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는 가끔 사람을 놀라게 한다. 이번에도 놀랐다. 얼마 전 썼던 ‘간호사는 성적 대상으로 희화화하면 안 되나’라는 글에 많은 분들이 반대 의견을 주셨다. 내 글의 내용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으므로, 반론에 쏟아진 것에 충격 받았다.


내가 썼던 글의 핵심은 그 글 하단부에 있던 이 문장에 요약되어 있다.


‘간호사 이미지의 성적 소비를 비난할 순 있지만 금지할 순 없다.‘


이 사건은 이익단체의 압력에 의한 영상물 삭제 사건이다. 또, 네티즌 대중의 압력도 있었다.


내 글에 반대한 분들의 주장은 대체로 간호사를 성적 대상화하거나 희화화하면 안 된다는 윤리적 당위의 내용이었다. 기본적으로는 나도 동의한다. 그것은 저 위에 인용한 문장 전반부에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금지할 수 있는가? 이미 표현된 것을 삭제해야 할 만큼?


이 사건에선 두 개의 가치가 충돌한다.


(1) 간호사를 성적 대상으로 희화화해선 안 된다.

(2) 어떤 경우에도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


(1)을 무시하고 (2)번만 주장하면 마초가 되고,

(2)번을 무시하고 (1)번만 주장하면 파쇼가 된다.


마초는 혐오스럽고 파쇼는 숨막히도록 끔찍하다.


도덕률에 입각한 표현금지는 우리에게 생소한 규제가 아니다. 조선 성리학자들은 성적 표현을 철저히 규제했다. 60~70년대 독재도 도덕적으로 문란한 표현을 용납하지 않았었다. 당시 영상물엔 건전한 사람들만 건강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런 사회를 일컬어 ‘파쇼’라 한다.


그렇다면 민주공화국에선 표현의 자유라 해서 모든 것을 옹호해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자본주의 체제는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고, 특히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것에 대해선 비판해야 한다.


문제는 비판할 자유와 표현할 자유가 공존할 수 있느냐다. 과거에 나는 한 드라마가 여자의 속살을 보여줬을 때, 그것이 상식적인 선을 넘지 않은 표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난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역할과 관련된 이익단체의 압력에 의해 그 장면이 삭제됐다면 난 그것에 반대했을 것이다.


마음껏 비판할 수 있지만 가위손을 드는 순간 문제가 달라진다. 사회가 문화적으로 성숙되면서 자연스럽게 창작자들의 의식이 고양돼 창작물의 수준이 높아진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창작자들이 외부의 ‘힘’이 두려워 창작에 소극적이 된다면, 심지어 ‘삭제’까지 횡행한다면 그것은 문화적 퇴보다.


‘힘’의 주체가 국가권력이든, 민간단체든, 대중여론이든 상관없다. 창작은 ‘힘’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이것은 무조건이다. 다른 이가 보기에 그것이 예술적으로 ‘쓰레기’ 수준이라 해도 그렇다. 보호받을 수 없는 선은 법이 정한다. 법 이외의 힘이 표현을 제한하는 건 원칙적으로 안 된다. 특히 이익집단은 더욱 안 된다. 그것이 공화국이다.


누군가는 표현하고 누군가는 비판하면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한쪽의 힘이 너무 강해져 반대쪽을 압살하면 그때부터 문제가 생긴다. 우리나라는 특히, 창작의 자유가 희박한 나라다. 얼마 전에 이하늘도 방송에 나와 가사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돼 있다는 푸념을 한 적이 있다.


과거엔 국가권력과 관계된 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지만, 요즘엔 힘 있는 민간 집단을 우습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다. 온에어에서의 카메라감독, 이산에서의 노론문중, 언론, 재벌, 이번엔 이효리 뮤직비디오에서의 간호협회까지. 표현의 영역을 넓혀가지는 못할망정 점점 줄여가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 어느 직종도 희화화해선 안 되지만, 동시에 어느 직종이라도 희화화 될 수 있어야 한다. 전자의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과 후자의 행위를 하는 사람은 공존해야 한다.


나에게도 가치관이 있다. 내 가치관에 비추어보면 자본주의 세상엔 불온한 표현물들 천지다. 그러나 나는 그것들을 비판할 뿐 금지할 것을 주장하진 않는다. 같은 논리로 간호사를 희화화해선 안 된다는 윤리적 당위가 옳다 해도, 그것이 영상물 삭제, 표현의 금지를 정당화할 순 없다.


