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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음악 칼럼

위탄 이은미 방시혁, 백청강 도우미 되다

이번 <위대한 탄생>에서 백청강은 깜짝 놀랄 만한 무대를 보여줬다. 그동안 백청강하면 떠오르는 건 구슬픈 노래를 애절하게 부르는 이미지였다. 그런데 이번엔 춤을 췄다. 반전이다.

춤도 흉내만 내는 수준이 아니었다. 여느 댄스가수못지 않은 무대였다. 그럴 정도로 격렬하게 춤을 추면서도 라이브를 안정적으로 소화해냈다. 이번 아이돌 미션에서 가장 신선한 충격을 준 도전자였다.

사회자도 백청강의 무대에 상당히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럴 정도로 놀라웠고, 김윤아도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에 만점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신승훈도 아이돌 미션에 잘 맞는 무대였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공감했을 것이다.

의외의 심사평은 이은미에서부터 나왔다. 그녀는 백청강이 지드래곤의 모창을 하고 있다며 7.2점을 줬다. 방시혁도 비슷한 얘기를 하며 7.3점을 줬다. 다른 도전자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점수였다. 이 점수로만 보면 백청강이 최악의 무대를 보여준 것 같다.

이것은 시청자가 느낀 것과 거리가 너무 멀었다. 따라서 시청자 입장에선 반발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은미와 방시혁이 시청자 가슴에 불을 지른 형국이다.


이은미의 경우는 열심히 한다며 권리세를 극구 옹호했었다. 그런데 권리세가 과연 그렇게 격렬한 춤을 추며 백청강 수준으로 라이브를 소화해낼 수 있을런지는 의문이다. 시청자 입장에선 권리세와 백청강 사이에 형평성이 무너진 것으로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백청강이 그렇게 최악의 평을 받을 만큼 지드래곤의 모창을 심하게 했는가에 대해서도 공감이 그리 가지는 않는다. 이번 무대에서 진짜 문제는 지드래곤 모창이라기보다는 후반부에 나타난 고질적인 콧소리로 보였고, 그 부분은 신승훈도 지적했다. 신승훈은 이 문제를 감안한 상태에서 8.9점을 줬다.

누가 보더라도 다른 도전자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7점대의 점수와 최악의 평은 이상한 상황이었다. 이은미와 방시혁이 8점대의 점수만 줬어도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았겠지만, 7점대 점수는 결국 시청자를 향한 도발이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지켜주마' 정신에 불을 지른 것이다.

여기에 김태원이 기름을 부었다. '어떤 이들이 기계로 꾸미는 소리조차 그대는 리얼로 해냈습니다. 오늘 무대는 완벽했습니다.'

김태원은 스토리의 마법사 같다. 그가 '기계'라는 키워드를 꺼내듦으로서 외모 중심 아이돌 대 가창력 중심 가수의 구도가 확실해졌다. 기계음은 아이돌의 상징이니까. 전선을 그은 것이다. 게다가 바로 직전의 혹평에 맞불이라도 놓듯이 '완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니들이 혹평을 해? 이건 완벽이야!' 구도상 대립각을 극대화한 셈이다.

그동안 방시혁은 외모 중시 컨셉을 숨기지 않았다. 이은미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았지만 권리세를 싸고돌면서 졸지에 외모쪽 진영에 서게 됐다. 그들의 진심과 상관없이 현재 구도가 그렇게 됐다는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은미, 방시혁의 혹평이 나오자마자 김태원이 여봐란듯이 전선을 쭉 그었다. 이에 따라 이은미와 방시혁은 악역이 되었다. 시청자는 이들의 공격(?)에 맞서 백청강을 지키는 흑기사가 될 것이다.

앞으로 '권리세의 이은미'와 '외모의 방시혁'이 백청강에게 혹평을 하면 할수록 시청자의 십자군 정신은 뜨거워질 것이다. 만약에 이들이 백청강에게 10점 만점에 5점이라도 준다면, 백청강은 그 탄력을 받아 결승까지도 한달음에 진출할 구도다. 이은미와 방시혁이 졸지에 백청강의 도우미가 돼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