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의 존재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바로 지난 만재도편에서도 그는 무인도에서 거북손을 따며 해외 프로그램 패러디 원맨쇼를 펼치는 ‘미친 존재감’을 선보였었다. 그의 진가는 이번 <1박2일> ‘땜빵’편에서도 선명히 드러났다.

이번에 <1박2일>은 울릉도에 가려 했으나 태풍 때문에 가지 못했다. 제작진은 긴급히 행선지를 바꿔야 했다. 모두가 섬이나 산들을 대며 아이디어를 내놨다.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었다.

강호동은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취합하며 아이디어를 숙성시켜나갔다. 그러더니 얼마 전에 전국체전이 열렸다는 진주 이야기를 꺼냈다.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체육으로 흘러갔다. 그러다 졸다 깬 은지원이 무심코 씨름 이야기를 했다.

강호동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초등학생과 씨름을 했을 때 이길 자신이 있느냐고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갔다. 그러자 좌중의 분위기가 씨름으로 순식간에 집중됐다.


그때까지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흘려보냈던 강호동은, 졸다가 깬 사람이 무심코 씨름 이야기를 했을 때 ‘이건 되는 소재다!’라고 기민하게 판단했던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초등학생 5학년과의 시합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그러더니 이만기 카드를 뽑아들었다. 폭탄이었다. 이제 울릉도는 문제가 아니었다. 미리 기획됐던 것보다 더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땜빵’ 아이템이 순식간에 터져버렸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강호동이 이만기에게 전화해서 씨름시합을 청하는 과정 자체부터 리얼한 재미의 극치였다.

이만기에게 시합 허락을 받고, 그의 입에서 강호동에게 이길 자신이 있다는 말을 받아내기까지 그는 능수능란한 토크쇼를 펼쳤다. 화면에 보이지도 않는 사람과 아무런 사전준비 없이 전화통화하는 것을 그는 정말 흥미진진한 버라이어티로 만든 것이다.

그후에도 그는 멤버들을 쥐었다 풀었다 하며 분위기를 이끌어나갔다. 경주에서 홀로 낙오됐을 때 온갖 원맨쇼를 펼치며 멤버 전원을 ‘올킬’했던 그는, 이번엔 과거를 회상하는 체육인이 되어 인간적인 몰입까지 형성해갔다. 이건 <슈퍼스타K>라는 인간극장에서 발생되는 것과 같은 종류의 몰입이었다. 인간의 리얼한 이야기에 대한 몰입. 그런 몰입은 대단히 강력하다.

그에 따라 갑자기 편성(?)된 씨름편은 ‘대박 리얼버라이어티’가 되었다. 강호동의 기민한 판단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 그가 평소에 인간적인 느낌을 주지 못했다면 그렇게 강력한 몰입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예컨대 사사건건 재담만 하는 어느 예능인이 모교에 가며 떨린다고 말해도 시청자는 그것에 인간적으로 몰입하지 않는다. 그 정서가 진솔하게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강호동이 씨름판으로 돌아가며 보이는 설레임, 긴장감은 아주 구체적으로 와 닿았는데 그것은 그가 앞에서 말했듯이 평소부터 인간적이고 진솔한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연말 시상식 때 뭔가 어색해보이는 표정에서도 그런 인간적인 느낌이 전해진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강호동이 상 욕심을 보인다고 하지만, 그것보다는 큰 시상식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수상 후보자로서 자연스러운 긴장감의 표출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런 모습이 인간적인 것이다.

강호동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 1위 MC로 불릴 만큼의 개그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좌중을 장악하고 분위기를 능수능란하게 이끌어가며 동시에 상황에 순발력 있게 판단하고 대처하는 부분에서 가히 최고의 능력을 보여준다.

이번에도 그의 판단력이 빛을 발했다. 거기다 스스로의 인간적인 스토리에 시청자를 몰입시키는 능력까지. 게다가 호탕하게 먹는 모습 등에서 시청자에게 활력까지 준다. 그가 라면을 먹을 때 최고의 순간시청률이 나왔던 때가 있을 정도다.