원칙적으로 윤리적 당위에 대한 확신이 아무리 분명하다 해도, 표현물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좀 더 관대할 필요가 있다. 그런 관대함이 없었던 사회가 조선시대나 서양의 중세다.


CF나 뮤직비디오는 감각적 상업물로 그 안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표현들 천지다. 사회의 차별구조가 적나라하게 반영되며, 대중의 욕망이 노골적으로 투영된다. 예컨대 부엌에 앉아 ‘여자라서 행복해요’ 뭐 이런 것들. 이런 내용을 분석하고 고발하는 것은 시민사회 공론장의 의무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가위손까지 들려 해선 안 된다.


이효리 뮤직비디오 사건에선 이익단체와 ‘삭제’가 등장했다. 그러므로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비판’과 ‘금지’를 혼동해선 안 된다. 윤리적 정당성, 표현의 부당함이 아무리 분명해도 힘에 의한 삭제를 정당화할 순 없다는 원칙, 이것은 지켜져야 한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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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무지개 2008.07.24 10:1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글 아주 논리적이게 잘 쓴거 같네요~!!

    가끔씩 간호사복장을 문제 삼아 이렇게 논란이 된걸 몇번 본것같아요!!
    대부분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였지만,

    근데 전 가끔 생각해요??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더니~!! 그런 말로~어렵게 일하는 사람들을 위하는척 하면서...;;
    집안 도우미 그리고 교사, 학생, 경찰, 일용직? 등의 직업을 선정적이거나 과대포장하여 영상물을 배포할 때는 아무도 저지 하지 않네요...!!

    그리고 작성자(님)가 말씀 하신것과 같이 비판은 하되, 금지를 한다면...
    모든 직종을 다 영상물에 선정적이지 못하게 금지해야되나요??

    이번일은 뭔가...시대착오거나 공평치 못한듯 싶네요~개인적인 소견으로는....

    • 칸호사의 굴욕 2008.08.16 00:26  수정/삭제 댓글주소

      무슨 내용인지 아직 이해를 못 하신 듯합니다. 하재근님은 금지시키는 걸 반대하는 쪽이세요.

  3. 모든 이익집단에서 항의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항의하고 압력을 넣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 항의와 압력이 정도를 넘지 않아야 한다.
    그 정도라는 것은 결국 법률이 규정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연예.예술인이 정말 소신을 가지고 표현하여
    그 소신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선전 및 마케팅을 위하여 일부러 노이즈마케팅을 한다는
    의심을 사는 경우도 있다.

    표현의 자유는 자유대로 인정하면서
    항의와 반대의 자유는 또한 인정해야 한다.

    필자의 논지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4. 사과벌뢰 2008.07.24 11:0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효리껀은 그닥 별루 와닿지 않네요 표절이라 함과 동시에 삭제 버렸기에...

  5. 파쇼의그늘 2008.07.24 12:3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대한민국은 아직도 파쇼의 그림자가 사회 전반에 깊숙히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나마 지난 10년간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자유와 민주화의 물결이 흘렀지만,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국민들 스스로 그 흐름을 거꾸로 돌려 놓은 것을 보고 있자면,
    스스로 파쇼의 그늘에 숨고 싶어하는, 일견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피지배 계층의 무지와 무기력의 한계를 보게 됩니다.
    지배당하는 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지배당하는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6. 이효리의 예와는 관계없이 하재금님의 말씀에 백번 동의합니다.

  7. 지독한모기 2008.07.24 14:2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마초와 파쇼의 승리같네요 ㅋ 마초와 파쇼라는 두 단어, 특히 익숙치않은 파쇼라는 단어가 없었다면 수많은 반대의 공격을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간호사논쟁은 갠적으로 참 어이가 없어요.. 간호사 논쟁과 같은 이유라면 세상엔 볼거리가 많이 줄어들겁니다.. 뭐 이젠 끝난 일이니 그러려니 해야겠지만요.

  8. 좀 그런것좀 2008.07.24 14:4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선생이든 비서든 간호사든

    불특성다수의 성적 욕구 대상이 된다는 것은 충분히 기분 나쁜 일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효리의 그 MV 가
    예술적인 가치가 그리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는,,

    정말 본인 자신이 그것에 대해 예술에 크게 기여를 해야겠고
    그래서 도저히 지울수 없겠다는 소신이 있었으면,
    본인 자신도 극구 반대 했겠지요.

