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 음악 칼럼

황정음, 위험해지고 있다

 

주말에 에이미가 네티즌들에게 욕을 먹었다. 에이미 관련 기사에 악플이 줄줄 달린 것이다. 이건 매우 특이한 사건이다. 왜냐하면 에이미가 인기 연예인도 유명 연예인도 아닐뿐더러, 최근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 특별한 사고를 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케이블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뿐이다.


이런저런 연예인들에 대한 기사는 수없이 쏟아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흘러지나간다. 네티즌은 결코 아무에게나 악플을 달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케이블TV에 출연하건 말건 ‘아웃 오브 안중’인 것이다.


에이미의 기사에 ‘굳이’ 악플을 달았다는 것은 에이미의 무엇인가가 사람들의 심기를 강하게 건드렸다는 뜻이다. 이미 말했듯이 에이미는 널리 알려진 사람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그녀의 실체를 어차피 모른다. 문제가 된 것은 실체가 아니라 이미지였다.


한 마디로 화려한 ‘된장녀 이미지’의 문제다. 여기에 대중은 강렬한 불쾌감을 표했다. 에이미는 연예인으로서의 치열한 노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화려함만을 계속 보여줬기 때문에 된장녀 이미지가 극에 달했다.


- 된장녀는 찍힌다 -


청년 실업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렇게 젊은이들이 체감하는 민생이 어려워질수록 된장녀에 대한 혐오가 커진다. 그런 대중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 <개그콘서트> ‘남보원’의 대히트다. ‘남보원’은 남의 팍팍한 주머니 사정은 모르고 폼 나고 화려한 것만 좆는 된장녀에 대한 궐기다.


된장녀에 대한 민심이 얼마나 흉흉한 지는 ‘루저녀’ 사태로도 알 수 있다. 이 사건은 토크쇼에 초대된 여대생들이 헛소리를 한 일에 불과하다. 그저 웃고 넘길 수도 있는 일인데, 대중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했다.


키를 지적당한 것에 대한 모욕감도 한몫했지만, 그날 그 여대생들이 보여준 분위기도 사태에 영향을 미쳤다. 그날 여대생들은 된장녀의 이미지를 풍겼다. 거기에서 끓어오른 분노가 ‘키 180 센티미터’라는 치명적인 실언을 한 여학생에게 폭발한 것이다.


이렇게 된장녀 혐오증은 무섭다. 그랬기 때문에 유명 연예인도 아닌 에이미에게 네티즌이 악플을 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 황정음, 밉상 되는 이유 -


<지붕 뚫고 하이킥>이 최근 연속해서 애틋하고 따뜻한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런데 한 관련 기사의 댓글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세경과 준혁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기사의 내용이었는데, 댓글엔 엉뚱하게도 ‘요즘에 황정음이 안 나오니까 기분 좋다’라고 적혀있었다.


미운털이 박힌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에 황정음의 안타까운 내용이 주로 부각됐을 때는, 왜 드라마가 황정음 위주로만 돌아가느냐는 불평들이 나왔었다. 반면에 이번 주 들어 세경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는데, 아무도 왜 세경만 부각되느냐는 불평을 안 한다.


황정음네가 망했다는 ‘그녀의 사정’과 세경의 아버지가 부른다는 ‘그녀의 사정’이 차례대로 나왔는데, 그에 대한 반응이 극과 극인 것이다. 신세경은 지난 주말에 몸에 짝 달라붙은 의상을 입고 광고를 촬영하는 모습이 연예정보 프로그램에 나왔었다. 만약 황정음이었다면 어땠을까? 또 비난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신세경에 대한 비난은 전혀 없다.


신세경에게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이면 주위의 관리를 탓할 뿐 신세경에게는 화살이 가지 않는다. 반면에 황정음에게는 비수가 날아간다. 황정음의 비호감도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그 이유로는 질렸다는 것을 들 수도 있고, 거품 인기에 대한 경계심이 생겼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이미지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 황정음은 화려함을 좆는 ‘나대는 된장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게 문제다.


처음엔 그것이 당당해보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호감을 살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니다. 지금이 호황 국면이라면 소비문화의 표상으로 숭배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불행히도 현재는 된장녀가 찍혀나가는 각박한 시대다. 신세경의 청순하고 순수하고 따뜻하며 타인의 아픔을 이해해줄 듯한 이미지는 이런 때에 위안을 준다. 황정음의 이미지는 정반대에 있다. 그래서 그녀를 공격하는 대중이 늘어가는 것이다.


연예인으로서는 ‘듣보잡’에 가까운 에이미마저 열화와 같은 악플을 받게 하는 것이 ‘된장녀’ 이미지다. 에이미의 이미지에는 화려함과 더불어 불성실도 있는데, 황정음이 설날에 MC를 보며 불성실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비호감에 불을 질렀다. 지금처럼 가면 황정음의 미래가 불안하다. ‘귀여움에 편하게 묻어가며, 나대는 된장녀’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