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이 후원한 호주 한국 학교의 한글도서관이 지난 5월에 개관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소속사의 보도자료에 의해서가 아니라, 해당 학교의 인터넷 까페 회원인 한 네티즌에 의해서 알려졌다고 한다.
문근영은 그동안 그 학교를 4년 간 후원해왔다고 한다. 시드니에 있는 1만여 한인 학생들이 읽을 책을 지원하다, 결국 이번엔 도서관 건립비용까지 내놓은 것이다. 단순히 돈만 보낸 것이 아니라, 일일교사로서 한인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도 했다고 한다.
이 기사를 보고 기분 좋게 댓글을 클릭했다가,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맨 첫 머리의 댓글 제목이 ‘빨치산 선전용은 이제 그만’이었던 것이다. 어떤 네티즌은 문근영 외조부의 이력을 줄줄이 작성해 댓글로 붙이기도 했다.
전에 한 우익 논객이 문근영이 인기를 끄는 것은 좌파의 음모라는 식의 망언을 했었다. 그것은 단지 해프닝이었다고 웃어넘겼었는데, 아직도 그런 소리들을 하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인간의 진심을 색안경을 끼고 볼 수 있을까?
문근영은 그 아픈 가족사 때문에 지속적으로 뒷소리들을 듣고 있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할 일을 하는 모습이 씩씩해 보인다. 한편으론 하도 남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니까, 이렇게 좋은 일도 조심조심 죄 짓듯이 숨어서 해야 하는 그녀의 삶이 측은하기도 하다.
지난 2008년 11월에는 문근영이, 6년간 8억 5천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익명으로 기부해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었다. 그때도 익명의 기부자를 알아내려는 거듭되는 취재에 의해 모금회 측에서 밝힌 사실이었다. 또, 3년 간 독서운동단체에 기부해왔던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었다.
당시 문근영이 선행을 숨기는 것에 대해, 그녀 자신의 성격 탓도 크지만, “좋은 일을 해도 뜻을 왜곡해 악플이 달리는 세상이고, 실제로 그동안 문근영의 선행에도 딴죽을 거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하는 것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번에 뒤늦게 밝혀진 한글도서관 기부와 그 뉴스에 어김없이 달린 가족사 관련 악플을 보니 그 분석이 다시 떠오른다.
언제쯤 돼야 문근영에게 드리운 한국 현대사 아픔의 그림자가 사라질까? 1990년에 냉전이 해체된 지구에서 아직도 냉전의 유령을 붙들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대한민국. 그 비극이 문근영을 덮고 있는 것이다.
선행조차 당당하게 말할 수 없는 그 작은 아가씨가 처연하다. 그래도 문근영을 보며 미소 지을 수 있는 것은, 그녀의 얼굴에서 그림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연기자로서 자신의 삶과, 나눔이라는 자신의 가치관을 씩씩하게 지켜가는 모습이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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