    하지만 그 MV에 본인 자신도 예술적 가치가 없다는 생각에
    간호사복장을 한 부분을 지운 것이 아닐까요?

    • 병맛 2008.07.25 11:00  수정/삭제 댓글주소

      예술적 가치가 없어도 실을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그 놈의 예술이 무슨 밥 먹여주나요?'ㅅ'?

  9. 김경미 2008.07.24 19:0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100분 토론에서 하재근씨를 처음 봤었습니다. 또 간간히 인터넷을 통해 하재근씨 생각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어제 '간호사는 성적으로 희화화하면 안되나'라는 하재근씨의 글에 대한 어떤 남성분의 반박글을 읽었습니다. 오늘 그에 대한 답글(?)을 읽게 되었네요. 오늘에서야 하재근씨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표현의 자유, 비판의 자유가 공존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지 힘있는 집단에 의해 가위질 당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 맞지요?

    저는 간호사입니다.
    과연 그래서일까요?
    하재근씨 생각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마음이 무겁고 답답한 느낌이 드는 것이요..

    제가 간호사이기 때문에 무조건 간호사 입장을 옹호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 사건에 대한 간호사들이 느끼는 모욕감과 사기저하.. 그리고 그에 대한 호소에 대해 사람들은 마치 과민반응이라며 몰아세우는 현상에 대해 힘든 느낌을 가리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는,
    윗 글 중 마지막 단락, '이효리의 뮤직비디오 사건에선 이익단체와 삭제가 등장했다. 그러므로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비판과 금지를 혼동해선 안된다.' 이 말엔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윤리적 정당성, 표현의 부당함이 아무리 분명해도 힘에 의한 삭제를 정당화할 순 없다.' 이 말은 공감되지가 않습니다.

    이 사건은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로 인해 타직업군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간호사들이 느끼는 모욕감과 사기저하가 있었고, 간호사들을 대변하는 대한간호협회가 그것에 대해 항의했을 뿐입니다. 삭제된 것은 대한간호 협회가 단지 힘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효리씨 측은 힘있는 기획사가 아니던가요? 이효리씨 개인이 대중에 끼치는 영향력도 힘 아닌가요? 이 항의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막는 부당함이고, 꼭 간호사를 떠오르게 하는 컨셉으로 표현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면 그들도 항의하지 않았겠습니까? 이효리씨 측도 여러 가지 마케팅 전략과 이익을 타산해 항의에 대해 받아들이고 삭제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여기에 파쇼니 하는 말이 나오고, 간호협회가 이기적인 이익집단처럼 얘기되고, 간호사들의 집단이기주의로 인한 삭제같이 이야기 되고 있어 답답했습니다.

    표현의 자유... 중요합니다.
    하지만 힘들게 일하는 간호사들에게 모욕감과 사기저하로 상처를 주는 표현의 자유..는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영향력 있는 인기 여가수의 뮤직비디오이고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기에 간호협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15초 짧은 광고의 파워가 얼마나 큰지 아실 것입니다. 그 짧은 광고를 위해 얼마나 큰 돈을 회사는 기꺼이 지불하는지도... 단순한 뮤직비디오지만 대중에게 쉽게 심어진 그 이미지의 영향력은 보이지 않지만 무척 크지요. 병원에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 할 환자-간호사간의 관계가 그런 이미지로 형성되는 건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전 윤리든 자유든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윤리도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자유도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서로의 대한 예의와 양보가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아닐런지요.

    그런 면에서 '표현의 부당함이 아무리 분명해도 힘에 의한 삭제를 정당화 할 순 없다'라는 하재근씨의 글에서 간호협회의 이번 항의를 단순히 힘의 집단으로 표현하신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글의 표현에서 마치 이런 느낌이 듭니다. 표현의 부당함이 아무리 분명하고 다른 사람이 상처를 받아도 비판만 가능하지 금지해선 안된다?... 그러면 부당한 표현에 의해 상처받는 사람은 계속 상처 받아도 괜찮다는 건지요?

