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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강인 폭행사건에서 안타까운 것

 

결국 강인이 폭행에 가담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강인은 자신이 절대로 폭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했었다. 강인의 말을 믿으며 끝까지 기다렸던 사람들은 허탈하게 됐다.


보통 유명 아이돌 가수에게 구설수가 생기면 들불처럼 악플사태가 일어난다. 하지만 이번엔 바로 직전 재범 사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제하며 사실관계가 완전히 드러날 때까지 기다렸다.


강인이 워낙 강하게 부정했기 때문에, 그를 믿은 사람들도 많다. 강인은 그들의 신뢰를 배반했다. 이것이 폭행보다 더 아쉬운 일이다.


술자리에서 시비가 생겨 폭력사태로 발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 정도 일을 이해해주지 못할 사람은 없다. 특히 지금은 재범 사태 때문에 공격적인 악플에 대한 경각심이 강해진 시기라서, 우발적인 단순 폭력사태였다면 큰 문제가 안 됐을 가능성이 컸다.


그런 정도의 일을 강인이 크게 키웠다. 애초에 사실대로 고백하고 자숙하면서 용서를 구했어야 할 일이었다. 이번에 밝혀진 사실은 강인이 사실상 피해자라는 것이다. 상대방이 강인에게 계속 시비를 걸은 끝에 결국 폭행사태가 일어났다고 한다.


만약 강인이 처음부터 사실을 밝히고 사죄하면서 자숙 의사를 밝혔다면 어땠을까? 어차피 팬 못지않게 안티도 많은 아이돌이니 폭행에 대한 공격여론이 당시에는 크게 일었을 것이다. 하지만 CCTV 분석결과가 발표되며 강인이 사실상 피해자라는 것이 알려져 동정론이 거세게 일면서, 강인은 지금쯤 구원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강인은 거꾸로 된 경로로 갔다. 폭행을 100% 부정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사실관계를 기다렸고, 이제 CCTV 분석결과가 발표되며 강인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구원의 계기가 될 수도 있었을 CCTV 확인이 반대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종결됐을 사건을 계속 지고 가게 생겼다.


왜 사실을 밝히고 머리를 숙일 생각을 못했을까? 스타를 띄우는 것도 대중이고, 스타를 버리는 것도 대중이다. 자신이 자신을 살리려고 해선 안 된다. 문제가 생기면 자신을 버리면서 대중에게 숙여야 한다. 그래야 대중이 그를 동정하면서, 다시 살 길이 열리는 것이다. 왜 이걸 몰랐을까? 아쉬운 일이다.


대중은 폭행 따위보다 거짓말을 훨씬 더 혐오한다. 과거에 이영자가 괴멸적인 타격을 받고, 컴백한 후에 다시 공적이 됐을 때, 그녀가 대단한 범죄를 저질러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없는 말을 한 것에 분노했다. 김상혁도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다. 단지 거짓말을 했을 뿐이다. 그것 때문에 연예인으로서는 극형을 받다시피 했다. 거짓말은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강인은 실수 정도로 끝날 일을 키우고 말았다. 진실성과 겸손함이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덕목이라는 것을 기획사가 확실히 주지시키지 않았던 것일까? 안타깝다.


어쨌든 폭행사건에 관한한 강인은 피해자인 것이 분명하다. 초기의 거짓말도 당황한 나머지 본능적으로 하게 된 자기방어 정도로 봐줄 여지가 있다. 아이돌로서 폭행사건에 연루된 것에 얼마나 당황하고 두려움을 느꼈겠는가. 당연히 반성은 해야겠지만, 이번 일이 연예인으로서 극형에 가까운 대중적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한다.


실수 한번으로 극형이 내려지는 살벌한 분위기가, 한사코 그 실수를 감추려 거짓말을 하는 연예인을 만들어내는 측면도 있다. 부디 이번 일이 강인의 반성과 아이돌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 정도로 마무리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