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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3.

 

<하재근의 문화읽기> 대종상 파행..이유는?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5.11.23. 21:13 | 수정 2015.11.23. 21:44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용경빈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파행으로 얼룩진 제52회 대종상 관련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말씀드린 대로 지난 금요일이었죠. 

52회 대종상, 시작점부터 굉장히 말이 많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 많은 배우들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시끌벅적한 대종상으로 치러졌어요. 

하재근

이번에 이제 남녀주연상 후보 전원이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요. 

그리고 이제 주연상 후보들뿐만 아니라, 인기상 김수현, 공효진 씨도 불참했고. 

조연상 남녀수상자도 불참했고. 공로상 윤일봉 씨도 불참했고. 

그리고 감독들도 줄줄이 불참을 해서, 지금 신인감독상 받은 백종열 감독의 대리수상으로 

현장에서 이병헌 감독이 상을 대리로 받았는데, 근데 이제 백종열 감독의 관계자가 아니라, 

이병헌 감독은 경쟁자, 아무 상관도 없는 다른 감독인데 갑자기 또 상을 받으라고 하니까, 

이병헌 감독이 무대 위에 올라와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시키다니’, 

‘일면식도 없는 분이지만 상을 잘 전달해주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수상 소감을 한 겁니다. 

얼마나 영화인들한테 이 영화제가 말하자면 우습게 보였으면, 참석도 안 하고, 

또 참석을 했는데도 이러한 수상 소감이 저렇게 코믹하게 나올까, 

하여튼 이번 대종상이 사상 최악의 시상식이었다, 이런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용경빈

아니, 왜 그런 겁니까. 그리고 그 배경은 뭔지 좀 빨리 알아봐야겠는데요.

하재근

이번에 처음, 대종상 측에서 대리 수상은 안 된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겠다, 거기서부터 이제 문제가 생기지 시작해서, 

그러니까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안 준다는 것은, 

그럼 참석하면 상을 주고, 참석해야만 상을 주고, 그럼 참석상인가? 

그럼 대종상이 참석상 수준이 된다는 너무나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니냐, 그런 말이 나오는 건데. 

용경빈

지금 저 얘기죠?

하재근

네, 참석하지 않는 경우에는 상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는 또 황정민 등 일부 배우들은 또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개를 한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황정민 씨 입장에서는 마치 자신이 참석해서 상을 받기로 

미리 내정이 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만약에 상을 받는다면 

나는 연기를 잘해서 받는 것일 텐데, 왜 내가 사전에 밀약한 것처럼 그런 취급을, 그런 시선을 받아야 되나. 

그리고 다른 배우들 같은 경우에는 아니 그럼 참석해서 상을 받기로 한 저 사람이 

상을 받는 저 잔칫상에, 내가 뭐하러 들러리를 서나. 

이러니까 참석하기로 발표한 사람도 참석하기가 싫어지고, 

발표가 안 된 사람들은 들러리 서기가 싫으니까 역시 또 참석하기가 싫어지고.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일이 된 것이고요. 

그리고 인기상 투표를 또 유료화한다고 해서, 

아니 한국을 대표하는 시상식이 무슨 돈 내고 투표를, 수상자를 뽑느냐. 이것도 때문에 또 위신이 떨어졌고, 

그다음에 중견 배우 김혜자 씨한테 또 나눔화합상이라는 정체불명의 상을 

주느니 마느니 하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역시 또 상의 권위가 땅에 추락하고. 

그리고 또 남녀주연상 후보로 송강호 씨, 전도연 씨, 이런 분들을 후보에서 제외하니까 

아니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후보들을 뽑는 거냐, 공정성. 

이런 논란이 생기면서 이 상에 대해서 계속해서 불신이 생겨나고 

영화인들도 아무래도 좀 등을 돌리게 되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용경빈

이유를 열거하자니 끝이 없어 보이는데요. 

제일 웃긴 건 대리수상 안 된다고 그러더니 대리수상을 남발하는 시상식이 된 것. 

하재근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용경빈

굉장히 우습습니다. 사실 이제 대종상에 대한 논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언젠가부턴 거의 매년 기사를 본 것 같은데요.

하재근

문제가, 올해만 일회적으로 이렇게 다뤄졌으면 

이게 굉장히 큰 사건이 아닐 수도 있었는데, 이게 고질적인 일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 

62년에 처음으로 대종상이 정부 주관으로 생겼을 때부터 이 작품성, 이런 것보다는 

정부한테 잘 보인 제작사의 영화, 반공 영화, 이런 데에만 자꾸 편파적으로 상을 주는 것이 아니냐, 

그때부터 신뢰성이 계속 떨어졌었고. 

제일 유명한 사건이 96년에 애니깽 사태. 

이때 이제 걸적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예선 탈락, 

그리고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꽃잎’, 다 제치고 개봉도 하지 않은 ‘애니깽’이 

어떻게 주요 부문을 상을 휩쓸 수가 있느냐. 논란이 굉장히 커지면서 그때 후원사가 후원을 아예 철회 발표하고. 

나중에 알고 보니까 ‘애니깽’은 안기부가 후원했던 작품이었던 겁니다. 

이런 일들이 있으면서 상의 권위가 떨어지고, 2012년 ‘광해’ 싹쓸이, 

올해 ‘국제시장’ 싹쓸이, 얼마 전에 조직위원장 방산 비리 구속,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권위가 땅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용경빈

한 마디로 공정성 없는 시상, 평가가 되어버린 건데. 

앞으로 이제 빨리 결론을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대종상, 자리를 잡아가야 할까요?

하재근

문제 핵심이 공정성과 투명성입니다. 

조직 운영에 있어서의 투명성, 수상자 선정에 있어서의 공정성. 이것을 확보를 해야 되는데, 

그러려면 대종상, 세 글자만 남겨놓고 다 바꿔야 된다.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 된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과연 그런 식의 환골탈태가 빠른 시간 안에 가능할 것인가, 

좀 쉽지는 않아 보여서, 내년에도 이런 식의 좀 불공정한 혹은 내지는 파행 사태, 

이런 걸 다시 보게 될까 봐 굉장히 우려스러운 상황이고, 

대종상 같은 한국 최고의 시상식이 파행 속에 치러진다는 건, 

우리나라 문화 국력의 바닥이 드러나는 사건이기 때문에, 

좀 국가적인 차원에서 시상식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용경빈

정말 안타깝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또 누군가만을 위한 잔치가 아닌, 정말 사랑받는 시상식이 되기 위해서는 

신뢰라는 그 단어를 꼭 회복해야된다는 점, 기본적인 원칙을 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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