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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하재근의 문화읽기> 변화하는 핼러윈 문화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5.11.02. 21:16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지난 주 토요일이 10월의 마지막 날, 핼러윈데이였습니다. 

이게 원래는 미국의 축제였지만 요즘은 한국에서도 핼러윈을 즐기는 분들이 정말 많아졌죠?

하재근

지난 주 토요일 밤에 깜짝 놀랐습니다. 

서울 이태원 거리에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이 가득 메우고, 

그리고 이제 서울 홍대 앞 거리도 마찬가지고, 대구 동성로라든가 부산 서면이라든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일 만한 거리는 거의 엄청난 숫자의 핼러윈 인파가 가득 찼는데, 

이것이 서양에서 들어와서 처음에 80년대, 9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핼러윈 문화라는 게 없었는데, 

2000년대 초에 주로 영어 유치원이라든가, 유치원에서 주로 시작을 해가지고 

서울 강남에서는 아직도 유치원생들이 과자 달라고, 핼러윈데이 되면. 그러고 다니는데. 

이게 2010년대부터 유치원을 넘어서서 성인들한테까지, 성인, 젊은 사람들한테 퍼져나갔는데, 

주로 해외 유학 갔다 온 사람들이 돌아오면서 

글기ㅗ 우리나라의 어떤 엽기 인터넷 유희 문화, 이런 것과 맞물리고, 

그리고 요즘에 키덜트라고 해서, 아이의 정서를 가진 젊은 사람들, 

이러한 식의 키덜트 놀이 문화하고 또 맞물리는 겁니다. 

그리고 또 이제 연예인들이 몇 년 전부터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SNS에 

자기가 핼러윈 분장 파티를 했다면서 사진을 올렸었죠. 

그게 또 영향을 미치고, 여기에 상술까지 가세하면서 

이제는 거의 가장 큰 한국에서의 키덜트 페스티벌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나영

어떻게 보면 문화의 변천사가 그대로 느껴지는 대표적인 축제가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면 원래 미국의 대표 문화였단 말이에요. 외국에선 이걸 어떻게 즐기는 모습인가요?

하재근

이것이 원래 이제 고대 아일랜드 켈트족들의 문화가 있었는데, 

그게 아일랜드 이민자들에 의해서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미국에서 아이들이 이제 동네에서 돌아다니면서 과자나 사탕 달라고 하는 

일종의 마을 이벤트적인 성격, 그런 게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 이제 우리나라처럼 미국에서 이제 어른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어른들이 가장과 분장을 즐기는 거대 페스티벌로 발전, 변모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이제 핼러윈데이 시장이 거의 우리나라 돈으로 7조 이상, 최근에 급격히 커지고 있고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작년에 핼러윈데이가 발렌타인데이를 넘어서서 

크리스마스와 더불아 양대 기념일이 됐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굉장히 이게 빨리 커지고 있고. 

일본의 한 상업회사가 주최하는 핼러윈 이벤트에 젊은이들이 11만 명이 운집할 정도로 

굉장히 큰 페스티벌이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되는 것도 거의 시간문제가 아닌가, 

점점 빨리 커지고 있는 페스티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나영

방금 말씀하신 발렌타인데이도 상술적인 게 문제가 되면서 변질됐다, 

이런 지적들 나오고 있는데, 핼러윈데이도 마찬가지거든요. 

우리나라에 급속도로 퍼지게 되면서 무질서하게 변화했다, 이런 얘기가 있어요. 

하재근

핼러윈데이가 원래 이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들을 중심으로 한 마을 축제, 이런 느낌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젊은이들이 시내 유흥가에 모여서 무조건 취하는 날, 

취하고 망가지고 일탈하는 날, 이런 식으로 바뀌는 측면이 있고. 

지금 이번 핼러윈데이만 하더라도 

새벽에 이태원에 취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서 교통이 마비됐다, 

이태원 2시부터 4시 사이, 새벽에, 2분에 한 번꼴로 사건이 발생했고, 

홍대 앞 같은 경우에는 그날 밤에, 경찰이 250회를 출동했다고 하는데, 

평소 대비 2배에서 3배 정도. 그러니까 너무나 큰 무질서가 예상이 되니까 

여기에 또 미군이 가세를 해가지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한미 공조로 순찰까지 하는, 

미 8군 부사령관이 직접 나서서 순찰을 하는, 그러니까 얼마나 큰 무질서가 걱정이 되면, 

그럴 정도의 무질서가 나타나서. 지금 뭐 쓰레기 문제, 술 먹고 싸움하고 

성추행범 잇달아 잡히고, 사망 사건까지 벌어지고, 뭐 여성들이 술 취해서 길거리에 누워 있고, 

여러 가지 이러한 문제들이 지금 핼러윈데이 문화의 좀 어두운 면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유나영

범죄에 악용될 여지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웃으면서 넘길 만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또 핼러윈 준비를 하는 데 드는 비용도 상당하다고 들었는데요. 

한편으로는 부모님들이 경제적 부담을 안고 이 데이를 준비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얘기도 들립니다. 

하재근

요즘에 유치원을 중심으로 핼러윈데이 파티를 하니까, 

근데 파티인데 이게 뭐 간단히 색종이로 붙이고 얼굴에 색칠하고, 이런 수준이 아니라 

옷을, 가장하는 옷을 입어야 된다는 거예요. 헐리우드 무슨 공주 옷 이런 것들을, 

그래가지고 1년에 딱 한 번 입는 옷인데 그 옷이 가격이 10만 원, 20만 원 이런 식으로 하고, 

누가 더 화려하게 분장을 하고 가장을 하느냐, 이게 또 경쟁이 붙으니까 

부모님들이 우리 아들 딸 분장을 제대로 못 시켜주면 기가 죽을까 봐. 

이게 또 경쟁이 붙어서 또 하나의 신종 등골 브레이커가 되고 있다. 

핼러윈데이 한 번 치르기 위해서도 엄청난 부담이 든다. 

그리고 어른들이 핼러윈데이 파티를 할 때도 보면, 이게 바가지 요금이 여기 개입하다 보니까, 

보통 크리스마스 때도 바가지 요금이 좀 생기는데, 

크리스마스보다 더 심한 바가지 요금이 이번에 생겼다고 하고. 

뭐 소주 세트, 맥주 세트, 이런 거에 10만 원 이상, 20만 원 가까이 이런 식으로 가격이 붙어서, 

지금 뭐 사람들 얘기로는 정상 가격에서 0이 하나 더 붙은 거 아니냐, 

이런 식의 말까지 나오니까 이게 또 이 파티에 참여하지 못하면 

왠지 내가 이 대열에서 소외되는 것 같고,

이런 마음이 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소비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이고요. 

이게 핼러윈데이 파티가 처음 나왔을 때는 얼굴에 애교로 색칠, 사인펜으로 색칠하고 이런 수준이었는데, 

요즘에는 거의 영화 특수분장 수준으로 굉장히 정교하게 분장을 하는데 

결국 그게 다 돈이니까. 굉장히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주머니 사정에 안 좋은 영향이 될 수 있고.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 명절도 잘 모르면서 너무 사대주의로 가는 것이 아니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어쨌든 핼러윈데이 문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초입에 있으니만큼, 

지금 시점에서 핼러윈데이 문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우리가 좀 바로잡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유나영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이 여기에도 투영되는 게 참 안타까운데요. 

아무래도 재미있는, 유쾌한 그런 문화이니만큼, 

적절히 수용하는 모습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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