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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성균관스캔들 무개념팬들의 테러

어처구니가 없는 뉴스가 나왔다. <성균관스캔들>의 촬영장을 방문한 팬들이 낙서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그런 ‘짓’을 벌인 곳은 다른 곳도 아닌 전주 한옥마을이어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한옥마을에 찾아가서 낙서를 하는 사람의 정신구조는 어떤 것일까?

보도된 사진을 보면 한옥마을 건물을 설명하는 안내판에 ‘송중기 내꺼야’, ‘내꺼야 쪽쪽’이라는 식의 낙서가 돼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한옥 담장의 돌 위에까지 글씨가 남겨져있다. 정말 해도 너무 한다.

요즘 연예인 태도 논란이 거세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남들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편한 모습만 보인 연예인들은 불량 태도로 찍혀 온갖 악플을 받는다.

연예인의 태도만 문제인가? 팬들의 태도도 문제다. 아무리 자기가 그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해당 연예인을 좋아해도 그렇지, 자기 좋은 마음만 생각하고 남들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테러다. 비난 받아 마땅하다.

맹목적인 팬덤의 문제는 어제오늘 지적된 것이 아니다. 아이돌팬들의 광적인 ‘오빠 사랑’ 때문에 아이돌에 대해선 입도 뻥긋하지 못하게 된 것은 오래전부터였다.

최근에 조성모가 <강심장>에서 자기들이 좋아하는 스타에 대해서만 열광적이고 남에게는 지극히 배타적인 한국 팬덤의 문제를 지적한 바도 있다. 이효리도 아직까지 교복 입은 여학생을 보면 무서운 느낌이 들 정도로 타 팬덤에게 시달렸었다는 고백을 했었다. 이쯤 되면 막가파 폭력이다.

위의 기사엔 이른바 ‘빠순이’들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달려있었다. 그렇다면 여자만 문제인가? 물론 아니다. 요즘 걸그룹이 인기를 끌면서 남자들의 행태도 여학생 팬들 못지않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한마디로 여자나 남자나 할 것 없이 한국의 팬덤 문화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 자기가 좋아하는 프로그램만 생각한다. 그것 외에는 아무 것도 배려하지 않는다. 그런 맹목성이 이번 한옥 낙서 테러 사건에서도 드러났다.

이런 막가파 팬덤 문화가 우리 대중문화판을 황폐하게 하고 있다. 문화예술엔 원래 사람을 즐겁게 하고 사회를 화합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는데, 이렇게 돌진적이고 공격적인 팬덤문화가 그런 의미를 무색하게 하면서 살벌한 애정과시 충성도 경쟁장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막가파 팬덤은 무조건적인 감싸기로 건전한 비판을 가로막기도 한다. 팬덤 모래지옥에 빠진 느낌이다. 아무리 스타에 빠지고 프로그램에 빠져도, 정신은 차리고 사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