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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0

 

<하재근의 문화읽기> 바뀌는 '말, 말, 말'..대중 시선은?

EBS | 입력 2015.04.20 21:04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네, 한 주간의 문화 이슈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말 바꾸기와 거짓말 논란으로 대중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여러 인사들에 대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자, '말, 말, 말', 정치권 얘기가 빠질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말 바꾸기 논란, 또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정치권이 발칵 뒤집혀진 상태인데,

특히 이완구 국무총리가 거듭된 말 바꾸기를 하면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죠?

하재근

네, 이완구 총리 같은 경우에 지금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 이게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뭔가 거짓말 논란이 일어나고, 말 바꾸기가 계속 있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지금 질타를 받고 있는 건데,

뭐 예를 들어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하고 별로 가깝지 않은 관계라고 이야기를 했다가,

상당히 가까운 관계였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고,

스마트폰 한 대라고 했다가 나중에 또 전화기 두 대라고 말을 바꾸고,

지난 대선에 관여를 안 했다고 했다가 충남지역명예선거대책위원회장인 사실이 밝혀지니까

그다음에 또 유세를 안 했다고 했다가 그다음에 유세 동영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성 회장하고 독대를 안 했다고 했다가 나중에 또 기억이 안 난다고 하고,

유나영

'기억의 착오'라는 말도 썼었죠.

하재근

네, 기억의 착오라는 말도 있고 그런 식으로 말이 계속 바뀌는 데다가

지난 총리 인준 당시에도 언론에 외압 발언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바로 조금 후에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사과한 일이 있고

이런 식으로 말을 계속 바꾸고 거짓말 논란이 있다 보니까

이게 설사 정치자금을 안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 국무총리직을 수행하기에는

조금 도덕성에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 그런 얘기가 지금 나오고 있는 거고,

과거에 김태호 전 총리 후보 같은 경우에도 한 기업인을 처음 만난 시기에 대해서

두 번 말을 바꿨기 때문에 그게 이제 빌미가 돼서 국무총리 후보자에서 낙마한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

유나영

자진사퇴를 종용하는 목소리들도 많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대중이, 정치인만큼은 믿을 수 없다 이런 불신들이 많이 반영이 된 말인데,

이 총리도 그렇고 거짓말 의혹을 불러일으킨 정치인들이 굉장히 많았잖아요.

이런 정치인들의 태도에는 어떤 기저 심리가 깔려 있을까요?

하재근

정치인들이 자꾸 이렇게 금방 탄로 날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몇 가지 이유가, 설이 있는데,

하나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너무 찔려서, 당황해서, 일단 당황한 나머지

전면 부정부터 하고 본다는 거죠.

그리고 우리는 한 가지 의혹을 제기한 거지만

자기가 잘못한 것은 누구보다도 본인이 잘 알기 때문에

이 사람의 머릿속에는 자기가 잘못한 게 굉장히 많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내가 이 하나에 대해서 여지를 남길 경우에 하나, 둘, 셋, 넷, 다섯..

수많은 잘못들이 줄줄이 탄로 날 수가 있으니까 아예 부정하고 보자'

이런 심리가 발동한다는 설이 있고,

또 하나의 설은 '내가 부정을 한들 설마 밝혀지랴' 하는 심리,

그런데 옛날에는 실제로 정치인이 뭔가를 전면 부정했을 때 그게 밝혀지는 일이 거의 드물었지만,

요즘에는 전자기기라든가 CCTV라든가 이런 게 발달을 해서

어느 정치인의 동선을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제 복원을 할 수가 있고,

그리고 옛날에는 사람들이 권력자에 대해서 증언을 하기를 꺼려했었는데,

요즘에는 증언을 막 합니다, 이 사람 저 사람이. 운전기사도 이번에 증언을 했고.

그렇기 때문에 '설마 밝혀지랴' 하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결국에는 밝혀질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애초에 보통 사람보다 거짓말에 능숙한 사람들이 정치인이 되는 것이 아니냐,

정치인들이 평소에 워낙 공약 이런 거짓말들을 많이 하다 보니까,

하던 버릇대로 거짓말을 또 하는 것이 아니냐, 뭐 이런 설,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어쨌든 정치인들이 자꾸 거짓말을 하게 되면 이게 한 개인의 거짓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 전체의 신뢰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 국가에 상당히 중차대한 일이 되는 겁니다.

유나영

그러면 이렇게 말 바꾸기, 뭐 거짓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이 굉장히 많거든요.

질타를 받았던 대표적인 사건 몇 개만 얘기를 해주실까요?

하재근

이른바 '땅콩회항' 때도 그때 그 항공사 부사장이

처음부터 자신이 폭언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으면 한 번 질타 받고 끝났을 일인데, 그

러지 않고 자신은 그런 뭐 심각한 행동을 한 적도 없고

이건 다 직원의 탓이라고 은폐,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엄청난 질타를 받으면서 나중에는 사과를 한 번, 두 번, 세 번을 해도

국민들한테 쉽사리 용서를 받지 못하는 그런 지경까지 밀려갔고,

그리고 이른바 이태임, 예원 씨 사건, 얼마 전에 있었던,

그때도 보면 예원 씨가 처음에 반말했습니다, 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한 마디만 했으면 그냥 지나갔을 일입니다.

그런데 그 말을 안 했기 때문에 나중에 동영상이 유출됐을 때 반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니까

엄청난 사회적 질타를 받았던, 그 외 뭐 신정환 씨 사건도 그렇고,

애초에 사실을 인정했으면 되는데 속이려고 했기 때문에 더 큰 질타를 받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유나영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으면서 일파만파 커지는 게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럴 때 대중들의 반응을 보면요,

사실 처음부터 인정하는 것보다 거짓말하거나 숨기거나 이럴 때 더 분노가 커지거든요.

대중들의 심리는 어떤 게 있을까요?

하재근

이게 그러니까 대중들이 왜 이렇게 거짓말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을 하냐면,

잘못은 인격이 아니지만 거짓말은 인격이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잘못한 사실 그 자체에 대해서 인정하고 사과하면 그걸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거짓말을 하면 그건 그 사람의 인격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특히 정치인이 거짓말을 했을 때에는 국가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고

연예인이 거짓말을 하면 잘못된 인격을 엔터테인먼트의 대상으로 TV에서 보기 싫다는 심리가 발동해서

정치인과 연예인이 거짓말을 했을 때 엄청난 질타를 받는 거고

특히 한국 사회는 인간 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에 거짓말로 인해서 신뢰가 저하됐을 때

굉장히 크게 인간 자체에 대해서 사람들이 신뢰를 잃고 질타를 하는 이런 경향이 나타나게 됩니다.

유나영

사실 정치권의 얘기이긴 하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서 성역 없이 엄정하게,

이 말이, 말로만 남지 않고 진실이라는 결과물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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