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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7.

 

<하재근의 문화읽기> 모 잡지 '성범죄 연상' 화보 논란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5.09.07. 21:45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네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얼마 전 한 남성잡지의 표지 화보가 굉장히, 그런 언론의 규탄을 받았었는데, 

이게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강력하게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요? 

하재근

한, 우리나라의 남성잡지의 표지 화보가 이게 이제 지난달에 공개가 돼서, 

우리나라에서 많이 논란이 되다가, 급기야는 영국과 미국의 잡지에서 

한국의 남성잡지의 표지를 규탄한다, 역사상 최악의 표지 화보다, 

이런 식의 지적이 나오면서, 이거는 나라 망신이다, 그런 말이 된 거고, 

이게 그 남성잡기 같은 경우에는 국내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해외에서 규탄한다, 역사상 최악이다 이런 말이 나오니까 그제서야 잡지를 전량 수거해서 폐기한다, 

이런 말을 해서 이건 또 하나의 사대주의 아니냐, 그런 말까지도 지금 나오고 된 사건입니다. 

유나영

네, 저도 이 화보 봤습니다만, 아무래도 픽션이라고 보면 

사람들이 좀 더 관대하게 봐질 만도 한데, 이게 문제시되는 특정한 이유가 있다면서요? 

하재근

픽션이라고 하면 보통 이제 영화를 생각을 하는 건데, 

그 영화 같은 경우에는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있고, 극장에 선택한 사람들만 가서 보는 거고, 

반면에 이 화보 같은 경우에는 사진 한 장에 이미지로 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화와 동일시해서 이야기할 수가 없고, 그다음에 이것이 특히 표지 화보이기 때문에 

서점 가판대에 이것은 무차별적으로 누구한테나 보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굉장히 사회적인 파문이 있을 수밖에 없고, 

특히 범죄를 너무 미화한다는 문제라든가 또 이러한 범죄의 희생자 여성들이 어떤 공포심을 느끼는 부분들,

게다가 이 잡지 같은 경우에는 과거에 여성에 대한 몰카를 조장하는 듯한, 

그런 화보를 싣기도 하고, 여성한테 약을 탄 술을 먹인다 뭐 이런 식의 기사가 나오기도 해서, 

그리고 또 일종의 몰카 기능을 할 수 있는 카메라 성능 비교, 이런 식의 기사들이 나왔다고 해서, 

잡지 자체가 너무나 범죄에 둔감하고, 심지어 범죄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지금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유나영

전반적으로 좀 범죄를 미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런 논지네요. 

맨 처음 문제 제기가 있었을 때 잡지 측이 했던 해명이라든가 아니면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심의 결과도 이제 와서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요?

하재근

이 잡지가 처음에 문제가 되니까, 뭐 영화적 표현이다, 

뭐 그런 식으로 이제 설명을 했는데 뭐 성범죄 표현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사진 자체가 이렇게 여성을, 여성의 다리가 일단 신발도 없고 바지도 없고, 

그런 식으로 나와 있는 것 자체가 거의 성범죄를 연상시킬 수밖에 없고 

그리고 이 표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잡지 내부에, 뭐 사체를 유기하는 것 같은 그런 사진도 있기 때문에,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여성을 납치해서 성범죄를 하고 살해해서 사체를 유기하는, 

그런 범죄를 표현했다라고밖에 볼 수가 없는 건데, 

우리나라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여기에 대해 심의를 하면서 청소년 유해물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판정을 내려서 이게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건데, 여기에 이제, 

그렇게 판정을 내렸다가 이제 외국에서 뭐 역사상 최악이다, 규탄한다, 이런 말이 나오니까 

이제야 잡지 측에서는 사과문을 발표한다, 뭐 잡지를 수거하겠다, 이런 말이 나오니까, 

우리는 대체 화보에 대한 윤리적인 판단마저도 우리 스스로 하지 못하고 외국의 판단에 의존을 해야 되는 건지,

새삼스럽게 지금 지탄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나영

일단 독자들에게 불쾌감을 줬다는 면에서도 비판을 받을 만하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이 외에도, 한편에서는 표현의 자유다, 이 화보를 옹호하는 시각도 있더라고요. 

이것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하재근

표현의 자유 이야기가 나오면서, 선진국은 표현의 자유가 많이 보장이 돼서 

뭐 이런 정도는 용인이 되는데 우리가 너무 난리다 지금, 그런 식의 시각이 있었으나, 

바로 대중문화가 가장 발달한 미국과 영국에서 역사상 최악이다, 규탄한다, 이런 말이 나오면서 

아 우리가 너무 지금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뒤늦게 성찰이 되는 건데. 

사실 표현의 자유라는 게 무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게 아니라, 

이 민주공화국에서 표현의 자유는 주로 강자에 대해서 표현했을 때, 

강자에 대해서 마음껏 시민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거고 정치적 발언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강하게 보장이 되는 거고, 

반면에 약자에 대한 표현이라든가 증오적인 표현이라든가 혐오에 대한 표현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우리가 좀 이렇게 절제돼야 되는 건데, 

우리 사회는 거꾸로 강자에 대해서는 말을 조심스럽게 해야 되고 

정치적인 발언은 이것도 뭐 여러 가지 이렇게 훗날을, 후환을 두려워하며 조심조심 해야 되고, 

반면에 혐오 발언이나 약자에 대한 조롱, 이런 건 오히려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냐, 

예를 들어서 얼마 전에 광주 민주화 운동 희생자들을 무슨 택배다,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든지 

세월호 희생자들을 어묵이다, 이런 식으로 표현한다든지, 이런 용납이 안 되는 건데, 

이번에도 보면 범죄에 희생되는 여성에 대한 표현이기 때문에, 이거는 표현의 자유로 정당화될 수 없는 건데, 

우리나라가 너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인식을 잘못 하고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표현의 자유의 가치, 그 의미에 대해서도 우리 공동체가 다시 한 번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나영

네, 사실 자유가 책임지지 않는 자유란 있을 수가 없잖아요. 

한 잡지의 윤리성 논란이 국격을 실추시킨다, 너무 과하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잡지사 측도 심의기관도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처음 국내에서 일어났을 때 어떤 신속한 대처가 있지 않았던 점, 

그 점이 참 아쉽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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