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안재환 유가족, ’정선희, 사람의 도리는 아냐‘’라는 제목의 기사가 포털 메인에 걸린 적이 있다. 정선희가 무슨 큰 사고라도 저지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정선희가 이사를 갔는데 유가족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그걸 가지고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하는 유가족이나, 받아서 쓴 언론이나, 또 그 기사를 메인에 건 포털이나 정말로 ‘사람의 도리는 아니었다’.
그 사건뿐만이 아니다. 정선희의 시댁 측은 지속적으로 정선희에게 저주를 퍼부어댔고, 그것은 시시각각 기사화됐다. 이것은 정선희의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혔다.
정선희는 개그맨이다. 웃겨야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은 그를 짜증나는 이미지로 추락시킨다. 밝고 즐거워야 하는 사람인데, 어둡고 그림자 진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면 심각한 타격인데, 개그맨인 정선희에게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오늘 포털 메인에 또다시 정선희 시댁의 말이 나왔다. 제목이 ‘정선희 시댁, “방송복귀반대”’였다. 내용을 보니 최근 정선희가 복귀한다고 하자 정선희 시댁 측에서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왔다는 내용이다. ‘아직 안재환 죽음에 대한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 복귀가 가능하냐’고 했다고 한다.
이는 제작진에게 정선희 복귀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가족이 전화를 걸어 이런 식으로 말하면 누구라도 부담을 느끼며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정선희가 무슨 일을 했느냐와 상관없이, 관계자들에겐 정선희에 대한 어두운 인상이 더 깊게 남을 것이다.
안재환의 가족들이 정선희에게 음침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 그림자는 죽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시댁이 남편을 보내고 비통에 잠긴 며느리에게 칼질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도리가 아니다. 안재환 가족은 정선희를 이제 그만 놓아주어야 한다.
- 언론과 포털도 도리를 지켜라 -
지난 번에도 유가족이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일일이 받아쓰기 기사로 보도하는 언론 때문에 일이 커졌었다. 이번에도 잊을 만하니까 또 언론이 기사를 쓰고, 포털이 이를 메인으로 받으며 일을 만들고 있다.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제작진에게 전화를 했을 뿐이다. 기사로 쓰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또 그런 가십 기사가 나왔어도 포털 메인에는 안 걸었어야 했다. 이 기사로 인해 대중 머리 속에선 또다시 정선희가 죽음과 연결됐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 아니다. 인간은 인상으로 사고한다. 안 좋은 인상은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을 없앤다. 안 좋은 인상을 주는 기사 제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언론이 자신들은 있는 그대로 보도할 뿐이라고만 생각한다면 무책임하다. 사실이라고 다 보도할 것이 아니라, 보도할 만한 사실을 골라서 보도해야 한다. 안재환 가족의 정선희에 대한 저주는 보도할 만한 사실이 아니다. 그것은 그저 선정적인 가십일 뿐이다.
안재환가족이 주장하는 대로 정선희가 뭔가 잘못했다는 것이 밝혀져서 상황이 진전되기 전까지는, 안재환가족의 주장을 일일이 보도해선 안 된다. 이미 충분한 상황이다. 계속되는 보도는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정선희를 구타하는 효과를 낳는다. 결국 연예계 매장으로 이어진다. 특히 개그맨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
언론과 포털이 선정성에 혹해 기사 장사를 할 때 누군가는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정선희는 이제 더 이상 ‘죽음의 이미지‘의 연루되어선 안 된다. 그녀는 이미 당할 만큼 당했다. 안재환가족과 언론, 포털은 정선희를 죽음의 그림자로부터 풀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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