아 구조로 얽혀서 문제를 키워오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정말 참담한 겁니다, 지금.

유나영

네, 문단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이번에 신경숙 작가를 검찰에 고발한 게 문단계가 아니에요.

한국사회문제연구원이라는 학술단체거든요. 그런데 같은 문단계에서도,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응준 작가를 비롯한 문단계에서도 이 부분만큼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 같습니다.

왜 검찰 수사를 반대하는 겁니까?

하재근

한 사회학자가 지금 이 사건을 검찰한테 끌고 간 건데, 고발을 한 거죠.

거기에 대해서 또 문단 상당수의 사람들이 지금 반대를 하고 있는 건데,

우리 사회가 문제를 공론으로 해결해야 될 사안을, 너무 빨리 요즘에 법한테 기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회 방향성이라는 것은, 지식 사회가 먼저 가치관을 공론으로 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여서 정치권이 법조문을 정하면, 법관은 그 법조문을 보고 사회에 적용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식 사회가 먼저 공론을 하고 자정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이게 법관의 능력보다, 그러니까 법관의 판단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인데,

지식 사회가 이제 비로소 이 표절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문제를 자정하는,

그래서 지식 사회가 성숙하는 계기로 삼는, 그런 일을 하려고 하는 찰나에

갑자기 법관이 칼 들고 나타나서 이것을 착착 정리해버리면 지식 사회는 성장할 기회마저 놓치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너무 빨리 이런 문제를 법관한테 가져가는 것은 좀 문제고,

우리 사회가 앞으로 정치인들도 그렇고, 지식인들도 그렇고, 문제가 생겼을 때,

너무 빨리 이 문제 법한테, 법관한테 맡기자, 이런 식으로 쉽게 말하는 것보다는

좀 더 합리적으로 어떤 가치관에 입각해서 토론해서 합의를 도출하는,

그런 훈련을 먼저 많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나영

네, 순수 한국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이번만큼은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가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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