    • 에효... 2008.07.25 11:02  수정/삭제 댓글주소

      그럼 앞으로는 어떤 직업이든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시키지 말아야겠네요. 다들 힘들게 일하잖아요? 그런데 희화화하거나 야하게 등장시키면 사기저하되겠죠? 사람들이 다 바보같아서 그런 영화나 드라마가 진짜라고 믿을테니까요. 안 그렇습니까? ㅉㅉ

    • 칸호사의 굴욕 2008.08.16 00:42  수정/삭제 댓글주소

      저는 대한파출부협회 소속인데요, 이효리가 간호사 복장 입은 건 엄청난 이슈가 되고 삭제를 하니마니 하는데, 메이드 복장 입은 건 아무도 지적하는 사람 없더라고요. 저희 파출부들은 주인집과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야 할 파출부의 입장이 그런 식으로 왜곡되는 데 대해 심각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대한파출부협회 일동은 올 여름 이효리가 활동을 끝내는 즉시 김기영 감독님의 고전 '하녀'와 함께 이효리 뮤직비디오 일부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간호사분들도 이참에 킬빌의 대럴 한나(간호사 복장 입고 암살하려 들더군요)와 자우림의 매직카펫라이드, 시이나 링고의 본능 등을 함께 고발하는 게 어떨까요? 대한백수백조협회의 압력이 두렵긴 하지만 아주 이번 기회에 모든 창작물에 등장하는 희화화된 캐릭터를 무직으로 만들어 버립시다.

  10. 효히시러 2008.07.24 19:4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건전하게 좀 삽시다
    으이그
    성적인거 그만좋아하면 안되냐
    대상이 누구든 기분 드러운것 마찬가지지
    순결이라는 개념도 좀 탑재하고 삽시다

  11. 김경미 2008.07.25 16:5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에효...님
    제가 말한 뜻은 어떤 직업이든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 사는 주제를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어떻게 아무런 직업도 등장시키지 않을 수 있겠습까? 전 이번 뮤비사건을 두고, 하재근씨의 글에서 이익단체와 삭제가 등장했고, 그로 인해 빨간불이 켜졌고, 비판과 금지를 혼동해선 안된다며 윤리적 정당성, 표현의 부당함이 아무리 분명해도 힘에 의한 삭제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라는 생각에 대해 이야기 한 것입니다.

    님께서 저의 생각에 거슬린 부분에 대한 건, 하재근씨의 표현 중, '윤리적 정당성, 표현의 부당함이 아무리 분명해도...' 라는 부분 때문입니다. 물론 뒤에 '힘에 의한..' 이라는 단서가 있지만 이번 사건을 힘에 의한 사건으로 치우쳐 보는게 부적절하다는 생각은 이미 얘기했고요.. 전자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면..
    표현의 자유란 미명하에 모든 것이 다 허용된다는 정당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효리씨 뮤비에서 문제의 장면은 많은 간호사들에게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합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간호사를 왜곡되게 표현했는지 모릅니다.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간호사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보고 있습니까? 그런 시선과 왜곡된 이미지는 결국 병원에서 간호사와 환자의 신뢰관계를 어렵게 하고, 효휼적인 간호업무에도 지장을 초래합니다.

    에효...님
    사람들이 다 바보같아서 영화나 드라마를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겠죠.. 하지만 에효님은 진정 미디어의 힘, 이미지의 영향력, 인기가수 이효리씨의 영향력, 이효리씨의 음반을 주로 구입하고 접할 연령층.. 에 대해 모르시는 건가요? 아마 이런 건 생각해 보지 않으셨겠지요? 아마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저 과민반응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네요.

    표현의 자유... 저도 고민되지 않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효리씨의 뮤비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의미가 있어 많은 현직 간호사들에게 상처와 사기저하를 주면서까지 삭제되지 말았어야 옳은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12. 공감합니다.
    다만 애초에 이효리측의 너무나도 빠른 포기에 유감을 표하는 형식이었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13. 참 내... 2008.07.29 00:5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솔직히 지난 글의 요지가 윗글같지는 않았네요. 지금 다시 읽어봤지만... 윗글은 원칙적으로는 맞을지 모르나, 씁쓸함을 견딜 수 없네요. 그렇담 이승연은 뭣때문에 그토록 얻어맞아야 했던 걸까요?

