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그동안 구하라는 간간이 밝은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 속으론 상처가 깊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작년 8월 전 남자친구와 분쟁이 시작된 이후 구하라에겐 무조건 악플 세례가 퍼부어졌다. 구하라에 대한 어떤 기사에도 비난 일색이었고, 최근 안검하수 수술에도 악플이 쏟아져 구하라를 절망에 빠뜨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악플의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처음엔 이유가 있었다.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가 구하라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별을 통보하고 짐을 찾으러 갔다가 구하라에게 당했다는 것이다. 그의 얼굴엔 상처가 가득했다. 당연히 구하라에게 공분이 일었다. 

그러다 남자친구가 먼저 때린 쌍방폭행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에 대해 남자친구는 여자를 때린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자신이 일방적인 피해자인 것처럼 주장하는 인터뷰도 했다. 하지만 구하라 온 몸의 멍 사진이 공개됐다. 남자친구가 술에 취해 구하라를 먼저 발로 찼다는 말도 나왔고, 사실은 구하라가 먼저 이별을 통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때부터 남자친구 주장의 신빙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구하라는 경찰 조사 이후 한 발 물러선 듯한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돌연 사과하며 합의를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구하라가 거짓말하다가 경찰 조사 받은 후 무서워져서 뒤늦게 합의하려는 거라며 더욱 그녀를 비난했다. 

그때 영상 이야기가 등장했다. 남자친구가 영상을 가지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구하라의 답답한 저자세가 이해가 갔다. 이렇게 되면 전형적인 이별폭력, 이별범죄 구도가 된다. 이별을 통보한 여성에게 보복하는 사건 말이다.

 

남자친구는 구하라가 먼저 찍자고 했으니 불법영상도 아니고 협박 의도도 없었다고 했다.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해 구하라에게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나는 지금 그럼 협박으로... (영상을) 올려버리(?) 협박으로 들어가도 돼.”라며 협박하는 듯한 녹취가 공개돼 다시 남자친구의 신뢰성이 떨어졌다. ‘디스패치에 제보할 거야 나는 잃을 게 없어라고 했다는데 이런 말도 연예인에겐 당연히 공포를 자아낸다. 구하라가 먼저 찍자고 했으니 문제 없다는 주장도 궤변이다. 중요한 건 구하라가 지우라고 했는데 왜 여전히 가지고 있었느냐다. 당사자 의사에 반해 영상을 보관한 것 자체가 문제다. 휴대폰 영상을 개인 SNS에 구하라 몰래 이동시켰다는 점도 의아하다.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해 구하라에게 영상을 보냈다는 말도 이해하기 어렵다 

영상 협박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부분이 알려지기 전까지 남자친구는 구하라를 압박하며 언론에서 100% 피해자 행세를 했기 때문에 신뢰성이 더 떨어졌다. 남자친구는 자신이 이별을 통보하고 구하라가 매달리며 폭행했다고 했지만 적어도 공개된 대화를 보면, 구하라 쪽의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런데도 사람들은 일방적으로 구하라만 비난했다.

 

그리고 검찰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남자친구가 먼저 구하라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폭행해서 시비가 붙었고, 구하라의 몸에 타박상을 입혔으며, 영상 유포 협박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대로라면 남자친구가 거짓 주장으로 구하라에게 2차 가해까지 가한 셈이 된다. 검찰은 구하라도 남자친구 얼굴에 상처를 내긴 했지만 먼저 폭행당했고, 영상 협박까지 받은 점을 참작해 기소유예로 처분했다. 

이런 검찰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일방적으로 구하라를 비난했다. 물론 재판이 아직 안 끝났기 때문에 아직 사실관계를 확정할 순 없지만, 최소한 판단을 유보할 필요성은 인정된다.

 

구하라와 남자친구가 다 똑같이 잘못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것도 문제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구하라는 이별 폭력 피해자이고 다만 남자친구에게 반항한 죄가 있을 뿐이다. 이게 어떻게 이별 폭력과 나란히 놓일 죄질이 된단 말인가 

사정이 이런데도 사람들이 구하라를 계속해서 비난하고 있으니 구하라 입장에선 절망할 만도 했다. 만약 검찰 조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말이다. 보통은 대중이 검찰 조사 결과를 참작해서 판단하는데 이 사건에선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구하라만 비난한 것이 특이하다.

 

이것을 구하라가 연예인, 특히 여성 연예인이라는 점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을까? 똑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연예인이 더 크게 질타 받는다. 그리고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크게 질타 받는다. 여성 연예인은 남성 연예인보다 자숙 기간도 길고, 자숙 후 복귀해도 훨씬 오랫동안 과거의 그림자가 따라다닌다. 심지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인 경우에도 여성 연예인은 활동에 막대한 피해를 입어왔다. 구하라도 그런 경우인 것으로 보인다. 남성 얼굴에 상처 낸 죄가, 이유가 어찌 됐건 무조건 즉을죄라고 대중은 여기는 듯하다 

영상 협박 등 이별 폭력 혐의와 단순 폭행을 둘 다 똑 같다며 같은 죄질로 판단하는 것도 문제다. 이것은 여성들이 주로 당하는 이별 폭력에 대한 대중의식의 둔감함을 말해준다. 이런 분위기에선 우울증에 빠지는 여성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일단 검찰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구하라에겐 비난이 아닌 위로가 전해져야 한다. 구하라에게 누리꾼이 너무 냉혹했다.

 

Posted by 하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