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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승절 열병식의 의미는?

 

 

<하재근의 문화읽기> 중국 전승절 열병식의 의미는?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5.08.31. 22:03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용경빈

네,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자, 9월 3일, 이제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 

중국에서 이제 전승절을 기념해서 거대한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열병식이 좀 어떤 건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시죠. 

하재근

열병식은 이제 군인들이 행진을 하는 겁니다. 

여러 가지, 사람도 행진하고 뭐 무기도 나오고 이러는 건데, 

이번에 중국이 아주 작심을 하고 항일 승전 70주년을 기념해서 여봐란 듯이 한 번 행진을 해보겠다고 하면서 

250만 군인 중에 1만 2천 명, 정예를 선발했는데 그 정예라는 것이 전투를 잘하는 정예가 아니라, 

몸매가 뛰어난 정예, 키가 크고 뭐 그중에서 행렬 앞에 서는 의장대 같은 경우에는 

지금 평균 키가 185에서 190cm 정도 된다고 하고, 

이번에 또 최초로 여군 의장대도 지금 신설했는데, 

여군 같은 경우에는 기존의 여군 중에서 의장대를 뽑은 게 아니라, 

모델, 여대생, 일반 민간인 중에서 마치 미스코리아 뽑듯이 

외모가 출중한 여자들을 뽑아서 평균 키가 178cm 정도 된다고 하는데, 

이러한 여성들과 남성들을 집단적으로 하나의 움직임을 하게끔

 지금, 인공위성을 사용해서 오와 열을 맞추고, 사선삼공이라고 해서 손 움직임 이런 것 다 맞춰가지고, 

거대한 동아시아 황인종의 유전자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의 신체 스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만여 명을 선발해서 

거대한 집단으로 단 하나의 움직임을 하게 만드는, 

그러한 열병식을 이번에 지금 보여주겠다고 하는 거죠. 

용경빈

말만 들어도 정말 서양의 어떤 거구, 체격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굉장히 중국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하죠. 왜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는 거죠?

하재근

여봐란 듯이 한 번 우리의 잘난 모습을 봐달라, 뭐 이런 건데, 

그러니까 중국이 근대 이래로 많이 당해왔죠, 서구 열강한테. 

뭐 잠자는 사자다, 이런 식으로 조금 무시도 당하고 그랬는데 

지난 100년의 잠에서 우리는 깨어났다, 이제 우리는 G2다, 

우리는 태평양 시대를 주도하는 강대국으로 다시 재탄생했다, 

이것을 세계 만방에 널리 자국의 위대함, 중국인의 위대함을 과시하기 위해서, 

근데 뭔가를 과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가 있는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뭔가 외적인 가치가 대단히 뛰어난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놓고 거대한 집단을 만들면 

우리가 다른 사람들한테 위대하게 보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뭔가 좀 외적인 가치라든가, 집단성, 거대함, 

그래서 지난번 베이징올림픽 때도 보면, 중국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장으로 그때 또 개막식이 만들어졌었는데, 

그래가지고 당시에 어떤 어린아이가 노래를 불렀는데, 보통은 노래 부른 사람이 올라와서 노래를 부르죠. 

근데 노래 부른 사람은 안 보이고, 예쁜 아이가 올라와서 외모를 과시해야 되니까, 

예쁜 아이가 올라와서 립싱크를 해가지고, 

당시에 또 개막식 불꽃놀이를 하는데, 불꽃놀이 하는 베이징 시내가 

중국의 위대함하고 조금 어울리지 않는 것 같으니까 아예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런 식으로 했다고 해서 조금 화제가 되기도 했었던,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열병식이 어떤 그 과시, 이런 것도 나타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용경빈

몇 가지 좀 통제 같은 것들도 이뤄진다고 해요. 독특한 걸 보면 양꼬치를 팔지 않는다, 이건 뭡니까?

하재근

이번에 위대한 열병식을 위해서, 땅 청소, 하늘 청소를 해야 되는데, 

땅 청소를 위해서 이제 준계엄, 하늘 청소는 일단 새들을 다 밀어버리고, 

새가 날아다니면 지저분하니까, 비행기랑 부딪칠 수도 있고. 

그래서 원숭이부대를 출동시켜서 베이징 시내 새 둥지를 치우고 있고, 

양꼬치도 굽지 말라, 공장 운영하지 말라, 차는 홀짝제, 그래서 스모그를 치워서 

모처럼 베이징이 지금 푸르른 상태가 됐다고 합니다. 

용경빈

완벽한 전승절 행사 준비에 몰입을 했군요. 

열병식들을 과거에 돌이켜보면, 굉장히 우선 튀는 게 독특한 발걸음 아닙니까?

하재근

이런 식의 행사를 주로 하는 나라들의 원조가 옛날에 프로이센, 

프로이센이 바로 이제 군국주의 시스템을 도입해서 독일을 통일하고, 

그 전통에서 나치가 나오는 건데, 프로이센이 옛날에 했던 것이 뭐냐면 거위걸음, 

그러니까 사람이 자연스러운 걸음을 걸을 때는 무릎이 굽혀지는데, 

거위걸음은 이렇게 이렇게 척척척, 프로이센이 이걸 하고 나치가 하니까 

야 멋있다라고 해서 무솔리니가 따라하고 소련, 중국, 북한 이렇게 이어지는 건데, 

현존하는 거위걸음 부대 중에서, 소련은 러시아로 바뀌면서 무릎 각도가 조금 낮아졌고 

중국이 한 60도 정도, 북한은 90도로 착착착 올라가서, 

발이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 나라는 전체주의적 경향이 강하고, 인

권을 무시하고, 개인의 자율성을 무시한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거죠. 

용경빈

그런 역사가 또 숨겨져 있었군요. 

우리나라는 좀 이런 열병식, 독특한 이런 발걸음 같은 것들 보기 어렵거든요. 

없다고 볼 수 있나요? 

하재근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벌써 북한의 이런 행진을 보면 멋있다고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저 사람들 왜 저럴까, 비인간적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건데, 

우리도 과거에 막 권위주의 시절에는 집단적인 행사를 많이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때보다는 많이 나아져서 개인의 어떤 자유분방함, 

이런 걸 많이 강조하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도 개인성보다는 집단성을 강조한다든지, 

아니면 뭔가 외적인 것, 거대한 것, 이런 걸로 자꾸 우리의 발전상을 과시하려고 한다든지 이런 움직임들이 있어서, 

여기서 조금 더 뭔가 우리나라가 선진화되고 이렇게 민주주의가 성숙하려면, 

이런 행진, 집단적 행렬의 문화보다는 좀 더 개인의 창의와 자율성이 강조되는 그런 사회로 좀 나아가야 될 것 같습니다. 

용경빈

그렇습니다. 우리나라가 뭐 어떤 방향으로 가든, 

분명한 건 우리 고유의 색채, 우리만의 것들이 묻어날 수 있는 방향이면 좋겠고요. 

더불어서 이 최대, 초미의 관심사죠. 중국 열병식, 엄청난 위용을 보여줄 텐데, 

우리나라는 과연 어떤 지혜로운 선택들을 해야 할지 좀 깊은 고민이 필요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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