  14. 로비스트 2008.08.02 02:4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답답하네요. 이효리 본인도 이번 간호협회의 항의로 자신의 뮤비가 잘려나가 재편집된 점에 대해 기사를 통해 답답함과 억울함을 표현했더군요. 사실 위에 김경미님이나 간호협회는 이효리가 표현하고자했던 간호사컨셉이 뭔지도 모르잖아요? 겨우 0.5초 티져장면본게 다죠? 인터뷰내용보면 수술장면전에 잠깐 스쳐가는 장면이었고 뮤비의 전체적인 내용도 여성들이 당당해지라는 유~고~걸이 컨셉인데 정작 당당한 여성직업군인 간호협회에서 이런식으로 0.5초 티져영상만으로 자신들 멋대로 판단해 항의조치해 삭제토록한건 명백한 창작활동을 제한한 행동입니다. 이효리본인도 창작활동의 위축을 염려하더군요. 저도 하재근씨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김경미씨는 간호사들에게 상처가 된다는데 그럼 이효리가 청소부복장, 교사복장한게 그들에게 상처가 되나요? 그렇다면 왜 항의가 안들어올까요? 간호협회측이 유별나다고 생각하진않으시는지 되묻고싶습니다. 몇해전 박미경씨 노래서도 간호사,여경컨셉했지만 여경쪽에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공동대응을 거부했고 결국 재판서도 표현의 자유쪽을 존중하는 결과가 나온 전례가 있습니다.

  15. 이승연 건은... 2008.08.04 11:0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승연 건은 국민들의 금기 사항을 어긴 셈이죠. 이번 간호사 건과는 다릅니다. 어느 나라든 어느 국가든 암암리에 국민들이 금기시 하는 것이 몇가지 있는데 이승연의 경우는 대한민국 사회전체가 금기시하는 것을 표현의 자유란 이름 아래 상업적 수단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것에 충분히 비판의 요지가 있습니다. 간호사의 경우는 전혀 다르지요. 태권도의 경우에도 여러가지 증거들과 태권도 원로들의 인정으로 인해 일본 가라테로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이 기정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자존심인 국기 태권도가 일본의 것으로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즉 이런 것들이 사회전체의 금기 사항이라 할 수 있죠.

  16. 그것도 안무라고.. 2008.08.05 09:1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간호사가 됬든 타직종이 됬든,,, 이효리의 선정적 안무에는 외국가수들의 컨셉을 따라하는 역겨움이 있다. 이게 가장 큰 문제이다. (여성들에게 당당하라 외쳤다고? 유~고~걸~ 하면서? 이 단어만 나오면 이효리를 패주고 싶어진다. 많은 여성들이... 간호사여서만 질타한 것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여성들을 상품화하고 여성의 당당함이 자신처럼 옷 벗고 감각적으로 어필하는 것이라고 눈가림하는 얄팍함, 그 상업성이 역겹고 이효리가 혐오스럽다.)당당하려면 대상을 앞세워 그 뒤에 숨지 말고 박진영처럼 그 자체로 당당하게 하라.

    • 그것도 안무라고? 2008.08.12 22:05  수정/삭제 댓글주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이효리는 싱어송 라이터를 제외한 어떤 가수들보다 능력있는 작곡가에 붙어살지 않고 능력있는 신인 작곡가를 배출해내는 비디오형 가수이다. 게다가 외국가수들의 컨셉을 따라하는 역겨움이라고 말했는데, 그러면 한국의 섹시여가수들은 이효리 컨셉을 따라하는 역겨움인가? 컨셉은 돌고 돌며 패션도 돌고돈다, 그리고 왜 섹시컨셉을 이효리만 욕먹어야하는지 난 이해가 가지않는다. 게다가 박진영을 본받으라 했는데, 뭐 작곡도 하지않고 욕먹는 이효리보다 자기가 작곡한 곡으로 표절 소송일어서 외국으로 돈다 빠져나간건 아시나 모르겠네, 언론플레이의 제왕은 당신들이 말하는 이효리가 아닌 박진영인것부터 알았으면 한다.

  17. 정규만 2008.08.07 23:4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하재근님의 글 잘 봤습니다. 글을 보니
    자유 없는 곳에 창의성이 나오지 않는다란 말이 생각나네요.

    비판 받아 마땅한 이슈에 비판이 있고 그런 비판을 피드백으로
    개선된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것이 '생각하는 인간'이겠지요.

