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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의 문화읽기> '무차별 신상 폭로'..강남‧한남패치 운영자 검거

 

<하재근의 문화읽기> '무차별 신상 폭로'..강남‧한남패치 운영자 검거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6.09.05. 21:45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네 오늘도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며칠 전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개인 신상을 폭로했던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운영자들이 대거 검거됐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시죠. 


[스튜디오]


유나영

자 말씀드린 대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가 검거가 됐습니다. 그동안 계속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켜왔던 사건인데, 검거 후 이들에 대해서 밝혀진 내용을 한 번 짚어봐주시죠. 


하재근

네, 그러니까 이것이 그동안 연예인들의 신상을, 사생활을 폭로하는 무슨 무슨 패치라는 매체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것을 본 따서 이름을 지은 것으로 보이고 강남패치라는 게 등장을 해서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에 대해서 신상을 폭로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유흥업소에 종사하거나 과거에 종사했던 여성들의 실체를 까발린다, 이런 식으로 폭로를 시작한 거죠. 그다음엔 또 이제 그에 대응해서 이번엔 남자들을 까발리겠다라고 해서 한남패치, 이런 게 등장했는데 마구잡이식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신상을 까발리고 있는 와중에 사실관계는 전혀 담보되지 않고, 이게 사실인지 허위 사실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 피해자들이 양산이 되면서 어떤 사람은 여기에서 주장한 사실 때문에 파혼당하기도 하고, 가정이 파탄되기도 하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사람까지도 나왔는데, 이렇게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니까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서서 운영자를 붙잡은 거죠. 붙잡았더니 두 사이트 운영자가 두 명 다 20대 여성으로 밝혀졌고, 강남패치 운영자 같은 경우에는 클럽에서 노는 재벌 여자 손녀딸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화가 나서 이런 사이트를 운영했다고 하니까, 정말 어이없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한테 고통을 준 것 같습니다. 

유나영

얘기 들어보니까 잘못된 정보로 인해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알고 있는데, 그런데 이렇게 올라온 글들에 대해서 호응을 보내주는 사람들도 문제거든요. 이런 반응들이 오히려 문제를 크게 비화시킨 거 아닌가,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하재근

그렇죠. 사람들이 호응하지 않았으면, 몇몇 이상한 사람들이 인터넷에 이상한 정보 올렸나 보다 하고 끝날 수도 있는 사안인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강남패치 같은 경우에 팔로워 수가 10만 명에 달하고 그 사람들이 또 퍼나르고, 수많은 자기 SNS로. 이러다 보니까 일이 너무나 커진 거죠. 그리고 또 네티즌들이 뭐라고 그러냐면 이러한 패치들은 쓰레기를 까발리는 쓰레기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하는 남의 사생활을 까발리는 행위도 나쁜 행위지만, 그렇게 까발려지는 대상자들도 역시 쓰레기다, 이런 식으로 완전히 인격을 매도를 하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까발려지는 사람들의 사실 관계가 사실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인데 사람들이 너무도 쉽게 여기 대상자들한테 낙인을 찍으면서 피해자들을 양산했기 때문에 이게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는 거고. 


유나영

이것도 하나의 인권 유린이라고 볼 수 있겠죠?

하재근

당연히 인권 유린이죠. 그런데 사람들이 인권 유린이란 생각을 안 하고, 오락거리로 생각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강남패치 운영자 같은 경우도 내가 문제가 아니다, 내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문제고 나는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줬을 뿐이다, 내가 사라져도 수많은 비슷한 나 같은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다, 이렇게 말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 오메가패치, 홍대패치, 메갈패치 그 외 이런 저런 패치들이 생겨나면서 지금 신상 폭로 전성시대로 진입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나영

네, 이런 글들에 사람들이 호응도 하고 동조도 하고 분노하면서 반응을 하는 내재된 심리가 뭘까요? 


하재근

강남패치 만든 사람도 결국 재벌 손녀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분노, 이런 게 작용을 했던 건데, 그게 더 나아가서는 유흥업소 다니면서 손쉽게 돈 벌고 화려하게 사는 사람에 대한 분노, 이런 건데 사람들도 사회에 대한 막연한 분노가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또 남성이나 여성 등 집단에 대한 증오심, 이런 것들이 왜곡된 정의감하고 맞물리면서 내가 이 나쁜 짓을 하는 이 사람들을 징벌해야 되겠다, 이런 식의 정의감하고 맞물리는 거죠. 그리고 자극적인 SNS에 탐닉하고, 관음증, 타인의 내적인 정보를 즐기고 싶은 욕구, 그리고 관심 받고 싶은 욕구, 내가 인터넷에 이런 것을 올리면 남들이 좀 관심받고 조회수가 올라가겠지, 이런 식의 욕구들 때문에 이 패치 전성시대가 되고 있는 건데, 한 마디로 인권의식이 너무 빈약해서 이게 남의 사적인 정보를 까발리는 행위를 반인륜적인 행위라는 인식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인식이 없다 보니까 자신의 분풀이, 자신의 어떤 욕구 해소, 이런 걸 위해서 타인의 내적인, 사적인 정보를 이용하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나영

그런데 이렇게 SNS에 무차별적으로 개인 신상을 올리는 행위, 법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하재근

당연히 처벌을 받고, 근데 이제 최근에 이런 이런 패치 같은 경우에는 자신들은 처벌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해외 서버를 이용하고, 해외 사이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하지만 해외 사이트도 이 문제가 너무나 심각하다는 걸 인지를 하고 수사를, 우리나라 경찰의 수사에 협조해서 이번에 붙잡은 것이기 때문에 일부 청소년들이 해외 사이트 운영하면 나는 괜찮겠지, 그러면서 이런 불법적인 행위를 하면 절대로 안 되고, 그리고 내가 까발리지 않으면 괜찮겠지 라고 하면서 제보만 하는 행위, 제보만 해도 처벌 받습니다. 그리고 내가 까발리지 않으면 괜찮겠지 라고 하면서 퍼 나르는 행위, 퍼 날라도 처벌 받습니다. 그러니까 아무 생각 없이 이런 걸 유흥 거리, 오락 거리로 생각하는 지금 10대, 20대 네티즌들, 잘못했다가는 큰일 나니까 매우 주의해야 되고, 근본적으로 타인의 사적인 정보를 까발리는 행위는 반인륜적인 행위다, 그리고 내가 까발리지 않더라도 남이 까발린 걸 즐기는 행위도 범죄 행위다, 이런 인식을 분명히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유나영

사람들이 좀 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내 신상이 보호 받길 원한다면, 타인의 정보 역시 보호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네티즌으로서의 활동도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지 좀 더 깊게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