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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나르샤 ‘헉!’ 하게 만든 장면

 

보면서 ‘헉!’했다. 22일에 방송된 <엠카운트다운>에서 나르샤가 노래를 부르는 대목에서였다. 나르샤가 ‘삐리빠빠’하면서 몸을 도는데 마치 엉덩이가 그대로 노출된 것 같은 장면이 나왔다.


깜짝 놀랐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지며, ‘이건 아니잖아’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이건 나르샤가 몸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전신 타이즈를 입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단순한 전신 타이즈가 아니라 전신 망사 스타킹 안에 속살의 느낌이 나는 타이즈를 받쳐 입었기 때문에 나신이 그대로 노출된 듯한 느낌이었다.


민망함도 이런 민망함이 없었다. 친구와 함께 그 장면을 봤길래 망정이지 가족과 함께 봤더라면 상당히 당황할 뻔했다. 그 장면이 나올 때 친구와 내가 동시에 화면에서 고개를 돌렸다. 시청자를 고문하는 듯한 장면이었다.


기본적으로는 당연히 선정성 문제가 있겠다. 요즘 가수들의 지나친 선정성이 사회적 질타를 받으며 지상파 쇼프로그램들까지 단체로 징계를 받는 시국이다. 이런 판에 나르샤의 의상은 너무나 무신경했다.


단지 그 이유로 얼굴이 찌푸려진 건 아니다. 나르샤는 대놓고 섹시를 표방하고 있다. 그것은 시청자, 특히 남성의 욕망을 감각적으로 충족시켜주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보기 좋은 그림을 통해 시각적 쾌감을 선사해주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런 쾌감마저 없었다.


멋진 그림으로 보이지도 않았다는 뜻이다. 지나친 선정성으로 도덕적으로도 문제를 일으키면서 동시에 감각적으로도 ‘쾌’보다는 ‘불쾌’를 전해주는 이미지다? 이중으로 실패다.



물론 신체를 드러내는 것에 성적인 자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체를 당당하게 드러내는 건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카리스마를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번 나르샤의 무대에서 그런 카리스마라도 느껴졌는가? 그것도 아니다. 카리스마는커녕 연민이 느껴질 정도로 안쓰러운 무대였다.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 어느 모로 보나 실패인 것이다.


무리수다. 나르샤의 전신 망사 타이즈는 프로그램에도 해를 끼치고, 사회에도 불건전한 영향을 끼치고, 무엇보다도 본인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무리수였다.


- 나르샤에게 이번 전신 망사 타이즈 무대는 자해 -


요즘 속옷 착용 논란으로 손담비가 비난을 받았다. 사실 손담비의 의상은 언론이 그것을 속옷이라고 알려줬기 때문에 그런 줄 알았던 것이지, 그냥 봤을 때는 속옷을 입었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나르샤의 전신 망사 타이즈에 비하면 손담비의 의상은 그야말로 ‘양반’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담비만 과도한 선정성으로 욕을 먹었으니 불쌍하기까지 하다. 나르샤의 의상은 손담비와는 차원이 다른 선정성을 과시했다.



의상도 그렇고 요즘 나르샤의 행보에선 총체적인 무리수가 느껴진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일주일에 두 편이나 소화하는 것에서도 지나친 이미지의 소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성인돌 이미지의 반복도 이젠 초기와 같은 신선함을 주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노래까지 성인돌 굳히기로 나서는 건 심했다. 다음은 생각하지 않고 이번 한 철 화려하게 불사르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준다. 성인 이미지로 자꾸 소비되면 이미지의  성격이 점점 ‘싼티’ 쪽으로 흐를 수 있다.


사람에겐 저마다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노출을 내세운 것이 본인의 카리스마 강화로 이어지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나르샤에겐 그런 종류의 특성은 없는 것 같다.


대신에 나르샤에겐 요즘 한국 가요계에 아주 희귀한 가치가 된 ‘가창력’이라는 것이 있다. 그 장점을 살린다면 본인의 존재감이 극대화되면서 롱런할 수 있는 카리스마가 발생할 것이다.


전신 망사 타이즈는 그 지나친 자극성으로 인해 나르샤 고유의 장점을 가리면서, 그녀를 민망한 쇼걸처럼 만들고 있다. 이 의상은 확실히 나르샤에겐 어울리지 않았다. 선정성은 보통 상업성을 노리는 컨셉인데, 나르샤의 이번 선정성은 민망하기만 할 뿐 상업성까지 빈약하니 정말 백해무익한 선택이었다.


지나치게 바닥까지 드러내는 느낌이다. 나르샤가 자신을 좀 더 아끼길 바란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주는 컨셉을 찾는 게 좋을 것이다. 쇼걸 나르샤보다 가수 나르샤를 보고 싶다. 나르샤에게 이번 전신 망사 타이즈는 자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