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1.

퍼온이미지 : 2016. 4. 11. 23:11

 

<하재근의 문화읽기> 명품업체 전시작 '여성 비하 논란'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6.04.11. 22:10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용경빈

한 주간의 문화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한 명품업체의 전시회에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킨 작품이 사회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자세한 얘기 나눠보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외국 명품업체죠. 이 명품업체의 전시회에 한 미술작품이 지금 굉장히 시끄럽게 만들고 있어요. 어떤 작품인지 알아볼까요?


하재근

전시회가 ‘레이디 디올 애즈 신 바이 서울’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회에, 한 작품이 걸렸는데 그것이 어느 유흥가를 배경으로 여성이 혼자서 서 있는, 백을 들고 서 있는 그런 사진 합성 작품인데, 그 유흥가 배경에 ‘룸’이라는 글자가 4개가 들어가고, 그게 이제 소주방, 이런 식이지만 어쨌든 한국 사회에서 ‘룸’이라는 글자가 내포하는 어떤 맥락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어떤 성인 환락가처럼 느껴지는 그러한 측면이 있는데, 그 앞에 여성이 서서 백을 들고 서 있는 이 그림, 근데 저 그림의 제목이 예를 들어서 ‘어떤 여자’ 그랬으면 그런 여자가 있나 보다 그럴 텐데, 하필이면 제목이 ‘한국여자’라고 돼 있다 보니까, 도대체 한국여자가 어떻길래 저 유흥가 앞에서 백을 들고 서 있는 거냐라고 하면서 지금 논란이 나타난 겁니다. 


용경빈

결국은 뭐 여성 혐오, 비하 논란을 피해갈 수 없어요, 지금. 


하재근

이것이, 대부분의 매체가 이걸 갖고 이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외국의 명품업체가 한국 여성들을 비하했다, 여기에 지금 초점이 맞춰지는 건데, 그것보다는 제가 보기에 일차적인 문제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여성 혐오와 관련된 우리 사회의 어떤 이슈, 이걸 건드렸다, 왜냐하면 이것은 광고였다면 회사가 알아서 기획하고 집행하고 회사가 책임을 지지만, 이건 미술 전시기 때문에, 미술 전시라는 것은 작가의 자율성이 굉장히 크게 보장되는 영역이고,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의도라든가 그런 것들이 일차적으로 일단 책임 소재가 있는 건데, 결국에는 이 작품 자체를 따져 봤을 때는 여성이 유흥가 앞에서 백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기왕부터 한국 사회에 존재해왔던 여성 혐오의 시각을 그대로 지금 형상화한 것이 아니냐, 과반 2000년경부터 ‘된장녀’라고 시작을 해서 사치스러운 여성, 그러다가 그게 나중에 더 발전해서 ‘김치녀’, 한국여자를 다 싸잡아서 포괄적으로 지칭을 하면서 한국여자는 다 된장녀다, 이런 식의 시각이 나타났는데, 그게 결국에는 이번에 ‘한국여자’라는 제목 타이틀로 나타난 것이 아니냐. 그리고 그 여성 혐오, 여성을 조롱하는 일부 이분들이 하는 논리가 한국의 여성들이 성을 무기로 내지는 성을 팔아서 뭔가 금품을 받아가지고 명품도 사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다, 이런 식의 조롱하는 논리가 있었는데, 결국에는 그 논리가 작품에 투영된 것이 아니냐라고 하는, 여성 혐오 시각의 심각성, 이런 걸 또 보여주는 문제일 수도 있고. 이 작품과 상관없이 이 작품으로 인해서 우리 인터넷에서 또 여성 혐오 논란이 촉발이 되면서 지금 네티즌들 사이에 일부에서는 이 작품에서 보여진 한국여자의 모습이 진실인데, 왜 그걸 갖고 뭐라고 하느냐, 한국여자는 다 이렇다 이런 식으로 하고 또 반대편에서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기냐라고 하면서 또 다시 지금 싸움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그만큼 여성혐오가 한국사회에서 민감한 이슈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겁니다. 


용경빈

작가 입장이 궁금합니다. 


하재근

작가의 입장은, 작품을 해설하면서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과 다른 이러한 명품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는 게 의도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는 잘 안 되지만, 관습적으로 봤을 때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풍경으로 옛날부터 작가들이 판잣집하고 고급 아파트가 겹쳐져 있는 풍경하고, 유흥가 풍경을 많이 관습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쓴 건지, 그리고 또 최근에 해명을 한 것은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국 젊은 세대의 초상을 그리고자 했다고 하는데, 왜 한국 젊은 세대가 유흥가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지, 여튼 매우 사실 이해는 안 되는데 어쨌든, 한국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뭐냐면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논란이 촉발이 됐다는 것이고, 사회적으로 전시회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국 사회의 여성 혐오 같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숙지가 되어 있어야 했다, 그리고 한국 여자처럼 한 국가의 사람을 싸잡아서 지칭하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걸 반드시 생각을 했어야 했고. 뭐 한국사람, 동양사람, 이슬람신도, 재중동포, 이런 식으로 싸잡아 표현하는 것들 굉장히 위험하다는 걸 생각을 해야 되고, 이 작가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청소년, 대학생들도 보면, 일본인, 중국인, 이런 사람들을 비하적인 표현으로 싸잡아 지칭하는데 굉장히 위험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교실에서 예를 들어서 중국인을 싸잡아 지칭하는 비하적인 표현을 썼는데 그 안에 중국인 유학생이 있는 겁니다. 그럼 감정이 굉장히 상하고, 그러니까 작가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굉장히 언어 사용을 조심해야 된다는 걸 이번 사건이 말해주고 있는 겁니다. 


용경빈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업체는 자유롭다고 볼 수 없지 않습니까?


하재근

업체 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거니까 책임을 져야 하는 건데, 일단 ‘레이디 디올 애즈 신 바이 서울’이 무슨 소리인지, 한국에서 영업을 하면 한국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말로 하고 한국 문화를 존중하고 한국 사회에서 뭐가 문제인지 제대로 숙지해서 잘못된 걸 걸러내고, 이러한 존중이 있어야 되는데 명품업체들이 동양에서 한국에서 물건을 많이 팔면서, 우리 동양의 문제, 한국의 문제에 대한 존중은 없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까 만약에 서양에서 유대인 여자, 이런 식의 제목을 달고 전시를 했으면 아마 걸러냈을 겁니다. 거기는 굉장히 민감한 이슈니까. 그런데 그에 비슷한 정도로 한국 사회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좀 둔감했던 것이 아닌가. 물건만 팔았던 것이 아닌가. 이런 아쉬운 지적이 지금 나오고 있는 겁니다.


용경빈

어찌 됐든 사실 명품백은 고사하고 정말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한국 여성들이 함께 비하되는 이 현실은, 이런 일은 더 이상 정말 없어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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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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