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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연맹 논란..문제는?

<하재근의 문화읽기> 빙상연맹 논란..문제는?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유나영 아나운서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개막이 벌써 다음 주로 다가왔는데,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번엔 빙상연맹과 관련된 논란들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시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안녕하세요. 

유나영 아나운서

먼저 노선영 선수 얘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연일 노선영 선수 얘기로 언론이 시끌시끌했는데요. 노선영 선수가 빙상연맹의 착오 때문에 올림픽에 못 나가게 되면서 좀 시끄러웠다가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게 됐다죠. 그거 한 번 짚어봐주시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노선영 선수가 팀 추월 대표선수인데, 개인 종목 출전 자격까지 있어야 팀 추월 대표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는 걸 뒤늦게 빙상연맹이 알게 돼가지고 노선영 선수는 그동안 개인 종목에 주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쪽에서는 출전 자격을 따지 못했던 거죠. 그래서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올림픽 출전 불가 통보를 받은 겁니다. 그러니까 너무나 황당한 일이 벌어진 건데. 근데 이제 다행히 노선영 선수 앞의 순번에 있던 개인 종목 러시아 선수들이 출전권을 박탈당하는 바람에 노선영 선수한테 순번이 밀려서 오긴 했는데,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서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을 했었는데 지금 빙상연맹이 공개적으로 공식 사과를 했고, 빙상연맹 회장이 노선영 선수 집에 찾아가서 사과를 하면서 노선영 선수 마음을 풀어줘서 올림픽에 나가는 걸로 됐지만, 워낙 편지풍파가 커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노선영 선수는 바로 오늘 대표팀에 합류를 해서 훈련을 재개한 걸로 알려졌는데. 결론적으로는 일이 잘 해결돼서 다행이긴 합니다만, 빙상연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굉장히 높은 것 또한 사실이거든요. 빙상연맹 측의 태도도 문제로 불거졌고요. 노 선수가 지금은 사과로 인해서 합류를 했지만 여러 가지로 실망한 것도 있었다, 이런 얘기들도 있어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사과를 하긴 했는데 이게 뒤늦게 나온 사과라는 거죠. 처음에 일이 불거졌을 때 바로 사과를 해야 될 것 같은데 그때 이상하게 빙상연맹이 국제연맹 탓을 하면서 뭔가 책임을 모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식의 태도라면 다음에 또 유사한 잘못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들이 나왔던 거고. 그리고 이게 지금 선수가 4년을, 자기 인생을 걸다시피 하고 훈련을 하는 건데 그걸 코앞에 두고 실수로 좌절을 시켰으면 당연히 이건 백배사죄를 해야 될 사안인데 처음에 사과가 안 나온다는 것 자체가 뭔가 연맹이 선수 위에 군림하는 듯한 고압적인 자세가 있는 것 아니냐. 선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든 말든 조금 거기에 대해서 큰 경각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냐. 또 폭로가 나온 것이 노선영 선수 동생이 4년 전에 아팠는데도 빙상연맹이 훈련을 종용했던 일이 있었다고 폭로가 제기되니까 선수를 위하고 선수들을 위해서 서비스를 해주고 이런 느낌보다는 선수들을 그냥 메달 따오는 도구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아니냐, 이런 의혹이 제기가 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사실 규명이 필요해보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한 가지 문제만 가지고 사실 이런 논란들이 불거지진 않았는데요. 이밖에도 몇 가지 문제들이 더 있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격려 차 방문했을 때 심석희 선수에 대한 코치의 폭행 사건도 있었고요. 국가대표 훈련단의 나이 제한을 둔다는 계획도 논란이 됐었죠. 

하재근 문화평론가

빙상연맹이 논란이 계속해서 터졌는데, 심석희 선수를 코치가 폭행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심석희 선수가 선수단을 이탈했는데 그걸 또 빙상연맹이 은폐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 몸살 때문에 이탈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심지어 청와대까지 속인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왔었고. 그다음에 올림픽 이후에 국가대표 훈련단을 뽑는데 갑자기 나이 제한을 둬가지고 한국의 간판  선수들이 다 밀려나게 생겼다. 국가대표 훈련단을 실력 순으로 뽑는 거지 나이 제한을 둔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해서 굉장히 논란이 있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사실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긴 합니다만 빙상연맹에 대한 논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닙니다. 이런 논란들이 빙상연맹의 파벌 문제와 연관이 있다, 이런 얘기들은 계속해서 제기가 되고 있잖아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그게 지금 가장 충격적인 부분인데,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3가지 논란이 사실은 그 배후에 파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의혹이 나와가지고. 노선영 선수 같은 경우에 팀 추월 훈련이 최근에 합동 훈련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일부 선수만 따로 훈련했다 이런 얘기가 지금 주장이 제기가 되니까 아니 팀이 합동 훈련을 안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게 파벌 문제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 옛날에 쇼트트랙도 파벌로 갈라져서 훈련을 한다는 주장이 있었기 때문에 파벌 의혹이 제기가 된 거고. 또 심석희 선수 폭행 사건 같은 경우에도 파벌 지도자, 파벌 권력자가 큰 관심을 기울인 결과 코치가 압박을 받아서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냐. 이런 의혹이 나오고. 그 다음에 훈련단에 나이 제한을 한 것도 혹시 파벌의 젊은 선수들을 배려하기 위해서 그 위의 선배들을 배제할 생각했던 것이 아니냐. 이런 의혹이 제기가 되면서. 물론 단지 의혹일 뿐이지만, 이런 황당한 의혹이 제기가 되고 보도가 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이상한 겁니다. 그래서 이것 자체가 우리나라 빙상연맹이 얼마나 지금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가 하는 것을 방증해주는 것이고. 또 언론보도에서 지금 빙상계 내부인들의 폭로, 익명으로 나오는 것들이 ‘파벌이 장악해서 연맹을, 자체적 개선이 힘든 상황이다’, ‘빙상계에서 특정 파벌에 유리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식의 주장이 나오기 때문에 이것은 뭔가 지금 파벌 문제가 과거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 2006년부터 파벌 논란이 있었고 심지어 그게 계속되면서 안현수 선수가 한국을 버리는 일까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깔끔하게 불식되지 않고 우리나라가 주최하는 올림픽 코앞에서까지 거의 유사한 문제가 제기가 되는 것은 너무나 심각한 근본적인 뿌리가 있는 것이 아니냐 지적이 나오는 것이고. 이게 또 빙상연맹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유도 계통에서도 추성훈 선수가 과거 한국을 버리면서 비슷한 논란이 있었고, 축구에서도 연고주의 문제 이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문제 아니냐. 더 나아가서는 스포츠계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조직문화 자체가 뭔가 폐쇄적이고 불투명하고 불공정하고 권위주의적이고 끼리끼리 문화가 있고 이러한 고질병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신뢰도가 낮고 무슨 일이 벌어질 때마다 항상 이렇게 논란으로 이어지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그래서 지금 이 기회에 이런 문제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빙상연맹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해야 되고 빙상연맹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조직문화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이번 사태를 삼아야 될 것 같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빙상연맹은 책임론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하고요. 앞으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