그런 강호동의 존재감이 요즘 들어 점점 더 커지는 느낌이다. 타고난 재능과 체력, 거기에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신을 무섭게 성장시키는 성실함까지. 강호동, 그는 무서운 사람이다.

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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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늘숲 2010.11.10 08:4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강호동... 무서운 사람 맞지요. 스치듯이 만나도 존재감이 장난 아닌 사람입니다. 저는 사무실에서 잠깐 보았지만 방송인이 아닌 사람으로 본다면 상당히 점잖고 무게있어 보여요. 그때가 7년 전이었고, 지금처럼 No.1도 아닌데다 잠깐 본 것이었지만 그 인상이나 존재감이 지금도 무척 선명하답니다.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정말 들어맞는 사람이죠.

    • 일곱빛깔 2010.11.10 09:09  수정/삭제 댓글주소

      와.. 일단 그 경험이 너무 부러운 1人입니다.
      저도 스치듯이라도 한번 만나봤으면 싶어요.
      에너지가 마구 뿜어져나오는 강호동씨를 실제로 보고나면
      모든일이 만사형통할 것 같은 생각이...^^
      아 그리고 7년전이면 no.1 맞습니다.
      02~03년때 쿵쿵따와 천생연분으로 최절정기를 달릴때였어요.

  2. 일곱빛깔 2010.11.10 09:1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공감해요.
    무섭도록 대단한 사람이 강호동씨죠.

  3. 강호동: 1박 35% 강심장 20% 무릎팍 17% 스타킹 14% 합이 86-90
    유재석: 무한도전 17% 런닝맨 10% 놀러와 12% 해피투게도 12% 합이 51-52

    올해로 이미 경쟁은 끝났다.

    • ㅋㅋ 2010.11.13 19:15  수정/삭제 댓글주소

      무한도전이나, 런닝맨, 놀러와, 해피투게더.. 런닝맨을 제외하고는 평균시청률을 기록하시고,

      1박, 강심장, 무픕팍, 스타킹은 시청률을 좋게 나왔을 때를 기록하셨군요. ㅋㅋ

      놀러와는 '세시봉'이 18% 넘겼고, 해피투게더도 '도망자' 이전까지 거의 17%를 상회했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ㅋㅋ

      강심장은 지난 번, '승승장구' 김제동씨 출연할 때, 12.5% 아니였나요?

  4. 씨름과 mc라는 전혀다른 두 분야에서 톱이 됐다는 것 자체가
    뒤에서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알수 있겠죠
    자신의 재능을 점점 발전시키면서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강호동이 잘될수 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 강호동
    추천누르고 갑니다~

  5. 대단한 사람이지요 2010.11.10 11:2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두 분야에서 1인자 되는 것은 요즘같은 경쟁시대에 하늘에 별따기지요.

    강호동은 그런면에서 최고입니다.

    이 자리 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겠는지 우리는 상상도 못하겠지요.

    방송에 적합한 외모도 아니고 정통 코메디언 출신도 아니라 따도 당했겠고..

    웃고 있지 않으면 무섭다 해서 늘 웃고있는 강호동.



    타 엠씨광팬들의 중상모략 인신공격에도 늘 아랑곳하지 않는 대인이 바로

    강호동이기도 하고요

    강인한 외모의 강호동이 저는 늘 안쓰럽더군요.

    글 잘봤습니다.

  6. 많은사람들이 강호동과 유재석을 비교하는것처럼 저도 굳이 둘을 비교한다면 유재석을 좀더 높게봤엇는데 저번주방송에서 자칫하다간 통편집됐을 방송을 순간의 재치로 살린걸 보고 강호동 아직까지는 유재석과 동등하구나 라는걸 느꼈습니다. 뭐 그래도.. 방송을 살린건 대단하지만 여타 많은 프로그램에서의 단점들이 요즘 많이 나오네요.. 뭐 시청률을 높이는것도 중요하지만 그외에 것에도 좀만더 신경써주시면 좋을꺼같아요..!

