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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우결, 전진이 이시영보다 더 문제다

 


전진은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급반전한 인물이다. 무한도전과 여고생4가 그 전환점이 됐다. 둘 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전진은 과거에 뭔가 느끼하고 부자연스런 이미지였다. 하지만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통해 진솔하고 정이 가는 청년 이미지로 변했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요즘 전진의 세 번째 리얼 버라이어티인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이상한 캐릭터로 가고 있다.


이시영-전진 커플에서 사람들의 욕을 먹는 건 이시영이다. 이시영의 ‘제 멋대로’ 컨셉은 4차원이라고 봐 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을 보면 의외로 이시영에 대한 악플이 많았다.


‘4차원’인지 ‘4가지’인지 구분이 안 가는 행동은 과거에 한 번 선보였던 최진영 커플에서 나왔었다. 그때 여자 출연자가 최진영이 십 년 간이나 모은 저금통을 깨라고 조른 행동이 문제였다. 타인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막무가내로 깨라는 것은 4차원이라고 봐 줄 수 있는 선을 넘어섰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시영도 요즘 비슷한 이유로 비난 받는다.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기중심적인 오타쿠라는 것이다. 여기엔 최근 전진이 획득한 ‘착한 청년’ 이미지가 한몫하고 있다. 만약 김구라나 박명수처럼 공격적인 캐릭터가 여자에게 당했다면 사람들은 오히려 통쾌해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진은 순하고 착한 캐릭터이다 보니 이시영의 자기중심적인 행동이 부정적으로 대비되는 거다. 하지만 전진의 그런 이미지는 무한도전과 여고생4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시영은 ‘우결의 전진’이 아니라 ‘무한도전과 여고생4의 전진’ 때문에 욕을 먹고 있다.


우결의 전진은 이제 막 형성되는 중이다. 전진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시작한 요즘에 우결의 전진이 어떤 성격인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우결에서 전진은 이상하다. 무한도전이나 여고생4에 나왔던 그 전진이 아니다. 그 프로그램들에서 전진은 언제나 남을 배려하며, 너무 순해서 당하고, 그러면서도 동료들을 끌어안는 청년의 모습이었다.


우결에서 전진은 계속 보채기만 하는 어린애처럼 군다. 여기에선 전진이 타인을 배려하는 성숙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자기 기분만 챙긴다. 이러니 이시영의 얼굴이 점점 굳는 것이다. 그런 이시영의 표정을 보며 사람들은 욕하지만, 이번 주에 방영된 우결을 보면 전진이 이시영을 점점 더 그렇게 몰아가고 있다.




 

춥다는 여자한테 막무가내로 자기가 원하는 이벤트를 하라고 하고, 쌈을 싸달라, 김밥을 먹여 달라, 끊임없이 요구한다. 그것도 시원시원하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신경을 살살 건드리면서 보채는 형식이다. 그러면서 거기에 바로바로 반응해주지 않는 이시영을 원망한다.


노래방에서도 전진은 자기밖에 모르는 ‘일방통행남’이었다. 상대방의 기분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주도권‘만을 확인하려 든다. 우결에선 여태까지의 진솔한 이미지와는 달리 모든 것을 ’장난‘으로 때우려는 모습도 보이는데 노래방에서도 그랬다. 전진은 마지막까지 립싱크 장난을 하며 소통불가 상황을 만들었다. 마지막엔 진심으로 바라는 세 가지를 적자고 해놓고 그것도 장난으로 썼다. 거의 성격장애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기 주도권과 관심 받는 것밖에 모르는 밉상 사내아이 캐릭터다. 무한도전과 여고생4를 통해 호감형으로 바뀐 전진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최근 우결의 전진은 전혀 다른 사람 같다. 그것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먼저 배려해주고, 감싸 안아주는 모습이 전혀 안 보이는데다가, 결정적으로 ‘진솔한 소통’의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시영이 제멋대로라며 욕을 먹지만, 사실은 전진이야말로 제멋대로 캐릭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이시영은 오타쿠이든 아니든 그것과 별개로 그때그때의 상황에서 훨씬 진실한 모습을 보인다. 인터넷에서 이시영이 일방적으로 욕을 먹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걱정되는 건 이시영이 아니라 전진이다. 왜 여태까지 잘 잡았던 캐릭터를 갑자기 밉상 사내아이로 바꾸는 걸까. 전진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보채며 자기중심적인 캐릭터로 일관한다면 전진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갈 것이다. 정형돈은 개그맨이지만 전진은 가수다. 한 명은 악역을 해도 되지만 전진은 드라마로 치면 정극 간판 이미지다. 밉상 사내아이 캐릭터는 그런 이미지에 독이다.


일방통행 주도권 놀이, 배려 쟁취하기 놀이를 그만 둬야 한다. 전진이 언제 무한도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다른 멤버들과 티격태격했었나? 갑자기 우결에서 그러는 건 이상하다. 안달복달하는 밉상 사내아이는 그만 두고 진솔한 호감 청년 캐릭터로 돌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