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퍼온이미지

2016.04.25.

 

<하재근의 문화읽기> '가습기 살균제' 사회적 논란

EBS | 문별님 작가 | 입력 2016.04.25. 21:16

[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유나영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다시금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유나영

말씀드린 대로 5년 전 일어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아주 사회가 시끌시끌한데요.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당시에 일어난 사건이 어떤 건지 좀 설명을 해주시죠. 


하재근

이것이 2011년 4월에, 한 대형 병원에서 원인불명의 폐 질환 환자들이 자꾸 나타난다고 하면서 원인조사를 의뢰했더니, 2011년 8월에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추정된다라는 발표가 있었고, 그리고 그해 11월에 가서야 이제 보건복지부에서 관련 제품 수거 명령이 떨어졌던, 그러한 사건인데,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사망자가 한 140명도 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집계가 되고 있고. 근데 그동안 이 사건 자체가 지지부진하게 진행이 되다가, 올해 들어서 검찰 조사를 본격적으로 한다고 하니까 이제야 관련된 회사들이 사과를 하네, 보상을 하네 이러면서 허둥대고 있는, 그런 사건입니다. 

유나영

특히 한 외국계 회사, 이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했던 회사가 지금 논란의 중심에 있는데요.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면서 큰 비난을 받고 있다죠?


하재근

이 회사에서 판매한 제품이, 지금 문제가 된 제품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고 추정되는 것이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이라는 제품인데, 이게 450만 개 이상이 팔렸습니다. 그렇게 팔렸고, 또 2011년에 이 사건이 큰 논란이 된 이후에 회사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회사 이름을 바꾼 것이 아니냐, 유해성이 인정되는 실험 결과를 왜곡한 것이 아니냐, 실험자한테 뭔가 좀 매수하려는 의혹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 또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들의 글을 무시하거나 삭제한 것이 아니냐, 여러 가지 의혹들이 있고. 우리나라의 피해자들이 영국에 있는 본사에 찾아가도 만나주지도 않았다. 이런 식의 얘기들이 있는 건데, 만약에 서양에서 이러한 사건이 있었다면 그때도 이렇게 뜨뜻미지근하게 대응했겠는가. 2011년에 논란이 일어났는데 지금 2016년, 5년 동안이나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서양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대한민국을 얼마나 우습게 봤길래 이런 식으로 행동을 하는가. 또 최근에 외국의 한 자동차 회사도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손해배상 같은 걸 빨리 빨리 해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 해준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도대체 한국이 뭐가 문제길래, 우리나라의 규제 체계라든가, 처벌 체계라든가, 소비자 문화라든가, 이런 것들이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되고 뭐가 문제길래, 외국 회사들이 이렇게 한국을 무시하는 것처럼 비춰지는가, 여기에 대해서 지금 고민을 해야 되는 시점입니다.

유나영

구구절절 동감하는 바인데요. 물론 이 회사에도 분명한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피해자들을 무려 5년 동안 외면해왔던 우리 사회에도 분명한 책임이 있을 것 같은데요. 


하재근

한국 사회가 지금 거의 치부가 드러나고 있는 건데, 이 문제 살균제의 원성분이 1996년에 카페트 항균용으로 승인이 됐는데, 이게 어떻게 가습기 용도로 바뀌었으며, 그 과정에서 규제는, 도대체 정부의 관리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그리고 이게 그동안 수많은 네티즌들이 문제 제기를 했을 텐데, 왜 그렇게 우리 사회가 거기에 대해서 둔감했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2011년에 이렇게 큰 논란이 있었는데 왜 이제 와서야 본격적으로 검찰 수사가 시작이 되는 건지.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공급자 위주로 가면서 소비자를 그동안 소홀히 해왔던 것이 아니냐, 그리고 국민 생명을 좀 은근히 이 사회 시스템, 사회 문화 자체가 우습게 봐 왔던 것이 아니냐. 만약에 국민 생명이 중요한 사회였다면 이 사건이 이렇게 오랫동안 질질 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건데, 결국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성격을 반성을 해야 되는 거고. 지금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140명선이 넘는다, 이런 말이 나오지만, 다음 달에 3차 조사 들어간다고 하는데, 시민단체에서는 피해자 수가 몇십 만 단위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정말 초유의 대형 사건이 될 수도 있는 건데, 이게 어떻게 여태까지도 진상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건지, 한국사회가 과연 정상인 건지, 여기에 대해서 굉장히 지금 깊이 있는 성찰을 해야 되는 거고, 이 오랜 세월 동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과정에서 이게 어떤 관련자들의, 예를 들어서 공무원의 유착 관계라든가, 여러 가지 뇌물이라든가, 그런 의혹이 있는지, 여기에 대해서 확실하게 진상 조사를 해서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시스템 자체를 완전히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되는 사건입니다.


유나영

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이렇게 사건이 종결돼서는 안 되겠죠. 좀 명명백백하게 책임 여부가 가려져서 피해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져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도 고맙습니다.  

 

 

'퍼온이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06.13.  (0) 2016.06.13
2016.05.30.  (0) 2016.05.31
2016.05.16.  (0) 2016.05.17
2016.05.09.  (0) 2016.05.09
2016.05.02.  (0) 2016.05.03
2016. 04. 18  (0) 2016.04.24
2016.04.11.  (0) 2016.04.11
2016.04.10.  (0) 2016.04.10
2016.04.04.  (0) 2016.04.05
2016.03.28.  (0) 2016.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