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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

합판이 한국의 경쟁력?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옛날에 한국은 합판으로 먹고 살았었다.

합판과 가발 등이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이었던 것이다.


가발을 수출하기 전엔 머리카락을 수출했었다.

그러다가 가발공업을 육성해 머리카락 수출을 그만 두고

드디어 공업국(!)이 됐던 것이다.


그 공업국의 자랑스러운 수출공업품이

가발, 신발, 샤스, 합판 등이었다.


그러다가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중화학공업화가 시작된다.


1970년대 중반쯤 되면 삼성전자의 TV 광고가 신문의 한 면

전체를 다 차지할 정도로 나오기 시작한다.


이때쯤 되면 합판은 옛 기억이 됐을 줄 알았는데

1976년에도 합판기업이 신문에 전면광고를 낼 정도로

위세를 잃지 않았었나보다.



 

아래는 위 광고를 부분적으로 확대한 이미지다.



지난 번 백화점 광고에서처럼

여기서도 대표이사의 실명이 나오는 것이 재밌다.


반도체 팔고 휴대폰 파는 나라가

불과 삼사십년 전까지 합판 팔아서 연명했다는 것은

정말 믿기 힘든 일이다.
한국의 현대사는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세대를 비웃는 것이 요즘 세태다.

아저씨, 아줌마는 짜증나는 존재 정도로 인식된다.

나도 구세대에게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버지 세대를 존경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분들의 ‘촌스러운 근면성실’로

오늘날 한국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역사는 70년대 전후에 살았던 한국인들을 위대한 세대라고 기록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젊은 세대에게 그들은 경멸의 대상일 뿐이다.
상호간 불신이 접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세 끼 쌀밥 먹기도 힘들었던 시절 맨주먹에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한눈 안 팔고 국가를 이끌어온 분들이다.
그래서 문화적으로는 촌스러울 수 있다.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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