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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사회문화 칼럼

홍정욱 딸 마약, 심각한 상황의 징후

 

홍정욱 전 의원의 딸이 마약류를 밀수하다 공항세관에 적발돼, 검찰이 긴급체포했다. CJ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씨가 지난 달 1일에 변종 대마 제품을 밀수하다 걸렸을 때는 입건만 한 뒤 귀가 조치했었다. 반면에 홍 전 의원의 딸은 미성년자인데도 긴급체포까지 한 것이다. 

대마류보다 더욱 위험한 마약을 소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함께 코카인의 100배 정도에 달하는 환각 효과를 내 미국에서 ‘1급 지정 약물로 분류되는 LSD, 이른바 슈퍼맨 각성제라고 불리는 에더럴까지 무려 세 종류의 마약을 들여오려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이 심각한 상황의 징후인 것은 그 전부터 쌓인 사건들이 있기 때문이다. 서두에 거론한 것처럼 지난 달에 CJ 이선호 씨가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들여오다 적발됐다. 액상 대마는 대마초보다 훨씬 환각성이 심각한 변종 마약이라고 한다. 올해 4월엔 SK그룹 3세 최 모씨와 현대가 3세 정 모씨 역시 액상 대마를 상습 흡입한 혐의로 적발돼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홍 전 의원의 딸도 액상 대마를 소지했다.

 

이 네 사건은 부유층, 미국유학, 신종 변종 마약(액상 대마)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미 세 사건이 연달아 벌어진 가운데 홍 전 의원의 딸 사건까지 터진 것은 이것이 단지 몇몇 개인의 이례적인 일탈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을 하게 한다. 광범위하게 만연한 풍조의 일단이 드러난 것 아닐까 하는 의심 말이다. 그래서 심각한 상황의 징후라고 한 것이다. 

사실은 버닝썬 사건 때 이미 나왔던 말이다. VIP 룸에서 유학 다녀온 부유층 자제들이 마약을 하며 즐긴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버닝썬 뿐만이 아니라 다른 강남의 대형 클럽에서도 유사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때 제대로 수사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모른다. 그런데 언론의 관심과 수사의 방향은 오로지 연예인을 향했다. 정준영, 승리, 양현석이 버닝썬 사태의 처음과 끝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연예계에 집중하는 사이에 클럽들은 문제 되는 것들을 정리했고, 마약하던 부유층 자제들도 외국으로 나가버려 단서가 사라졌다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지금 단기간에 네 건이나 유사한 형태의 부유층 자제 마약 사건이 터진 것을 보면 당시 나왔던 클럽 내 부유층 자제 마약설을 터무니없는 헛소문이라고 일축하기가 어렵다. 진짜 과도한 일탈이 폭 넓게 행해진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 사회 부유층은 경쟁적으로 자녀를 미국으로 내보냈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마약문화가 발달했다. 그런 나라에서 살면서 부유층 자제들이 자연스럽게 마약에 익숙해져, 광범위한 마약 유흥 문화가 형성됐을 수 있다. 갓 대학에 들어간 미성년자인 홍 전 의원의 딸이 고강도의 마약을 세 종류나 소지한 것도 미국 문화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자랐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해외 유학 열풍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유학 경험자들이 귀국해서 지인들과 어울리며 마약문화와 신종마약을 퍼뜨리는 전파자 역할을 한다면 상황이 정말 심각해질 수 있다. 이 부분에 경각심이 필요하다. 자녀를 유학 보낸 가정도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