  18. 표현의 자유도 좋고 다 좋은데
    제발 융통성 좀 가집시다.

    간단히 말해
    다른건 몰라도 이제껏 간호사를 성적 판타지로 표현한게 많았는데
    (제복이라는 것 때문에 한계는 있지만)
    일부로 라도 노출 많이 된것들은 좀 자제합시다.

    그런 세세한것들이 고정관념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합니다.

    그래서 글 내용은 동의하나
    융통성이 빠져있어서 아쉽습니다.
    (문화 평론가라면 무조건 맞는소리를 하는것과 더불어 다수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좀 더
    좋은 영향을 끼칠까..도 고민하는게 좋겠지요)

  19. '어떤 경우'에도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이효리 측이나 간호협회 측에 모두 적용이 되어야 한다.

    어떤 이의 표현에 대해 불이익을 받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면, 당연히 '나 이렇게 힘드니 그렇게 안해주면 좋겠는데..'하고 말할 수 있고, 문제를 일으킨 쪽에서'음, 그럴 수 있겠네' 라고 받아들이거나 '나는 그것이 꼭 필요해서 바꿀 맘이 없네'라고 대응할 수 있다.
    어떤 예술분야이건 예술가와 관객은 서로 표현에 대해 아런 저런 느낌과 생각을 가질 수 있고, 오히려 그러한 소통이 예술발전에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대중예술의 경우 그 영향력이 더욱 많은 사람에게 미칠 수 있으므로, 이효리의 간호사의 이미지와 반하는 모습에 간호협회가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그럴 수 있는 일이다". 간호협회는 관련되지 않은 어떤 분야에 대해 '금지'를 시킬 만한 권위가 있지 않다. 마치 간호협회가 어떤 부당한 힘(파쇼는 너무치나치지 않은가?)을 이용해 한 가수의 권리를 심각해 침해한 것처럼 쓰여져 있는데, 그것이야 말로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 혹은 집단에 대한 심각한 권리 침해로 보인다.

    '어떤 경우'라는 말은 사용하기에 따라 참 고집이 센 말이 되기도 하고,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유용한 말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문제를 풀어가는 데 사용되는 것을 더 좋아하며, 이 번 경우에도 양쪽이 서로 풀어가도록 놔두었으면 더 나았겠다. 옛말에도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하지 않던가.

  20. 만일 이효리가 영상삭제에 대해 외부압력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 혹은 예술표현의 자유침해 우려...라는 내용의 말을 했다면...

    예술인으로서 관객(대중)의 호소에 '아, 생각지 못했는데 그럴 수도 있겠네'라고 관객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이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그 장면은 '나의 예술행위에 필요하니 수정할 수 없어'하는 예술인으로서의 자존심도 지키지 못했다고 여겨진다.

    소속사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여전히 '인형'이며 동시에 피해자로 가장해 동정 인기라도 받으려는 것같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다.

    전 글에서 하재근님이 21세기 우리 문화는 너무 가난하다라고 개탄하였는데, 자신의 예술에 대한 의지와 태도에 신념을 가진 대중예술인이 많지 않은, 그래서 여전히 그들에게 환호할 수 밖에 없는 우리 문화가 너무 가난하구나 하는 탄식이 나온다.

  21. 이제와서 댓글을 쓰려니;; 2008.08.25 07:2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하재근씨는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남성들의 간호사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본 야동의 영향인지 뭔지는 몰라도 간호사라는 직업이 대부분 여성들로 채워졌기에 성적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병원 가보세요. 간호사한테 껄떡대는 인간이 얼마나 많은지...지금 간호사분들, 그 뭣도 아닌 편견때문에 열심히 일하시면서 이미지 개선 해나가시는데, 갑자기 남자들의 우상이라는 이효리가 섹시 간호사 컨셉을 밀고 나온거죠. 자유와 창의성은 고사하고 편견에 둘러쌓인 특정 직업군에 속한 여성들의 이미지를 한번에 무너뜨린겁니다.[솔직히 창의성도 없었네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고대로 따라했더구만...]
    전 그 뮤비 보면서 메이드복, 섹시 교사 전부 싫었습니다. 특정 직업과 여성을 연관시켜 성적 대상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요. 뭐, 제가 여자라서 그렇게 느낀것도 있을테고, 하재근 씨가 남자라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