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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무한도전 아 유재석!, 미워할 수 없다

 

<무한도전> 품절남 특집은 사실상 유재석 특집이었다. 유재석의 모든 매력이 낱낱이 폭로된 아주 특별한 이벤트였던 것이다. 유재석이 왜 절정의 인기를 누릴 수밖에 없는지, 그가 왜 ‘넘사벽’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운도 있었다. 일이 되려고 그랬는지, 얼마나 여자를 보호해주는지를 알아보는 매너 테스트 몰카에서 유재석이 길, 정준하, 전진에 이어 네 번째로 소개됐던 것이다. 앞의 멤버들은 뒤에서 차가 나타났을 때 여자를 안 보호하거나, 약하게 보호했다. 특히 길과 전진의 모습은 시청자의 경악을 자아냈다.(전진이 몰카를 눈치 챘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지긴 했지만)


그리고 바로 다음에 유재석이 소개됐던 것이다. 유재석이 보인 태도는 앞의 멤버들과 극적으로 대비되어 정반대의 경악을 자아냈다. 그 순간 ‘역시 유재석!‘이란 찬탄이 터져 나오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스튜디오 방청객들도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여자를 자기 뒤로 보내고, 자신은 그 자리에 서서 자동차를 주시하는 모습에선 매너와 침착함, 책임감 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런 남자를 어떻게 미워한단 말인가!


바로 뒤이어 박명수도 멋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어쩌랴. 운은 유재석의 편이었다. 앞의 세 남자가 보인 실망스러운 태도 바로 다음에 유재석이 나타나 극적인 대비의 효과를 다 가져간 다음이었던 것이다. 마지막 순서로 소개된 정형돈도 유재석과 비슷한 양식의 행동을 선보였지만 이미 폭발력이 사라진 뒤였다.


전진의 경우엔 일이 안 되려고 그랬는지, 바로 전 꼬리잡기 특집에선 게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이없이 잡혔던 것이 아쉬움을 남겼었는데, 이번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던 몰카를 혼자 알아채는 감각을 과시하고 말았다. 이런 건 눈치 못 채도 좋았었는데... 역시 인생은 재수인가?



할머니를 도와드리는가를 실험하는 것에서도, 할머니가 하필이면 유재석 앞으로 가 그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줬다. 이때도 박명수는 유재석 옆에 있다가 선행을 함께 하며 2인자 보조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유재석이 할머니를 도울 때 스튜디오에는 또다시 감동의 회오리가 몰아쳤다. ‘아, 역시 유재석! 배반하지 않는구나‘


매너남, 배려남 유재석의 매력이 그야말로 극적으로 부각된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몸짱으로서의 매력도 확실히 드러났다. 유재석이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던 일이었지만, 이번 <무한도전>에선 그것이 다른 멤버들과의 비교를 통해 확연히 공인됐다. 매너, 배려에다 몸짱까지? 아, 유재석!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재석의 오늘을 가능케 한 가장 중요한 것. 가장 기본적인 것. 바로 이 남자가 웃기는 사람이라는 사실. 그걸 보여줬다.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셀카 형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코너에서, 유재석의 것이 단연 웃겼던 것이다. 매너남, 배려남인 와중에 몸짱이며 웃겨주기까지 하는 남자? 아, 유재석!


유재석 대폭발이다. <무한도전> 꼬리잡기 특집에선 노홍철이 대폭발의 주인공이었고 정준하가 옆에서 부각됐다. 이번엔 유재석이 대폭발하고 박명수가 옆에서 부각됐다. 박명수가 보여준 모습도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유재석의 인상이 더 강렬했던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박명수는 역시 2인자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심지어 박명수가 햄버거를 쏘는 에피소드에서도 유재석이 더 떴다. 현재 인터넷에선 유재석이 조용한 말로 박명수의 햄버거 비용을 분담하겠다고 했다며 유재석에 대한 감탄의 태풍이 불고 있다. 이리 봐도 유재석, 저리 봐도 유재석이다.


물론 이건 단지 이번 특집의 구성상 유재석이 재수 좋게 부각됐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만은 아니다. 유재석의 배려심, 매너, 겸손, 개그 능력 등은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던 것이었다. 그것이 이번에 아주 분명한 형태로, 조목조목, 게다가 극적으로 표현됐기 때문에 ‘역시 유재석!’이라는 찬탄이 가능했던 것이다. 거기에 책임감과 몸짱, 믿음직한 남자 등의 이미지도 추가됐다. 왜 그가 안티 없는 국민MC인지를 알려준 특집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 품절남 특집은 유재석과 멤버들의 매력을 부각시켰을 뿐만 아니라 재미있기까지 했다. 무려 삼주 째 계속되는 연타석 홈런의 행진이다. 통상적으로 대규모 특집극 후에는 쉬어가는 기간이 이어지곤 했는데, 이번엔 아이디어를 바꿔서 곧바로 홈런을 쳐냈다. 왜 유재석인가를 알려준 특집이면서, 동시에 왜 <무한도전>이 당대에 가장 찬란한 버라이어티일 수밖에 없는가를 과시한 한 편이었다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