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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영웅호걸, 니콜의 기름투혼 대박!

<영웅호걸>이 이번 주에 모처럼 박진감 넘치는 에피소드를 보여줬다. 멤버들이 수백인분의 식사를 실제로 준비해 판매하는 에피소드였다. 충분한 준비와 인력이 없어서 ‘대혼란 대긴박’이었다.

<무한도전>이 유사한 기획을 했을 때는 최고의 요리사들이 현장에서 지휘를 했었다. 반면에 이번 <영웅호걸>은 지휘자도 없이 멤버들이 알아서 다 했다. 숙련된 지휘자가 있는 조건과 없는 조건은 천지차이다. 그나마 몇 명이 서빙 담당으로 빠져서 멤버들에게 너무나 벅찬 상황이었다.

제작진의 준비부족을 탓할 수도 있는데, 바로 그것 때문에 이번 회의 긴장감이 극대화됐다. 아이돌을 내세운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귀여움 팔기’용 이벤트가 아니라 정말로 ‘장난 아닌’ 도전기가 된 것이다.

이렇게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답기도 하고, 사람을 몰입시키는 힘이 있다. <무한도전> 여자 권투편에서 최선을 다 하는 한일 양국 권투선수들이 시청자에게 준 감동이 그런 힘을 말해준다. 바로 그런 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영웅호걸>은 강렬한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었다.

정가은이 돌출행동을 했다며 시청자들이 그녀를 비난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사실 그녀의 이른바 ‘돌출행동’이라는 것은 정가은이 과제에 워낙 몰입하다보니 방송보다는 음식만들기에 집중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여, 오히려 그녀의 호감도를 높였다. 후반부에 카메라 앞에서 돌출하려 하지 않고 일에만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나와서 기사와는 달리 네티즌의 찬사도 많이 받았다.

이렇게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주는 호감도의 정점을 찍은 이가 바로 니콜이었다. 그녀는 묵묵하게 생고기와 계란과 빵가루, 그리고 가장 뜨거운 기름과 씨름하며 돈가스를 만들었다. 손을 데일 뻔하면서도 요령을 피우지 않았다. 가히 ‘기름투혼’이었는데 이런 모습은 호감을 줄 수밖에 없다.


니콜은 방송에서 튀려고 하는 모습을 평소에도 잘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조용히 있는 편이다. 하지만 어떤 과제가 주어지면 정말 최선을 다 한다. 워낙 조용한 편이라 그런 모습이 많이 부각되지 않지만 <영웅호걸>에서 그런 것이 차차 누적되며 호감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영웅호걸>의 가장 큰 수혜자는 아이유일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유는 국민 여동생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개인적으로 그 다음 수혜자가 니콜로 느껴질 만큼 호감도가 커졌다. 니콜이 여기서 보여주는 성실함과 선함, 순수함은 거의 ‘까임방지권’ 수준의 호감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구하라는 <청춘불패>를 통해 이미지가 대단히 좋아졌다. 그녀는 거기에서 매사에 최선을 다 하면서도 활발하고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서 이른바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니콜은 최선을 다 하는 것은 똑같지만 활발하거나 주도적이진 못해서 구하라만큼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차근차근 쌓여가고 있는 그녀의 ‘조용한 성실함’은 <청춘불패>에서의 구하라 만큼이나 니콜을 <영웅호걸> 속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니콜이 몰두할 때 짓는 찡그린 표정이 그녀의 성실성과 순수함을 대표한다. 이것에서 발생한 감정이입과 호감 때문에 카라가 무대에 서면 니콜의 표정에 자꾸 시선이 갈 정도다.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유재석이나 강호동도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반대로 ‘불평꾼’이나 ‘뺀질이’ 캐릭터는 대중의 보편적인 사랑을 받기 힘들다. <영웅호걸>의 이번 회는 그런 진리를 다시금 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