  7. 대인배 강호동 2010.11.10 21:20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요즘 자꾸 느끼는건데 강호동을 따라갈자가 누가 있나 생각해봤는데..
    아무도 생각나질 않네요..단연 1인자라는 생각을 안할 수없는...
    그런 존재라는 느낌이...ㅎ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자는 강호동뿐인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래오래 프로그램들을 했음
    좋겠네요. 그를 보고 있음 잼있고 힘나고 하거든요.

  8. 호동왕자왕팬 2010.11.10 21:2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온 몸으로 방송하는 강호동씨, 정말 사랑합니다. 희망, 용기, 긍정적인 마인드, 성인들은 굉장히 엄숙하고 진지하게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면 강호동씨는 즐겁게 그것도 아주아주 즐겁게 가르침이 아닌 인간 본초적인 감각을 자극하여 느끼도록 합니다. 그래서 강호동씨가 무섭다는 말씀에 백퍼 동감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꾸벅

  9. 너무 좋은 강호동 2010.11.11 10:2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존경스러워지고 대단한걸 느낍니다
    노력하고 언제나 열심히하고 그자리에 안주하고 있지않고
    또다른 자기 발전이 되어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 강호동에게 배우고싶은게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말로 표현못할만큼 대단함을 가진 사람 같아요
    그누구보다 더 우월한 사람인걸 자꾸 다시금 느낍니다
    오래오래 우리곁에서 웃음을 주길 바라는 마음이예요

  10. 네 공감.. 2010.11.11 11:23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대단하죠. 자신의 색깔이 분명한 MC이자 위기상황에서의 순발력이 상당히 뛰어난 그런 사람 같습니다. 특히 자신의 이미지 관리도 상당히 철저하단 느낌이 들어요. 오래도록 괜찮은 mc로 남았으면 합니다.

  11. 예전에 2010.11.13 19:2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2008년도에 백령도 군부대에서 군인들과의 씨름 한판이 굉장한 인기를 끌었고, 본인의 특기가 씨름인데, 당연히 필이 팍 꽂히겠죠.

    강호동씨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예전에 유재석, 신정환... 이 세사람이 잘 어울리던 시절에 신정환씨가 얘기 했듯이 강호동씨는 다른 사람을 잘 따라 하고, 남의 장기를 강제로 빼앗아 간다고...ㅋㅋㅋ 얘기 하더군요.

    2007년도에는 무한도전 프로그램에서 유재석씨가 강호동씨가 자꾸만 무한도전에서 나오는 모션같은 것을 따라한다고 방송에서 얘기하던데..ㅋㅋㅋ 서로 아주 친한 분들이기에 이런 얘기도 가능한 것 같음.

    어쨌든, 유,강 이 두분은 서로의 프로그램을 면밀히 잘 관찰하는 것 같더군요.

    작년 MBC대상 시상식에서 사회를 봤던 이혁재씨가 시상때마다 왜 자꾸.."재석아 내가 받아도 되나?" 이런 얘기를 하냐고 했더니... 예능에 발을 디디게 해 준것은 이경규씨지만, 예능 공부는 유재석씨를 통해서 했다라고 하더군요.

    그때, 강호동씨를 와... 괜찮은 사람이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어찌되었든, 이 두 분의 팬인 저는 이 두 분 모두 다... 10년 20년 계속 잘 되었으면 합니다.

    • 그런가요? ㅎ 2010.11.13 20:45  수정/삭제 댓글주소

      강호동 정말 대인배이네요...
      그러고 보니 유재석 입에서 강호동에 대한 칭찬을 들어본적이 없네요..
      기회는 많았던 건 같은데 한번도...
      님의 말을 듣고 보니 유재석보단 오히려 강호동이라는
      사람이 정말 된사람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의 강호동은 그누구보다 잘난 엠씨임을
      강력하게 추천하는바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