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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4.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현직 판사 '몰카' 혐의..문제는?

문별님 작가 입력 2017.07.2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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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며칠 전, 현역 국회의원 아들인 현직 판사가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몰카'를 찍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이에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오늘은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함께, 우리 사회지도층의 시민의식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시죠.   

[스튜디오]

용경빈 아나운서

오늘은 좀 무겁네요, 분위기가. 말씀드린 대로 현직 판사가 지하철에서 일명 몰카, 몰래카메라를 여성의 신체를 찍었다는 걸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일단 본인은 부인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게 사실이라면 굉장히 큰 문제 아닙니까?

하재근 문화평론가

그렇죠. 7월 17일, 하필이면 제헌절날, 30대 초반의 현직 판사가 지하철에서 여성의 신체를 찍은 것으로 보여서, 주변 승객들이 제압을 했다는 거죠. 웬만큼 수상한 거동을 하지 않았으면 승객이 남의 일에 잘 안 나서는데, 상당히 이상하게 느껴졌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어쨌든 그 당사자는 휴대폰 카메라 앱이 저절로 작동해서 찍힌 것이라고 해명은 하고 있지만 너무나 의혹도 크고 충격도 큰 사건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그런데 이 주인공, 판사에 대한 신상이 인터넷에 공개가 되고 있어요. 보면 수능에서 만점을 맞았고, 서울대 법대 출신이고, 그러니까 엘리트면서도 어떻게 보면 이 사회의 지도층이다, 이런 관점들도 있는데.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하재근 문화평론가

그렇죠. 지도층 그 자체죠. 30대 초반에 남을 심판하는 자리에 오른 겁니다. 엄청난 권력을 쥐게 된 것이고, 또 이분이 하필이면 성범죄 사건을 주로 다룬다고 해서 굉장히 충격을 주는데. 이분이 수능도 만점이었고, 서울대 들어가서 일찌감치 사법고시 패스해서 젊은 나이에 판사가 된, 그야말로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누구나 꿈으로 생각하는, 내 자식이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그 길을 걸은 분이죠. 그래서 한국 사회의 엘리트, 지도층이 된 것인데. 얼마 전에 문제가 됐던 전 민정수석, 우병우 전 민정수석도 이분도 서울대 가서 이른바 소년등과, 일찌감치 사법고시 패스한. 우리나라 국민들이 누구나 선망하는 이렇게 시험 잘 본 분들이 한국의 지도층, 엘리트가 돼서 위에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데 과연 이분들이 시험은 잘 본 건 알겠는데 시민의식이라든가 윤리의식이 어느 정도 있는지, 거기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심이 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그럴 만한 게 또 얼마 전에 이언주 국회의원, 막말 파문으로 논란에 휩싸였거든요. 이 의원 역시 학창시절에 공부도 잘하고, 소위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완전 엘리트였죠. 전교 1등에 서울대에, 20대에 사법고시 패스하고 젊은 나이에 대기업 상무 달고 국회의원 하고. 엄청난 엘리트인데. 이분의 입에서 급식조리원은 간호조무사만도 못한 요양사 정도의 동네 아줌마다, 이런 식의 발언이 나왔다고 해서 이건 너무나 황당한. 어떻게 이런 말을 상상하려고 해도 힘든 그런 말이 어떻게 엘리트의 입에서 나왔을까. 이것은 뭐낙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최근에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에서도 줄줄이 문제가 된 한국 사회 최고의 엘리트들이 하는 말이 시켜서 그랬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시켜서라도 그런 일을 하면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엘리트들이 지금 너무 시민의식, 윤리의식이 박약하다, 이런 문제가 제기되는 겁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계속해서 이렇게 사회지도층이나 엘리트들이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하재근 문화평론가

우리 사회가 그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가 잘못된 거죠. 그런 문제를 제기하면 안 되는데. 엉뚱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거죠. 왜냐하면 애초부터 엘리트들을 기를 때 시민의식, 윤리의식, 노동의 가치, 약자에 대한 공감 이런 걸 가르치고, 그걸 기준으로 엘리트를 만들어놨으면 그것을 요구해도 되는데, 당신 왜 윤리의식 없냐. 그러면서 질타를 해도 되죠. 근데 우리 사회는 그런 적이 없습니다. 교육 시킬 때 애초에 윤리의식이니 시민의식이니 노동 가치니 이런 걸 교육 시킨 적도 없고, 그런 걸 기준으로 엘리트를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오로지 시험 잘 보는 사람들만, 시험 잘 보는 능력을 기준으로만 엘리트를 만들어놓고서 왜 이제 와서 뒤늦게 윤리의식 따지고 도덕의식 따지고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완전히 시험 보는 능력으로만 엘리트를 구현시키려면 그대로 가야 되는 건데 사실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엘리트들한테 윤리의식, 도덕의식, 노동의 가치, 약자에 대한 공감 이걸 요구하려면 이제 와서 요구할 게 아니라 교육단계에서부터 그런 걸 교육을 시키고 그걸 기준으로 그런 의식이 많이 함양된 사람을 지도층 자리에 올려 보내야 된다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사회 엘리트들의 돌발 사고는 계속될 것이다. 근데 최근에도 10대들이 어버이날 가장 부모님한테 드리고 싶은 선물 1위가 전교 1등,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여전히 성적만을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여기에 대해서 사회 전체가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맞습니다. 몇 개월 전입니다. 미국의 엘리트라고 볼 수 있는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 졸업 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더군요. 모두를 위한 목표의식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엘리트, 우리의 지도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좀 많이 배워야 될 것 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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