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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하재근의 문화읽기> 대중문화에 끼치는 중국의 영향력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6.02.01. 20:54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갈수록 우리 대중문화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중국시장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2013년에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였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2년 만에 중국의 심의를 통과했다고 들었습니다. 무려 2년 만인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걸까요?

하재근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열풍을 일으켰었는데, 이번 달, 지금 2월달에 최초로 중국에서 TV 방영이 되는 겁니다. 그동안은 TV 방영을 못 했던 겁니다. 그게 이제 말씀하신 대로 심의 때문에 그런 건데, 중국 공산당이 미신을 아주 싫어합니다. 미신 엄단, 그런데 이 ‘별에서 온 그대’ 같은 경우에 주인공이 외계인이고, 400년 동안 살면서 초능력을 부리고 하다 보니까 이런 식의 내용은 중국 당국에서 심의를 받기가 어려운 겁니다. 중국에서는, 중국 당국이 외계인, 도깨비, 귀신 이런 것들을 좀 엄단하는데, 이게 그래서 심의 올렸다가 반려되고 올렸다가 반려되고 이러다가, 이번에도 반려될지 통과될지 좀 애매한 상황이었었는데. 마침 박해진 씨가 나오는 ‘치즈 인 더 트랩’이라는 드라마가 중국에서 지금 인기를 얻으면서, 박해진 씨가 ‘별에서 온 그대’에도 나오니까 이게 이제 영향을 미쳐가지고 그 바람에 통과가 더 빨리 됐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어쩌면 그 ‘치즈 인 더 트랩’이 아니었다면 심의가 아직까지도, 아직까지 심의를 받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이 되는 거고. 그러니까 이런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그래도 어쨌든 ‘별에서 온 그대’는 TV 방영은 안 됐지만 인터넷 방영을 통해서 우리가 좀 수익도 얻고, 중국에서 열풍도 일어나고, 이렇게 됐었는데, 문제는 작년부터 중국의 신문출판광전총국, 이 심의당국에서 심의를 더 강화해서 이제 과거에는 ‘별그대’ 때만 하더라도 TV는 강하게 심의했지만 인터넷은 좀 열어줬었다면, 작년부터는 인터넷도 TV와 마찬가지로 강하게 심의하겠다, 이렇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별그대’처럼 TV 방영 상관없이 인터넷으로 먼저 수출하고 우리가 수익을 얻는 이 모델을 할 수가 없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 방송사들이 지금 다 중국 눈치만 보면서 중국에 드라마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심의를 받아야 할 텐데, 이걸 지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유나영

네, 맞습니다. 말씀하셨듯이 이런 중국의 심의제도 때문에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시스템까지 바뀌고 있단 소리가 있어요. 이건 뭔가요?

하재근

심의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수많은 업계 관계자가 수십 년 동안 노래를 불렀던, 사전제작 좀 해달라고 노래를 불렀던, 미리 다 완성시켜놓고 드라마를 방영해달라고. 절대로 안 해줬죠. 우리나라 제작사, 방송사 이런 사람들이 미리 제작해놓으면 너무 위험하다, 일단 드라마를 시작해놓고 시청자의 반응을 보면서 드라마의 방향을 결정해야 된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이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고, 그런 이른바 쪽대본 생방송 드라마 이런 식이었는데. 미리 심의를 받으려면 이걸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완성을 시켜놔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드디어 지금 올해부터 사전제작제가 중국의 심의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지금 정착이 되고 있고, 이영애, 송승헌 씨 나오는 ‘사임당’, 송중기, 송혜교 씨의 ‘태양의 후예’, 김우빈, 수지 씨 ‘함부로 애틋하게’. 이런 작품들이 지금 중국에서 심의를 받기 위해서 사전제작이 되고 있고 결국 중국광전총국이 규제를 강화하니까 이영애 씨가 컴백한 겁니다, 한국에서. 왜냐하면 이영애 씨는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쪽대본 생방송 시스템에서는 한국 드라마에 출연할 수가 없었는데 사전제작이 되니까 이게 가정생활이라는 게 병립할 여유가 생겨서 중국 심의 때문에 한국에서 이영애 씨가 컴백하는, 이럴 정도로 중국의 어떤 움직임이 나비효과로 한국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이런 시대가 된 겁니다. 

유나영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 그냥 진화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배경이 숨어 있었군요. 듣고 보니까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우리 대중문화에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하재근

엄청난, 지금 그러니까 ‘무림학교’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주인공 중의 한 명이 중국계로 설정이 되어 있고. ‘장영실’ 드라마 속에서는 장영실이 지난주에 중국에 가서 물시계의 역할에 대해서 배우고. 아이돌 그룹 나오면 멤버 중의 한두 명은 중국계고. 이런 식으로. 그리고 얼마 전에 트와이스 쯔위 씨.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도 중국 사람들이 화를 내니까 무조건 사과하고. 중국의 눈치를 그만큼 우리가 보는 거죠. 예능 프로 같은 경우에 런닝맨이 지금 중국 시장에서 한 300억대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고 하는데, 이렇게 큰 수익을 올리니까 예능 프로그램도 중국 눈치를 보고. 그리고 옛날 쌀집 아저씨라고 유명했던 김영희 PD, 지금 중국 진출했는데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의 유명한 PD, 작가, 감독 이런 분들도 중국으로 다 가서 신작을 만들고 있고. 그리고 나영석 PD가 웹예능이라고 새로운 장르를 도전해서 강호동 씨, 이승기 씨 이렇게 같이 찍었는데, 그 웹예능도 촬영지가 중국이고. 그래서 출연자들이 중국에 가서 중국의 문화예술을 보고 경탄하는, 이러한 장면을 찍어서 출시하니까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고,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모든 우리나라 방송의 풍향계가 중국을 향하고 있는, 이런 상황이 지금 되고 있습니다. 

유나영

그 말인즉슨, 중국의 거대 자본들이 계속해서 밀려들어오고 있다, 이런 얘기겠죠?

하재근

네, 중국 자본도 지금 밀려오고 있는데. 배용준 씨의 키이스트 이게 지금 2대 주주가 지금 중국 회사가 됐습니다. 그리고 7번방의 선물 만들었던 new라는 영화사, 여기도 2대 주주가 중국 회사 됐고. 헐리우드에서 박스오피스 1등 했던 넛잡, 애니메이션 만들었던 제작사 여기는 중국 회사가 인수해버렸고. 이런 식으로 중국 자본의 쓰나미가 몰려 오고 있다. 그리고 또 회사를 인수하지 않더라도 개별 콘텐츠, 예를 들어서 ‘신사임당’, 이런 작품들을 보면 또 중국 자본이 제작비에 투자를 100억씩 하고. 이런 식이 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렇게 되면 기획 단계에서부터 콘텐츠 완성 제작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서 중국의 입김이 더욱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러면 결국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중국의 제작기지, 인력 공급 기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의 수준이 중국 문화의 수준에 맞춰질 우려가 있다, 중국의 심의 규정에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가 딱 수준이 맞춰질 우려가 있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지금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나영

말씀 죽 들으니까요, 중국의 시장 영향력이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지, 또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 좀 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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